손 안에 갇힌 사람들 - 화면 중독의 시대, 나를 지키는 심리적 면역력 되찾기
니컬러스 카다라스 지음, 정미진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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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화면에 중독된 현대인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라방을 보며 정보를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아이 화장실을 따라가다가 "핸드폰에 중독되었어?" 라는 말을 들었으니 나에대한 경고이기도 하겠다. 와우. 알면서도 외면했는데 내 손으로 책을 펴들다니.


책 속에 나오는 사례들은 역시 적당한 사례로는 내 도파민을 방출시킬 수 없었던지 강렬하다. 내가 아는 디지털 중독이래봤자 게임, 인터넷, 쇼핑, 유튜브, 넷플릭스 이런것들을 주구장창 본다 정도였는데 조금 더 자세히 나오는 사례들을 보고 있자니 내가 계속 이런 역겨운 환경을 나에게 들이 미는 것이 정크푸드를 매일 먹는 것과 뭐가 다른가 하는 제정신이 잠시 들어오는 듯 하다.


틱톡의 투렛 증후군 따라하기와 같은 사례들은 놀라서 검색을 해보기도 했다. 그냥 말만 들으면 어머 이상해 뭐하러 그런걸 따라해? 하고 말 수도 있지만 이게 카다라스 박사가 경고하는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무의식으로 들어온 중독 현상은 행동을 지배한다는 것.


책의 초반에서 중독은 무엇이고 무엇이 우리를 중독으로 이끄나를 논하는데 고립되고 갇힌 환경의 사회적 생물은 중독적이고 감각을 마비시키는 탈출구를 찾고자 한다는 점, 그래서 견딜 수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이 이들을 중독으로 이끈다고 말한다. 이는 거꾸로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알렉산더 박사의 '쥐 공원' 실험처럼 자유롭게 상호작용하고 즐겁게 뛰어놀고 나누는 것 뿐이라는 걸 말해주는 것이겠다.

저자는 소셜 미디어가 마치 지각이 있는 유기체로 변모해 우리의 원시적 본질을 먹이 삼고, '공동체'라는 정상상태에 의해 은폐되고 강회되어 저급한 충동들을 해로운 형태로 우리에게 돌려준다고 말하는데 표현의 자유라고 불리는 행위들이 어떻게 변질되어 사회에 악을 끼치는지 과연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아 보이는 개인적 행위들이 모두 자유롭게 허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답을 찾아보고 싶다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뭐. 그렇게 해서 내린 결론이 인셀 집단의 엘리엇로저 사건과 같은 범죄인의 영웅화라면 할말하않이다.


갑갑한 이야기들이 충격적으로 펼쳐졌다면 그래 하고 해답도 나와줘야 인지상정.


저자가 말하는 회복력 빈곤 시대의 진정한 치료는 자기 안에서 회복하는 힘을 기르기이다. 실망했다면 동병산련의 마음으로 위로해 본다. 근데 감기에 걸리면 약먹고 쉬라는게 뻔해도 맞는말 아닌가. 바이러스를 창의적으로 이겨낼 생각보다는 우선 쉬고 봐야되듯 해답은 이미 다들 눈치챌 것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회복력을 갖춰야 하는 이유는 회복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치료와 지원이 집중 되었을 때 다시 건강한 사회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돌아간다는 말이 맞지 않다면 진입한다고 해두자)

책의 앞 부분은 읽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뒷부분을 꼭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건'과 '충격'을 접했을 때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상담이나 치료를 권하곤 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은 토해내기와 동료라는 저자의 말에 적극 동의한다.. 섣불리 진단하고 치료하려 하지 말아야 이유를 알 수 있는데 '효과없음' 때문이다. 흔한 내면의 힘을 기르라는 말일 줄 알고 펼쳤다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밑줄을 그어가며 읽었다.

이런 주제를 고민하고 책으로 엮어준 저자에게 감사를 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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