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들이 하는 요즘 놀이 중 (내가 어릴적 안했음 다 요즘 놀이) 흡혈귀를 찾아라 란 놀이가 있는데 흡혈귀로 지목 된 술래가 윙크를 해서 다른 친구들을 기절시키고 흡혈귀를 찾는 놀이이다. 이 놀이를 하려면 손을 둥글게 말아 안경을 만든 후 눈에 쓰고 돌아다녀야 한다. 그러면 남들도 내 눈빛이 보이지 않지만 나도 시야가 좁아져 남들의 표정과 동장 그리고 그 주변이 잘 보이지 않는다. 나의 시야를 설명하자면 딱 이정도인듯 하다. 망원경은 멀리라도 볼 수 있지만 나는 바로 앞에만 보고 옆도 보지 못하고 살고 있는 듯 하다. 책을 처음 읽었을 때 흠 이 책 괜찮네? 하는 생각이 들면 내가 익히 알고 있는 저자의 책이라면 그냥 계속 읽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책을 덮고 누가 쓴거지? 하고 저자에 대해 들여다 보게 된다. 이 책 또한 프롤로그를 읽고 어라? 이 사람 누구야?하고 다시한번 저자를 살펴보았다. 박원익? 내가 처음 들어본 사람이니 아~주 유명한 사람은 아닌거고. 보니 젊은 사람같은데.. 혹시 보수 성향의 작가인가? 하고 우선 저서를 훑어보니.. 일베의 사상??? 나 일베 책 읽는 건가?헉. 하고 책을 넘기기도 전에 우선 조사를 해보았다. 물론 나의 손안경 시야로 한 조사이니 아주 얕게 하였다. 서평을 써야하기에 만일 일베의 정신으로 무장된 사람이 쓴 글이라고 하더라도 읽어야 하기에 우선은 대충이라도 알고 싶었다. 장정일의 '공부'를 읽을 때처럼 당할 수는 없다. 개짜증이 나는 필력있는 헛소리는 듣고 싶지 않다. 이런 비장한 각오로 얕게 조사하니.. 일베에 잠입?해서 일베를 훑어보고 일베를 옹호한게 아니라 일베에는 이런 이런 생각이 있는데 이런 사회적 분위기나 현상때문에 이런 생각이 있다... 뭐 이런것을 정리한 책이었다. (3줄에 '이런'이라는 단어를 5번이나 썼으니.. 누가 보지 않는 서평이지만 내가 글로 장정일을 욕할 수준은 아니긴 하다.)그래 우선 일베는 아니란 말이지 그럼 계속 느낌있는 글이 나오나 볼까 하고 한장 한장 넘기면서 이 책을 읽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급 진지해진 감동적 분위기....)왜냐면 어느덧 젊은 세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세대가 되어버린 나로서 요즘 어린애들을 보고 있노라면 드는헉.와.헐. 하는 말이 나오는 세대차이를 보며 놀라기도 하지만 정치적으로 딱! 책에 나온데로 이 표현을 너무 많이 했었다.. 마음속으로. "어떻게 가장 진보적이어야 할 세대가 '촛불'로 탄생한 이 정부에 저렇게 부정적일 수 있지?" 그리고 내린 결론은 아~! 이건 언론 조작일거야. 자#$당 한테 세뇌됬어. 그런데 하면서도 문득.. 이런 모습이 저 고구마 만개 주는 여러 노인세대에게 느끼는 답답함과 다를게 뭘까? 진짜 이유가 있는거 아닐까? 하는 의문이 많이 들었었다. 하지만 어디 주변에 90년대 생들이 있는것도 아니고 인스타나 블로그에 핫한 90년대 생들은 또 깊은 생각이란걸 할것만 같지도 , 딱히 세상에 불만이 있어보이지도 않아 보이는 화려한 모습이기에 정말이지 알 도리가 없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그 즈음 접하게 된 것이 임흥택의 '90년대 생이 온다'라는 책이었다. 꼭 정치적인 입장이 아니더라도 배달의 민족이 처음 생겼을 때 전화한통이 하기 싫어 소상공인에게 수수료를 덤태기 씌우며 어플로 주문을 한다고? 하는 나의 참 '어른'스러운 생각이 이 책을 읽고서 담백하게 요즘 젊은 사람들의 스타일이구나 하는 , 그래서 그 시스템이 대박이 날 수 밖에 없었구나 하는 이해로 변하게 된 계기였다. 그렇게 이해를 하고 받아들이고 나니 나의 내면에서 어른인척 숨어있던 아이가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바로 내가 원하던게 이렇게 아무랑 말할 필요도 없이 내 맘데로 주문하는 거였어," 라고 소리치는것 아닌가. 그 후로 내가 생각하는 90년대 생에 대해서 많은 시각이 바뀌었고 조금 더 알고 싶었다. 그리고 이렇게 이 책을 읽었다. 그리고 역시 책에서 20대들의 삶에 대한 답답함과 막막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그렇지만 저자가 말하듯이것을 지나가고 헤쳐 나가기 위해서 누군가의 '양보'와 희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더 과감한 상상력'과 '현실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을 가져야 하고 그것만이 우리가 함께 나이들어 가며 세상을 즐기고 나눌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된 점에 감사하다. 답답한 마음이 많이 들었던 것 같다. 소확행이니 욜로니 좋게 생각하면 마냥 좋지만어찌보면 다 현실도피인것 같은 그런 세상 아닌가 하던나의 부정적인 생각이 오히려 그래도 이렇게 모든것을 희생하라는 , 참으라는 정말 구 세대의 메시지를 나의 세대는 못 이겨냈지만 내 아래 젊은 아이들은 이겨내고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나도 그것을 이해하고 지지해 주고 동참하고 싶다는 열망을 가져본다. 그래서 이 책을 20대도, 30대도, 40대도, 50대도 함께 읽었으면 좋겠다. 적어도 내가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다 같이 읽고 같이 머리를 맞대로 선한 결과로 이어지는 멋진 상상력을 발휘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요즘 많이 답답했는데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