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은 알고 있으나, 정작 읽지 않는 책은?
권장도서 목록에 항상 오르는 고전이지요.. ^^
저 역시 많은 명작이나 고전들을 tv 만화영화로 봤지, 책으로 본 경우는 거의
없는데요..
새삼 밀렸던 숙제같은 그 책들을, 이제 아이와 함께 제대로 읽어보려고 합니다.
이번에 읽게 된 책은 저학년을 위한 명작 동화 [파랑새 세계명작] 시리즈 중
10권인『15소년 표류기』입니다. 책 제목만 알지, 그동안 무수히 여러 편의 만화영화로 봤었는데도 내용들은 그저 뿌연 안개속에 가려져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았는데, 이번 기회에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모험과 성취를 함께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가늘고 편안한 선들로 군더더기 없이 그려진 깔끔한 일러스트는
캐릭터의 느낌도 살아있고, 편안한 유럽의 느낌도 묻어 있어 제가 좋아하는
그림스타일입니다.
엮은이의 글처럼,
이 책은 아이들에게 바다를 경험할 수 있는 모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틀에 박힌 생활에 갇혀 사는 요즘 아이들에게 그래서 더더욱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이기도 하구요...
이 이야기는 뜻하지 않은 시련에 맞닥뜨린 아이들이
어른들의 우려와는 다르게 아주 멋지게 헤쳐나가는 모습들이
가득합니다.
시기도 있고, 긴장과 경계, 노동과 분업, 역할분담, 협력 등..
자연스럽게 사회에서 배워야 할 가치들을 스스로 만들고
실천합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이런 능력들이 있을텐데..
우리 아이들은 언제 자신의 진정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안스러운 마음이
들었네요..
'브리앙은 선실 안에 있는 소년들을
갑판으로 불러 모았습니다.
만약 배가 암초에 부딪쳐 가라앉으면 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책을 읽다가.. 이 대목이 어찌나 가슴에 박히는지요..
혹시.. 아이들이.. 이 책을 읽었다면..
혹시 갑작스런 위험에 처했을때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물론 알고 있었다고 해도,
자신들을 지켜주리라 믿고 있는 어른들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요....
그렇지만...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정말.. 책은 큰 교훈을 떠나서도,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크고 작은 지혜를 함께 주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씩씩하게 자신들의 삶을 바라보며 힘차게 행군하는 모습이 얼마나 늠름하고 대견한가요...
책임감과 의무, 시기와 질투, 죄책감과 희생, 미움과 화해
속에서
그 어떤 교육에서도 얻지 못할 값진 경험을 스스로 배운 아이들..
교실 속에 갇힌 하얗고 창백한 우리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모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