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라 부르는 나이가 되니 그 시절 그 노래들이 정겹고 그립다 칠팔년전 쯤에 고향친구들이 의기투합하여 음악모임을 했었다. 그 즈음 흩어진 동창친구들이 주욱 연결이 되었는데 안수집사였던 한 친구의 제안으로 쉽게 연결이 되었다.우리는 <안단테>라는 노래모임 이름도 지었다.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친구도 있었지만 대세는 이미 거의 믿는 친구들 위주로 흘러갔다. 어릴때에는 교회 다녔지만 그동안 방학한 친구들도 귀에 익숙한 선율들이라 그런지 다들 잘 불러주었다.이미 교회 중직자가 된 친구들은 기타는 기본으로 다들 치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건반을 맡고 얼추 구성이 되었다.누구라도 오면 기타 가르쳐 준다고 하고 우리는 우리 모임 전도(?)에도 열심이었다. 예전 주부가요열창에 나가볼까 할 정도의 보컬실력이 있는 친구도 있었는지라 내가 가끔 화음을 넣고 구성은 완벽했다. 서로 바쁜 생활전선에 있다가 정기적으로 함께 모여 노래를 부르는 그 시간만큼은 참 어린 동심으로 돌아가는 듯했고 행복했었다. 다윗과 요나단 찬양의 가사와 선율에 흠뻑 빠져 목청껏 은혜(?)를 받고 나면 7080 포크송도 불렀다. 박자가 틀려도 좋았고 음이 좀 틀려도 좋았고 연주가 어설퍼도 좋았다.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친구의 고백이란 찬양은 가장 많이 부르던 찬양 중의 하나였다. 이 외에도 주님 손 잡고 일어서세요; 내게 오라, 주만 바라볼찌라 등등 다윗과 요나단 찬양은 우선 부르기가 쉽고 구성지다. 우리 나이대 감성과 잘 맞는다. 가사도 어찌나 그리 좋은지 교회 안 다니는 친구도 한번도 곡을 거부한적이 없었다. 우리는 화음을 넣기도 하고 서로 좋은 곡은 다음주에 또 불러보자며 곡을 예약받기도 했다. 일 마치고 모이면 저녁을 안 먹은 상태이니 저녁을 해먹든지 시켜먹든지 하고 노래 부르며 웃고 떠들다 보면 금새 열시 열한시가 넘어갔다. 그 시절이 참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이제 다시 그런 시간을 가져볼 수 있을까... 몇 년 지속되었던 모임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지금은 모이지 못하고 있다. 그 때 많이 불렀던 찬양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어서 그 시절로 추억이 소환되기에 충분했다.책 구성으로 보면 저자나 곡들에서 풍기는 아날로그적 분위기와는 반대로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큐알코드를 넣어놓아 신선했다. 바로 들어가 소개된 곡을 들을 수 있게 해놓았다. 그렇게 해서 들리는 찬양과 함께 읽는 내용은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하었다. 지난 시절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이니 술술 잘 읽히기도 한다. 미처 알지 못한 곡을 더 알 수 있어서 좋았고 그동안의 사역 여정에 관한 안타까운 스토리들도 알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찬양사역을 계속 이어올 수 있음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고 했던가. 코로나로 현장 사역이 닫힌 대신에 온라인영상으로 요즘 구독자가 늘고 있다니 참으로 기쁘다. 나또한 물론 구독자가 되었다. 옛 기억을 소환한 듯 주님과의 추억 친구들과의 추억을 소환해준 곡들.. 듣고 있으면 저절로 따라부르게 되고 그 은혜에 젖는다. 이 귀한 사역에 평생을 헌신해 오신 두 분이 재정에 대한 어려움을 거뜬히 넘어 계속적으로 찬양으로 쓰임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는 바이다. 한국 복음성가계에 굵직한 획을 그은 다윗과 요나단의 찬양을 나는 감히 전설이라고 부르고 싶다.그리고 그 전설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어 더 감격스럽다. 앞으로 더 자주 들을 것 같다. 그리고 우리들의 안단테에도 오랜만에 다시한번 전설의 찬양들을 띄워보내봐야겠다.더 나이 들기 전에 혹시 아는가. 우리도 전설이 될 수 있을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내 인생의 한 구절> 제목만으로도 뭉클하고 묵직하다.살아있는 말씀이 펄떡거리며 생생하게 다가온다.한 분 한분의 고백이 처절하게 아름답다.나에게도 인생구절 인생말씀이 있다.내 평생에 잊을 수 없었던 밤.가장 처절하게 하나님 옷자락 붙잡고 늘어지던 그 밤.나와 딸아이와 그 분 말고는 아무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던 그 밤.딸아이를 보내던 그 밤.밤 11시에 중환자실로 급하게 오라는 연락을 받고휠체어에 탄 채로 갔었다.모든 수치가 떨어지고 있으니 대략 30분 쯤 후에 임종할 거라고 마지막 인사를 하라고 했다.그동안은 나도 화상 범위가 넓어 감염 위험이 있다고 면회도 제한되었고 중환자실 출입도 허락해 주지 않아 딸아이 소식을 가족을 통해 들을 뿐이었다. 애들 어릴 때 잠자리에서 같이 외우던 시편 23편 말씀이 제일 먼저 떠올랐다.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한 구절을 말하고는 바로 이어 딸아이 이름을 대입해서 말이 저절로 나왔다.여호와는 하경이의 목자시니 하경이에게 부족함이 없을거야.그가 나를 푸른 초장으로 이끄시고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하나님이 하경이를 이제 푸른 풀밭으로 이끄시고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실거야.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하경이의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하경이의 영혼을 살려주시고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 옳은 길 가장 좋은 길 하나님의 길로 인도하실거야.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하경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찌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하경이와 함께 하시기 때문이야. 하나님이 함께 하셔!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하경이를 안아주시고 위로하신단다.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하경이 평생에 하나님의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하경이를 따르리니 하경이가 여호와의 집에 이제 영원히 살게 될거야....!그날 밤 내가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시편 23편에 다 들어있었다. 한 구절 한 구절이 딸아이와 나 그리고 하나님 사이에 완벽하게 소통되는 말씀 같았다.마치 그 순간을 위해 시편 23편이 지어진 것 처럼...그렇게 쉴 새 없이 엄마 목소리가 들려서 그랬는지기계의 수치가 떨어지지 않고 아침까지 버텨주었다.마지막까지 긍휼을 베푸신 하나님.그 분의 안전한 품이 아니면 어찌 보낼 수 있었을까...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여호와는 지금 딸의 생생한 목자가 되시고나에게도 목자가 되어주신다.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양을 책임지는 목자가 우리 하나님시라니 이 말 만큼 든든하고 안심되는 게 있을까.이 불안한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처방.여호와 나의 목자 되심이다.이 글을 쓰고 며칠 후 다니엘기도회 참석하고 있는데 그날 말씀이 바로 시편 23편이었다. 내게는 다시한번 확증되는 말씀으로 은혜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곤고한 날에는 생각하라.책 제목부터가 끌렸다.내가 곤고한 날을 지나고 있으므로.2년여전에 사고가 있었고 자녀 한 명을 먼저 하늘로 보냈다.코로나 핑계로 모든 것을 거의 단절하다시피 하고 살았다.좋은 활자는 치유하는 힘이 있다던 글을 기억하며 좋은 책을 좀 읽어보려고 해도 좀체 읽혀지지가 않는 시간들..이 곤고함 가운데 과연 읽혀질까..결론은 읽혀졌다!중간에 눈시울을 몇번이나 적시면서.자식을 구하지 못하고 살아남은 부모는 죄인이 된다.자책과 회한에 섞여 왜 살아야하는가 하는 깊은 물음이 내 안에 있었다. 그런데 그 답이 이 책에 있을 줄이야.살아있으라!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 부모는 자녀에게 선을 행하는 것이다.(p174)이 대목을 읽다가 눈물이 툭 터졌다.어느 책이든 단 한 구절 한 문장만 잘 건져도 그 책 한권의 값어치는 다 한다고 생각한다.이 책은 곳곳에 숨겨진 빛나는 구절들이 있다.오랜만에 줄을 그으면서 읽고 또 읽었다.그동안 책을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참 빈약한 식탁을 대했었다.죽지 않을 만큼만 먹고 살았다고 할까.머리맡에 책을 늘 두고 있으면서도 먹지도 못하고 소화시키지도 못한 채 마치 기아상태 같은...그런데 이 책은 용기내어 한 숟갈 한 숟갈 입으로 떠 먹을 때마다 그렇지...이 맛이었지.잃어버린 책맛이 살아나는 것 같았다.생존에 필요한 급초라한 식탁에만 앉아있다가 정말 잘 차려진 밥상 앞에 앉은 기분. 입에 넣고 씹을 때마다 맛이 향이 살아나고 생소한 맛도 의외의 즐거움을 준다.메인요리도 한가지가 아니고 열다섯가지나 된다.차례차례 펼쳐지는 요리마다 삶의 각 중요부문에 맞게 어쩌면 이렇게 맛을 잘 살려놓았을까.게다가 나중에 따로 먹어보면 더 좋은 디저트까지 친절히 소개하고 있다.먹는 동안 배가 마음이 불러졌다.소개된 디저트책들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기대감으로 이미 은근한 설레임을 준다.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맛을 안다고책 맛을 비로소 찾게 해 준 고마운 책.읽어야겠다.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