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영어소원 1 (상반기) - 하루 20분, 당신의 영어소원이 이루어집니다! 매일매일 영어소원 1
파멜라 에스펠란드 & 로즈메리 월너 지음, 롱테일북스 편집부 옮김 / 롱테일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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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겨울 방학 우리 아이 영어학원을 대신해준 ebslang선생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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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영어소원 1 (상반기) - 하루 20분, 당신의 영어소원이 이루어집니다! 매일매일 영어소원 1
파멜라 에스펠란드 & 로즈메리 월너 지음, 롱테일북스 편집부 옮김 / 롱테일북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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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자신이 영어를 공부하면서 많은 시간과 돈도 투자했지만, 자녀들 때문에 또 많은 고민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십 년 가까이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도 많고 영어 공부가 즐겁기도 하다.

 그 과정에서 만난 선생님 가운데 이수영 선생님은 남다른 면이 있다. 한일 선생님은 엄청난 인기가 보여주듯이 영어를 곱씹어 펼쳐주는 마력이 장점이라면 이수영 선생님은 영어에 속도를 붙여주는 대단한 능력이 장점이다. ebslang에서 만난 선생님 강의는 오리엔테이션을 한 시간 정도 듣고 선택했는데 강의가 너무 좋아 바로 우리 아이에게 권할 수 있었다. to부정사가 어떻게 시간차를 감추고 있는지, 영어의 어순을 어떻게 받아들여 영어읽기, 말하기, 듣기, 결국에는 쓰기의 속도를 내게 되는지, 정확성을 확보해 갈 것인지를 차근차근 훈련시켜 준다.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라는 책으로유명한 명교수 조벽 교수님은 발음이 약간 어눌하다. 하지만 그것이 명강의를 하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수영 선생님 강의를 얼핏 들으면 설명하는 발음이 뚜렷하지 않다고 여길 수 있다. 하지만 그대로 돌아선다면 우리는 영어공부길에서 중요한 지점을 놓치게 되는 것이다.

 이번 겨울을 우리 아이와 함께 한 이수영 선생님 강의가 더 많아지기를 바래보면서 이 책으로 또 우리 아이와 함께 '매일매일 영어소원'을 빌겠다.

 영어를 공부하면서 우리말을 더 뚜렷이 알게 되기도 하여서 우리말 공부하는 사람으로서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게다가 영어에 담겨 있는 문화도 알면서, 젖지는 않고 알아들을 수 있게 된 것이 덤이다. 지금 같은 방식으로 초등학생부터 햇빛을 못 보고 어두워서야 집으로 돌아오는 영어학원을 다녀야 하는 교육과정은 분명히 문제이지만 그것 때문에 세계와 소통하는 창-영어의 세계를 모조리 거부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날마다 학원을 다니면서도 영어가 늘지 않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2~3년 짜리 과정으로 된 이수영 선생님 강의가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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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자로 이룬 문자혁명 훈민정음 나의 고전 읽기 9
김슬옹 지음, 신준식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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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겨울에 한글을 자세히 알고 싶어 이책 저책 사 두었다. 아프기도 하고 바쁘기도 하여 뒤적뒤적하기만 하고 지나쳐 왔다. 그러다가 올가을에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지은이 이름을 보고 꽤 나이드신 분일 거라고 여겼다. 아마 '옹'자가 주는 느낌이었을 터이다. 그러면서 왜 이 이름을 처음 듣게 되는가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기도 했다.  

 책을 처음 보면서 지은이 이름을 다시 보았다. '김슬옹 지음' 아래, '세종 외 원저'라 씌어 있다. 어차피 '훈민정음해례본 해례'라는 제목도 아닌 터인데도, 이 책을 쓰게 된 모든 바탕이 거기에서 나왔다고 하여 원저라고 밝혀놓은 것으로 보였다. 그래서 이분이 겸손하고 학자다운 정확성을 가지셨나 보다 했다. 이렇게 첫인상을 좋게 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소개하는 분이 어려운 책이라고 여러 번 강조하였기에, 물론 그것이 학생들한테 어렵다는 뜻이었겠으나 각오를 다지면서 책장을 넘기는 중이었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역사 논문에서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것은 그가 백성을 어여삐 여겨서라기보다 고려에서 성을 바꾼 혁명으로 왕조를 갈아치운 조선으로서는 당시 매우 높아진 민중의식과 문화욕구를 물리칠 수 없어 그러한 일을 하게 되었다는 (단순하게 쓰자면) 내용을 읽은 적이 있다.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던, 그저 학교에서 가르쳐주는 것만 알고 있던 대학 초년생에게는 새로웠고 그럴 듯하다는 느낌도 주었다. 그러면서 그것은 늘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여러 가지 궁금함을 불러일으켰다. 왜 세종만이 높아진 민중의식을 반영하여 그토록 힘든 문자창제에 나선 것일까? 왜 신하들은 반대했을까? 그 때보다 더 의식이 높았을 것으로 보이는 근대기에 동학농민혁명을 일으킨 민중들의 의식은 왜 받아들이지 않았을까? 그들은 관군과 전쟁으로 짓밟히고 외세에 또 다시 짓밟혀 어두운 항일투쟁기로 넘어가기 바로 직전을 피로 물들이며 항거했을까?  

 이 책은 수많은 궁금함을 풀어주었다. 신권정치를 꿈꾸었던 정도전이 이방원(태종)에게 패하면서 그 기반 위에서 왕권 중심 개혁을 이룰 수 있었던 세종 때에는 왕과 하층민의 직접 소통이 더 중요했다고 한다.  

 죄를 막기 위한 법령 안내, 농사 지식, 성리학 기본을 실은 삼강행실 같은 것들로 문자창제 이전부터 백성들과 소통하고 싶어 한 세종이었다.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과 음악에 대한 깊은 소양, 과학 하는 태도와 능력 같은 것들이 어떻게 세종재위 끝무렵에야 기적과 같이 일어난 훈민정음창제를 향해 일관되게 지표와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를 잘 설명했다.  

 훌륭한 지도자는 여론에 관심을 가진다. 세종이야말로 가장 그러했을  것이다. 그런데 평생에 걸친 백성사랑과 과학 열정으로 눈병을 견뎌가며 창제한 훈민정음을 다른 사람도 아닌 집현전 학자부터 반대를 했을 때, 그 마음이 어떠했을지 짐작하면 마음이 아프다. 그토록 학문을 장려하여 의욕을 가지고 우대했던 집현전학자들조차 훈민정음 창제의 비밀프로젝트에서는 마지막 해례에서나 함께 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만리의 반대상소문도 그것이 있었기에 당시 분위기가 어떠했는지, 세종은 어떤 마음이었는지, 최만리가 두려워하고 반대를 해야 할 만큼, 훈민정음이 얼마나 문자로서 위력스러웠는지 알 수 있었다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풀어 놓을 때는 추리소설을 읽는 것처럼 정확한 증명 방법에 짜릿하기까지 했다.   

 '자방고전'이나 다른 몇 가지 말을 근거로 도대체 세종은 무엇을 본떠서 한글을 만들었나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독재자가 아닌 데다가 오히려 그 누구도 탄압하지 않았던 높은 지도력을 가진 그가 보여준 외교적, 정치적 장치에 빠져 허우적대지 않도록 지은이는 우리를 튼튼한 징검다리로 안내한다. 그래서 진정 그가 무엇 때문에 한글을 만들었는지 드러내 놓는다.

 홀로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고 그저 세종과 학자들이 밝혀 놓은 글을 따라가면서 훈민정음이 이룬 문자혁명의 비밀을 풀어놓는 지은이에게 이 책을 읽으며 자주 감탄했다.  

 음절문자인 일본어, 음운문자인 영어와 한꺼번에 싸잡혀 표음문자라 하기에는 소리문자로서 한글이 너무나 뛰어나다는 설명이 지금도 명쾌하게 와 닿는다.  

 이렇게 깊이 있는 연구를 소설 읽듯 지하철을 오가며 다 읽어내노라니 더욱 즐겁기 그지없다. 내일은 지은이와 함께 세종께서 나신 곳에 있는 비석도 볼 것이며 그가 묻혀있는 곳, 영릉까지 가서 이 가을하루를 그를 떠올리며 보낼 것이다.  

 아이한테 이 책을 건넸더니, '왜 이렇게 가벼워?'한다. 세종이 무엇이든 백성과 함께 소통하고 싶어했고 그것을 위해 반대를 무릅쓰고 비밀을 지켜가며 문자까지 창제하였듯이 오늘날 그 훈민정음으로 글을 써서 책을 만들 때는, 이 책처럼 재미있고 즐거운 읽기 경험을 주면서도 한 손에 들기에, 가방 안에 쏙 들어가기에 가벼운 책을 만들 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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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생활 문화재 학교 - 박물관으로 간 조상들의 살림살이 재미있게 제대로 시리즈
이재정 지음, 신명환 그림 / 길벗어린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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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친절한 문화재 학교를 아주 즐겁게 본 적이 있다. 거기서 본 것을 얘기해 주니, 그 책은 아이들 책이었지만 선생님이나 어른들도 잘 몰랐다. 그리고 재미있다고 했다. 아이들한테도 많이 들려주었다.  

 우리는 이래저래 박물관을 많이 간다. 더구나 내 어릴 때는 그래도 집에 조금 남아있는 물건들을 볼 수 있었다. 멧돌이니 장롱이니 하는 물건들 말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런 것을 박물관에서나 본다. 이 지은이가 머리말에서 쓴 제목은 이 분이 얼마나 현명한지, 얼마나 가르치는 일을 정확히 알고 계신지 알게 해준다. 바로 '박물관으로 간 숟가락과 밥그릇'이라는 글제목이다. 어찌 보면 안 어울릴 것 같은 낱말들이, 사실은 박물관이 가진 정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쓰는 숟가락과 밥그릇이 우리 문화가 되는 것이요 나중에 그것이 우리 문화재가 될 날도 있다는 것이다. 상업주의와 대량생산으로 물건이 꾸역꾸역 가게를 채우고 다시 집을 채우고 또 쓰레기장을 채우는 오늘 우리들 쓰는 물건이, 이 플라스틱들이, 또는 일회용을 함부로 쓰는 우리 생활 쓰레기들이 과연 문화가 되고 길이 남길 문화재가 될지 걱정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우리 조상들이 손으로 만들어낸 귀한 물건들은 문화재가 되어 박물관에 있다.  

 그 박물관에 무턱대고 가서 들여다 보아야 별 깨달음을 못 얻고 올 때, 우리는 이런 책을 준비해서 읽는 것이다. 첫 장인 한옥에서 온돌이니 구들이니 배우고 서양사람들은 그런 문화가 없어 입식으로 지냈고 또 우리가 생각없이 그저 부르는 한옥이라는 이름도 양옥이 들어와 그렇게 말한 것이고 조상들은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는 아주 당연하지만 놓치지 쉬운 생각까지 밝혀 준다. 개정되기 전 5학년 교과서에서 아무런 가치판단 없이 남쪽 집은 어쩌고 북쪽은 어쩌고 하면서 가르친 뒤, 그것을 외워서 시험보는 것과 견주면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여기에 덧붙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고구려 부르스타 사진도 곁들여 준다면, 확인할 수 없는 온돌, 고조선 집자리만 보는 대신 나중에 볼지도 모르는 고구려 이동식 부뚜막을 미리 볼 수 있어 좋겠다. 또 옹기만 보여주는 것 대신 숨쉬는 옹기에 김치를 담아 먹던 우리 문화가 오늘날 어떻게 김치냉장고로 창의롭게 태어났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또 자세하고 재미있는 책 설명 뒤에 오늘날 한지는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덧붙여 있다면 좋겠다하는 것이 내 욕심이다.  

 이 좋은 책이 아이들 손에 잘 건너 가서 '사회는 어려워' 하는 외침이 줄어들기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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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아기 탄생의 순간 - 어떻게 낳을까 고민하는 예비 엄마를 위한 임신 출산 포토 에세이
오오노 아키코 지음, 이명주 옮김, 미야자키 마사코 사진 / 브렌즈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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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일본인 산부인과 의사가 쓴 책이다.  

 우리도 지금 그렇게 되어 가고 있지만, 일본 고령화 문제는 깊고 오래 되었다. 방송에서 보았는데 일본에는 노인교도소가 따로 있다. 대개 먹을거리를 훔치거나 좀도둑 같은 잡범들인데 그들은 교도소에서 주는 밥을 먹고 가까이 있는(교도소 안에 있는)의료시설에서 치료를 받으며 지낸다. 집보다 낫다는 것이다. 젊을 때는 해외여행을 다니며 즐겼고 그런 사진을 가지고 있는 어느 할머니도 노인 생활이 오래되다 보니 이제는 간단한 먹을거리를 사러 가는 일만이 바깥나들이이고 그나마도 넉넉히 살 수 없다.  

 우리네 신도시처럼 일본에 신도시가 생길 때는 60대 1 경쟁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하지만 그 집값은 떨어지고 둘레 상점은 장사가 잘 안된다. 아이들 얼굴을 볼 수 없는 것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하루 2500엔 내고 pc방에서 지내는데 라면을 전자렌지에 끓여 먹고 나면 그 날 번 돈은 다 쓰게 된다. 미래가 없는 것이다. 한 젊은이한테 여자친구가 있느냐고 물으니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한다. 그것은 하기 싫은 것이 아니라 할 수가 없는 처지 때문이었다. 결혼을 못하고 비정규직에 일용직으로 떠도는 젊은이들 때문에 또 출산률은 떨어지고 있다.  

 무상급식 하나 가지고 복지가 과잉이니 마니 떠들썩한 우리는 과연 십 년 앞은 내다 보고 있는 것일까?  

 결혼식 날 신랑 얼굴을 처음 봤으며 심지어 여러 시형제들이 앉아 있으니 며느리들끼리 어느 것이 내것이요 하고 물었다는 우스개를 하는 할머니들. 그 할머니들은 아이를 네 다섯이나 열 명까지 낳아 그저 길렀다. 그런 세대와 신의 영역을 건드리며 아이도 선택하고 결혼도 선택하는 세대가 지금 함께 섞여 있기에 아직은 낮은 출산률이 폭탄으로 터지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한테 일본이 처한 현실은 낯설지 않다.  

 이 책을 쓴 의사가 첫머리쯤에 쓴 이야기는 참 건강했다.  박사과정을 막 마쳤을 즈음에 가진 아이를 아주 어렵게 낳았는데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물론 한 아이만 낳긴 했지만 다시는 낳지 않겠다는 뜻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그때 아이 낳는 게 다 그렇지 뭐, 어쩔 수 없어하고 체념했다면 지금 모습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는 대신 그는 산과의가 되기로 했다고 했다.  

 나도 아이를 낳으러 간 병원에서 어쩌면 이렇게 중요하고 어려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운 바가 없을까, 연속극에서 아기 낳은 것을 본 장면이 다라니, 하고 한심했던 생각이 난다. 셋째 아이를 낳은 병원은 모유수유를 권한다고 교육까지 하면서도 아이한테 젖 물리는 시간을 정해 두었다. 하지만 젖은 하루에 몇 번 정해진 시간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먹지 않은 젖은 탱탱 불어서 산모를 고통스럽게 하는데 어느 유축기보다도 아이가 빠는 힘이 가장 세고 부드럽다. 아이가 아무 때나 먹어줘야 젖몸살이 덜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몸만 추슬려 퇴원을 하고 말았다. 그러면서 출산할 때는 기다려줘야 하고 전문가가 꼭 옆에 있어줘야 한다거나. 되도록 임박해서 병원에 늦게 가는 것이 낫다거나(병원에 가는 순간부터 아무 것도 못 먹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되면 기운이 빠져서라도 아기를 낳기 어렵다.)하는 여러 가지 사실을 알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겪은 일들을 제대로 전달받지 못하고 나 또한 겪은 것이었다.  

 이 지은이도 그런 생각을 하다가 제대로 된 병원을 만들어 보겠다고 마음 먹었다고 하니 참으로 건강한 태도다.  

 그러면서 재미있게도 늘어나는 아동학대와 동물학대는 무엇을 뜻하는지 따져 보았다. 해마다 일본에서 버린 동물들은 공식기록만 36만 마리이고 아이를 임신중절한 수는 29만명 정도라고 한다. 또 개와 고양이 수만 더해도 2160만 마리로 추정하는데 장수벌레와 같은 벌레를 키우는 것까지 하면 그 수는 엄청날 것이다. 그런데 신생아는 백만이 조금 넘고 열다섯 살 안되는 아이들은 1770만 쯤이라고 했다.(2005년) 여기에서 개와 고양이 수가 아이들 수보다 20퍼센트 넘는다 치면 버리는 건수도 임신중절 건수를 비슷하게 넘는다고 눈여겨 본다. 아이와 동물을 비슷한 마음으로 키우고 처분한다고 의심할 수 있다는데 내가 볼 때, 여기에 임신중절 뿐 아니라 아이를 버리는 수, 학대하는 수까지 포함하면 비극은 더욱 뚜렷해진다.  

 그렇다고 이 책이 굳이 출산은 신비롭다거나 하는 것을 알려주려는 목적을 가지고 쓴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후배 산부인과 의사가 아기를 낳는 경험을 보면서 아무리 전문가라도 역시 출산은 신의 영역이라는 것을 배웠다는 고백이나, 산모가 누워서 아기를 낳으면 아기도 바닥을 보면서 산도를 빠져나오지만 산모가 업드리거나 옆으로 누워 낳으면 부처님 같은 아기 얼굴을 보게 된다는, 살아있는 경험을 말해준다.  

 또한 가장 중요해 보이는 지적으로 인간은 어느 생명체보다 지능이 발달했지만 가장 흉폭하고 어리석다고 보는 것이다. 욕망이 끝없이 커져서 인간이 자연이 다스리는 이치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잊고 행동한다. 환자 개인이 갖고 태어난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노력하지 않아 건강이 나빠져도 그 불운을 의료에 책임떠넘긴다고 한다. 그것은 환자한테 위압하며 대하지 않는 것이 지나쳐 '환자님'이라 부르고 기술과 시스템으로만 대응하려 한 결과라고 한다.  

 교사가 학생을 대할 때도, 교사가 도와줄 일과 스스로 애써야 할 일을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이 대목에서 든다. 줄탁동시처럼 말이다. 우리 아이를 기를 때도 그래야 하는데 아이가 깨어날 준비를 하고 있는지 어쩐지는 모르겠고, 빨리 깨어나는 게 좋으니 어서 알에서 나오라고 껍질을 두드리고 깨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난 것들이 대충 이와 같다. 생각이 많이 나게 하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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