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생활 문화재 학교 - 박물관으로 간 조상들의 살림살이 재미있게 제대로 시리즈
이재정 지음, 신명환 그림 / 길벗어린이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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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친절한 문화재 학교를 아주 즐겁게 본 적이 있다. 거기서 본 것을 얘기해 주니, 그 책은 아이들 책이었지만 선생님이나 어른들도 잘 몰랐다. 그리고 재미있다고 했다. 아이들한테도 많이 들려주었다.  

 우리는 이래저래 박물관을 많이 간다. 더구나 내 어릴 때는 그래도 집에 조금 남아있는 물건들을 볼 수 있었다. 멧돌이니 장롱이니 하는 물건들 말이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그런 것을 박물관에서나 본다. 이 지은이가 머리말에서 쓴 제목은 이 분이 얼마나 현명한지, 얼마나 가르치는 일을 정확히 알고 계신지 알게 해준다. 바로 '박물관으로 간 숟가락과 밥그릇'이라는 글제목이다. 어찌 보면 안 어울릴 것 같은 낱말들이, 사실은 박물관이 가진 정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쓰는 숟가락과 밥그릇이 우리 문화가 되는 것이요 나중에 그것이 우리 문화재가 될 날도 있다는 것이다. 상업주의와 대량생산으로 물건이 꾸역꾸역 가게를 채우고 다시 집을 채우고 또 쓰레기장을 채우는 오늘 우리들 쓰는 물건이, 이 플라스틱들이, 또는 일회용을 함부로 쓰는 우리 생활 쓰레기들이 과연 문화가 되고 길이 남길 문화재가 될지 걱정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우리 조상들이 손으로 만들어낸 귀한 물건들은 문화재가 되어 박물관에 있다.  

 그 박물관에 무턱대고 가서 들여다 보아야 별 깨달음을 못 얻고 올 때, 우리는 이런 책을 준비해서 읽는 것이다. 첫 장인 한옥에서 온돌이니 구들이니 배우고 서양사람들은 그런 문화가 없어 입식으로 지냈고 또 우리가 생각없이 그저 부르는 한옥이라는 이름도 양옥이 들어와 그렇게 말한 것이고 조상들은 그렇게 부르지 않았다는 아주 당연하지만 놓치지 쉬운 생각까지 밝혀 준다. 개정되기 전 5학년 교과서에서 아무런 가치판단 없이 남쪽 집은 어쩌고 북쪽은 어쩌고 하면서 가르친 뒤, 그것을 외워서 시험보는 것과 견주면 감격스럽기까지 하다.  

 여기에 덧붙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고구려 부르스타 사진도 곁들여 준다면, 확인할 수 없는 온돌, 고조선 집자리만 보는 대신 나중에 볼지도 모르는 고구려 이동식 부뚜막을 미리 볼 수 있어 좋겠다. 또 옹기만 보여주는 것 대신 숨쉬는 옹기에 김치를 담아 먹던 우리 문화가 오늘날 어떻게 김치냉장고로 창의롭게 태어났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또 자세하고 재미있는 책 설명 뒤에 오늘날 한지는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 덧붙여 있다면 좋겠다하는 것이 내 욕심이다.  

 이 좋은 책이 아이들 손에 잘 건너 가서 '사회는 어려워' 하는 외침이 줄어들기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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