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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 우리의 직관 너머 물리학의 눈으로 본 우주의 시간
카를로 로벨리 지음, 이중원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6월
평점 :
철학을 읽고 싶은데 철학보다 더 재미있는 책을 읽고 싶다면, 사실 함부로 대답할 일은 아니지만 아주 조심스럽게 추천해주고 싶다. 일반인을 상대로 아주 잘 쓴 물리학자들의 생각을 한번 들여다보라고. 철학만큼, 어쩌면 철학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될 거라고.
세상을 보는 방식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내가 가장 흥미를 느끼는 분야는 네 분야다. 신화, 종교, 철학, 그리고 과학(특히 물리학).
믿음에 근거한 종교, 종교가 되지 못한 믿음인 신화, 사고에 머문 철학, 그리고 사고와 실증을 근거로 하는 과학. 과학에 21세기에 종교보다, 신화보다, 철학보다 더 힘이 세진 이유는 그저 생각만으로 그치지 않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사실 이 문장은 즉시 반박할 수 있다. 세계정세를 보나 한국 상황을 보나, 극단적인 종교가 아직도 힘을 잃지 않고 있다는 건 분명히 알 수 있으니까).
어쨌거나 네 관점 모두 세상을 보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충분히 전해주고 있으니 번갈아 가면서 읽고 음미해 볼 가치는 충분히 있지만 역시나 과학을 근거로 세상 이야기를 해주는 책이 제일 좋다.
그 가운데에서도 카를로 로벨리가 해주는 이야기는 어쨌든 챙겨 읽을 가치가 충분히 있는 소중한 이야기들. 철저하게 물리학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호라티우스 덕분에 시집 같기도 하고 라이프니츠 덕분에 철학서 같기도 한,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좋아할 만 한 책!!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시간을 가지고 저자는 과학을, 철학을, 삶을 이야기한다. 시간을 이야기하던 많은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의 독특한 시간관념과 이 책을 읽어나가는 독자가 고민해야 할 시간에 관한 이야기가 한가득 들어 있다. 이미 과학적으로 거의 입증이 된 시간에 관한 이야기도 마음에 들고 아마도 가장 신빙성이 있는 이야기라고 저자가 생각한다고 소개하는 시간의 개념도 마음에 든다. 그러니까 나는 카를로 로벨리의 팬이다! 독자들이여. 아무튼 로벨리의 책을 읽고 또 읽어라!! 시간이 헛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왠지, 불교도 생각하게 된다. 아무튼 카를로 로벨리 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