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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금입니다! - 다시 쓰는 슬램덩크
민이언 지음, 정용훈 그림 / 디페랑스 / 2024년 8월
평점 :
#난지금입니다
#다시쓰는슬램덩크
#다반출판사
와 슬램덩크를 이렇게 인문학적으로 접근하다니!
드래곤볼, 시티헌터, 슬램덩크는 내가 소녀 시절 읽었던 최고의 명작들이다. 상남자인 여자사람이었으므로.
솔직히 이 책이 끌렸던 첫 번째 이유는 나의 첫사랑 윤대협님이 표지로 설정된 점이다.
윤대협은 훈훈한 외모는 기본, 탄탄한 내면을 가진 능남 최고의 선수로 기억된다.
존 멋!!!!!
승부에 집착하지 않는 듯 보이는 대범함, 그러나 결국엔 자신이 이길 것이라고 믿는 긍정의 신념, 웃음이 떠나지 않는 상냥함 속에 짜증 한 번 내지 않는 여유, 상대의 플레이에 경의를 표할망정 결코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냉철함. (P.70)
이게 바로 윤대협이다. 그리고 강백호의 가능성을 처음 인정해 준 선수. 다른 에이스 캐릭터들이 조금씩 나누어 지닌 것들의 총체. 통찰력과 인품을 갖춘 윤대협!
이런 이유로 그를 사랑했던 나.
“윤대협이라면 분명히 뭔가를 해줄 것이다.” (p.74)
“보고 싶지 않아. 해남의 승리도, 패배도...”
김수겸의 쓸쓸한 대사가, 어느덧 중년이 된 팬들의 마음에 공명하는 건, 언제고 비슷한 상황에 처했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기 때문일 터. 인과와 상관 너머에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제는 나와 전혀 관계없는 이야기들. 그러면서도 또 결과는 궁금한... 이별 후에도 여전히 털어 내지 못한 미련의 시선 같은 것. (P.99)
슬램덩크에 등장하는 모든 이들로부터 반문하게 되는 점은, 나는 내 삶에 그렇게 뜨거웠었는가에 대해서다. 내 스스로를 감동시킬 수 없는 삶의 스토리텔링이 타인을 감동시킬 수도 없을 터, 하여 너에게 묻는다. 너는 너 자신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P.118)
나도 그 시절에 꿈을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한편으론, 지금 향해 가고 있는 꿈을 완성하기 위해 그렇게 둘러 온 길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도 든다. 막히면 막히는 대로, 꺾이면 꺾이는 대로, 다시금 길은 발견된다. 또한 그런 게 인생이기도 하다. (P.135)
예전에는 끊임없이 나를 방황으로 이끌었던 길이, 나중에는 도리어 내가 가야 할 방향성이 되어 주는 경우가 있다. (P.189)
- @ 우리가 나눴던 대화가 이 책에 나온단다.
프루스트의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들뢰즈 ‘끝은 시작 속에 있었다.’ 키에르케고르의 ‘사랑이란 그 감정이 처음 일었던 순간의 설렘을 반복해서 상기하는 ‘어제’의 속성이다.’ 로 이어져 니체의 ‘영원회귀’로 이어지는 결론.
이 운명의 순간이 다시 한 번 반복된다 해도 결코 번복하지 않을 수 있는 가치, 그것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다시 한 번 반복된다 해도 지금과 같은 선택을 하겠는가?
강백호는 YES
나 역시 YES
당신들의 선택은?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 때였나요? 난 지금입니다!”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책읽어주는백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