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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힐 ㅣ 스토리에코 2
하서찬 지음, 박선엽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4월
평점 :
어떤 날엔, 사람보다 흙이 더 따뜻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샌드힐'은 그런 날의 이야기예요.
주인공 지훈이는 낯선 중국의 사립학교,
펑동이라는 차갑고 외로운 곳에 갑자기 놓이게 돼요.
믿고 의지하던 형은 사고로 의식을 잃었고,
엄마 아빠는 헤어졌고,
지훈이 마음 붙일 곳은 없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지훈이는 흙을 빚는 시간만큼은 조금 편안해져요.
자기를 괴롭히는 아이들 얼굴을 흙으로 조심스럽게 만들면서
그 아이들에 대한 미움도,
자기 안의 두려움도
조금씩 가라앉아요.
또 한 명, 라희라는 아이도 있어요.
혼자가 되는 게 너무 무서워서
누군가에게 매달리고, 센 무리 속에 섞이고 싶어 해요.
지훈은 그런 라희를 이해 못 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데선 늘 신경이 쓰여요.
둘은 너무 다르지만, 어쩌면 제일 잘 통하는 친구예요.
어른이 없고, 말이 통하지 않는 세상 속에서
서로를 알아보고 조용히 곁에 서 있는 거죠.
이야기 후반엔 지훈과 친구가 학교를 뛰쳐나가요.
한겨울, 기차 타고, 트럭에 타고, 넘어지고 다치면서도
두 아이는 앞으로 나아가요.
그 여정은 위태롭지만,
그 안에서 마음이 자라는 소리가 조용히 들려와요.
끝없이 걸어나가는 아이들의 긴 여정에,
지금쯤이면 어디쯤 도착했을까,
궁금하고 자꾸 생각나게 하는 그런 책이였어요.
마음이 무거운날,
괜히 혼자인 거 같아 외로운 날,
그런 날을 마주하게 될 아이에게 꼭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