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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까요
김서령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어디로 갈까요] 제목만 보자면, 포근하면서도 다정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 것만 같은 책이다.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와 사연을 담아서 불운이나 실패, 좌절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하는 따뜻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든지... 혹은 소소한 이야기이지만 그 안에 삶의 중요한 것들을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라든지... 들려줄 것 같은 제목이었다.
그러나 막상 읽어 내려가니 이별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우리가 삶을 살다보면 한 평생 동안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물이든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이별을 경험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이별, 아쉬운 이별, 슬픈 이별, 생명과의 이별, 친구와 이별, 가족과의 이별, 거무죽죽한 이별 그리고 깨끗하고 자유로운 이별 등 여러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그 이별로 잠시나마 무너지고 주저앉게 된다.
[어디로 갈까요] 에서는 9개의 단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결말은 없다. 그리고 9개 단편 모두 상처가 있다. 각 사연마다 마음 속 깊은 곳에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저마다 큰 상처가 있다. 첫 번째 이야기 [이별의 과정]에서는 헤어지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되라고 하면 백가지를 될 수 있다 반면 헤어져야 하는 이유를 되라고 하면 그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그런 그녀가 10년동안 사귀어 오던 남자친구와 이별하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 [어디로 갈까요] 피부클리닉을 시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임대와 대출을 하면서 빚이 늘어나고 폭력까지 행하던 남편이 심장마비로 죽게 됨으로써 남편과 이별하게 된다. 세 번째 이야기 [내가 사랑한 그녀들] 여자의 남편은 미대졸업생이고 백수이다. 작업실을 차렸지만 하는 것은 없고 그런 무능력한 남편인데 어린 여자애와 바람까지 피게되어 이별하게 된다 등 그들의 상처들은 누구나 겪는 특별할 것 없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다. 그럼에도 마음을 자극하는 동시에 이해가 되기도 하면서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 책은 재미있고 극적이며 감동적이지 않다. 근데 흡입력을 끌어내는 동시에 페이지를 넘기는 속도감을 높여준다. 글안에 마음을 흔드는 것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또한 순간적으로 에쿠니 가오리 문체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감정을 깔끔하게 정확하게 표현한 것은 아니다. 잠깐 문득 그런 느낌이 든 것이다. 어디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