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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의 소녀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결혼을 3주일 앞둔 저녁시간에 언젠가 꼭 한 번 안나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고 생각해 왔던 것을 물어봤었다. 안나에 대해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문득 두려움을 불러일으켰기 때문이다. 안나를 만나기 전에 철석같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경험이 있었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서로에 대한 신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날 안나에게 끈질기게 비밀이 있다면 털어놓으라고 화를 냈고, 그런 모습을 본 안나는 실망과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결국 안나는 수류탄을 던졌고, 안나가 보여준 사진으로 인해 여행 가방을 집어 들고 펜션을 나와 버렸다. 내가 저지른 짓이야 하면서 보여준 사진... 끔찍하고,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안나를 놔두고 큰 충격을 받아서 펜션을 박차고 나온 것에 후회를 했다. 안나가 어떤 이야기를 하든지 차분히 들어보고 판단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안나는 자취를 감춰버렸다.
라파엘은 알고 지내고 있는 전직 강력범죄수사반의 형사였던 마르크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안나가 보여준 불에 타 나란히 누워 있는 시체 세 구를 찍은 사진에 대해서 말이다. 흉측하게 으스러진 두부, 불에 탄 가슴, 절개된 복부로부터 쏟아져 나온 장기가 번갈아 떠올랐다. 안나는 유년 시절이나 청소년 시절 얘기가 나오면 극도로 말을 자제 했었다. 자신의 과거를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는 것 같았다. 마르크는 얘기를 다 들어보고 나서 안나가 자주 쓰는 컵이 무엇인지 알려 달라고 했다. 안나가 쓰는 컵을 가리키자 마르크는 컵에 남아있는 지문을 떴다. 안나의 과거를 알아보기 위해서 말이다. 그 후 안나의 집에 찾아갔지만, 안나가 없어서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갔다. 이미 안나가 다녀왔다 나간 흔적이 있었다. 안나의 여행 가방이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마르크와 함께 안나의 집을 수색 했고, 사진 한 장을 발견 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때 찍은 사진인데 부유한 집안 여학생만 다닐 수 있는 학교였다. 안나는 가난한 집 출신이라고 했는데 말이다. 그리고 스탠드 밑에서 발견한 노란 가방에 어림잡아 40만 유로쯤 되어 보이는 지폐도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위조된 신분증 두 개 하고 말이다.
"이제껏 내가 알고 있었던 안나는 누구란 말인가?"
라파엘과 마르크는 각자 안나에 대해서 조사를 했다. 그러다 라파엘은 안나의 휴대폰 위치 추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휴대폰 위치가 찍힌 물류창고로 달려갔다. 마침 경찰을 부른 지 10분도 안되어 왔다면서 물류창고 책임자가 설명을 시작을 했다. 어떤 차가 창고 하나를 무작위로 들이 받았다는 것이다. 책임자가 동영상 찍었다면서 보여주었는데 BMW차가 창고를 들이 받은 뒤 마스크를 쓴 남자가 차에 내려 비명을 지르며 몸부림치는 안나를 트렁크에 던져 넣는 장면이 찍혀 있는 것도 충격이었는데, 마르크가 예전 동료에게 부탁한 안나의 지문 조회 결과의 답변으로 또 한번 충격을 먹어야 했다. 안나의 진짜 이름은 클레어 칼라일이고, 그녀는 이미 오랜 전에 사망 한 것으로 되어 있으며, 그녀가 연루된 사건은 희대의 사이코패스로 알려진 하인츠 키퍼에게 희생된 소녀들 중 한 명이었다는 것이다.
안나(클레어 칼라일)는 14살때 납치 당했다. 경찰들과 군인들이 수색을 했지만 오리무중이었다. 그렇게 2년이 흐른 뒤 갑자기 안나(클레어 칼라일)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되었다. 숲에 위치한 외딴 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소방대원들이 매우 특이한 집 안 구조를 발견하고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겉보기로는 평범한 주택이나 지하에 마치 요새처럼 완벽한 구조물로 자그마한 독방들이 다수 있었고 지하 감옥을 연상캐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지하에 있는 세 개의 독방에서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는 소녀시체 세 구가 발견되었다. 소녀들의 신원을 확인해본 결과 각각 다른 시기에 실종신고가 접수되었던 애들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다만, 안나(클레어 칼라일)은 거기에 없었다. 다들 하인츠 키퍼가 죽기 전에 안나(클레어 칼라일)을 살해 했을거라 판단하고 수사를 종결 시켰다.
라파엘과 마르크가 조금씩 사건에 대해 알아갈 수록 안나와 관련된 사람들은 누군가에 의해 살해 되었다. 클레어 칼라일 사건은 10년도 넘은 시점에서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확산되어가고 있었다.
정말 오랜만에 기욤 뮈소 책을 집어 들었다. 나는 로맨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리 미스터리한 로맨스라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이번 소설의 줄거리를 보고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페이지부터 읽어 내려가는데, 아... 역시 기욤 뮈소의 필력이 여전하다는 알게 되었다. 유명한 사람들의 말이나 글을 집어넣는 방식이나, 사건들이 점점 한 자리에 모이는 구성이나, 결정적인 것을 꽁꽁 숨겨놓는 방식이나, 튼튼한 반전과 강력한 흡입력 그리고 대중성의 힘.... 괜히 베스트셀러 작가가 아니구나하고 느끼게 해준다. 결말도 마음에 들었다. 따뜻했다. 마지막까지 손에서 뗄 수 없게 만드는 책이다. 한마디로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