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 - 숨기고 싶지만 공감받고 싶은 상처투성이 마음 일기
설레다 글.그림 / 예담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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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다님의 [내 마음 다치지 않게], [아무 일 없는 것 처럼], [내 마음에 봄] 세 권을 읽고 블로그 이웃으로 등록했다. 자주 방문은 못하지만, 그래도 살짝 방문한다. 그녀가 오늘은 어떤 메모를 남겼을까? 그동안 어떤 일상을 보냈을까? 하고 말이다. 이렇게 적으니깐 꼭 스토커 같네..... [그까짓 사람, 그래도 사람] 이번 권도 빈 노트에 별 의미 없이 휘갈겨 쓴 마음, 하지만 그렇게 적어두지 않고는 안 될 마음! 품고만 있기엔 그 덩어리가 커져 표현하고 싶은 마음! 사소하다고 무시하던 감정들을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 어디 한번 훑어 볼까나...


어쩌면 문제의 시작은 새끼손톱만큼 작고 사소한 일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진작 손을 봤더라면 별일 아닌 듯 말끔히 지워졌을 그 일을 내일, 내일, 그리고 언젠가. 그렇게 품고 있다 보니 어느새 잔뜩 부풀어 몸집만 커져 머릿속을 한가득 채우고야 말았습니다. P18


이 문장은 사실 지금 현재의 나를 표현한 것 같아 그냥 무시하고 스쳐지나갈려고 했다. 나는 아니야...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하고... 생각하고 싶었다.


잠이 깰 때까지 멍하니 앉아 있는 몇 분, 드르륵 원두가 갈리는 소리를 감상하고 뜨거운 물을 부으며 피어오르는 커피 향을 천천히 느껴보는 일. 기분의 변화를 시시때때로 만질 수 있고 사랑하는 사람을 틈틈이 그리워 할 수 있는 순간. '뭘 하고 놀까? 뭘 배워볼까? 뭘 먹을까?' 스스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며 나를 만나는 일. 모두 대충 채우는 삶의 틈새에 앉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P25


요즘 나의 하루가 대충 채우는 삶이다. 그래도 괜찮은지... 불안과 초조가 밀려오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괜찮다고 나 스스로 토닥이기도 한다.


삶이라는 길은 자주 그 모습을 바꿉니다. 한 가지 모습을 오래 보여주지도 않을뿐더러 하루에도 수십 번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그 모습이 바뀌기 전에 선수를 치면 이렇게 힘들지는 않을 텐데, 우리 대부분은 삶의 모습에 맞춰 살기 바쁘지요. P32


한숨만 푹푹~ 나오게 하는 문장이다. 그리고 마음이 아리다.


관계에서 벗어나면 괜찮아질까요? 철저히 혼자가 된다면 이 악순환은 사라질까요? 돌고 도는 이 굴레에서 깔끔하게 사라지고 싶어요. 덜 아프고, 더 행복할 수 있는 어딘가로. p65


시나브로 시간이 많이도 흘렀습니다. 시간이 빨리 흐르기를 바랐던 적도 있었건만, 이젠 시간이 멈추기를 바라는 나이가 되고 보니 나이 먹는 일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이 나의 시간에 숫자만 채워 넣는다고 전부가 아닐 텐데, 나는 과연 내 나이만큼 나의 삶을 넓혀가고 있는 것인지 자문하게 됩니다. p72


.... 나의 삶을 넓혀가고 있는 것인지 자문하게 됩니다. ... 나는 삶을 넓혀가고 있는 것인지.... 삶을 넓혀가고 있나.....??? 드러난 진실에 답답하고 마음이 지금 아프다.....


여기서 펑, 저기서 펑. 오늘도 펑펑 터집니다. 감정이 요동을 칠 때마다 심장이 갈비뼈를 뚫고 튀어나갈 듯 쿵쾅대지만,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아버릴 수도 없는 일. 내일을 예측할 수 없는 오늘을 살고 있는 이상. p75


여기서 펑, 저기서 펑. 오늘도 펑펑 터진다. 박근혜 하야!!!! 하야!!! 국민들의 감정이 요동쳐 "꺼지지 않는 촛불 행진"을 하러 튀어 나갔다. 주저앉아버릴 수 없기에... 결코 쉽지많은 않은 일.... 전국 곳곳에 보석이 빛나고 있다.


불현듯'그때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혼잣말을 뱉었습니다. '그때말이야, 그때. 지금 머릿속에 떠오르는 바로 그때!' 별일 없는 요즘인데, 나도 모르게 마음 어딘가가 허전해지고 있는 걸까요. 무엇이 사라지고 있기에 그때가 그립다고 말하는 걸까요. p203


가끔 돌아가고 싶을 때가 있어........


8년동안 표현, 메모한 것이 900장이 넘으면 새로운 의미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본인한테도, 또는 이 메모를 읽는 사람한테도.... 읽을 땐 아무것도 아닌 듯 했다. 그러나 점점 뭔가가 내 감정들을 마구 뒤집기 시작했다. 수많은 설토들이, 수많은 감정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다. 그 수많은 설토 중에서 과거. 현재 내가 있었고, 그 수많은 감정들 중에서도 과거. 현재 내가 있었다. 소소한 일상의 틈에서 나타나는 짧지만 다양한 마음의 균열들을 공감하면서도 사실 난감했다. 그리웠다고 해야 할지, 끔직했다고 해야 할지, 내 마음에 소음이 생기고 말았다. 마음이 싱숭생숭 할 때 한번쯤은 볼만한 책이다. 그 안에서 나를 향한 채찍이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따뜻한 손이 나와 나의 손을 맞잡아 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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