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미의 반딧불이 - 우리가 함께한 여름날의 추억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이덴슬리벨 / 201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모리사와 아키오 저자의 스토리를 좋아한다. "따뜻함"이 배어나오기 때문이다. "쓰가루 백년식당", "무지개 곶의 찾집", "당신에게" 이 세 작품을 특히나 좋아하는데, 하나 더 추가가 될 것 같다.

"나쓰미의 반딧불이"


"고마워"


나쓰미와 싱고는 촬영지를 찾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한참 달리다 나쓰미가 화장실이 급하다고 해서 외따로 남은 허름한 가게 앞에 오토바이를 세우게 되었다. 가게는 1900년대의 향기가 느껴지는 예스러운 가게였다. 목조 단층집 정면 부분이 아담한 가게로 꾸며져 있고, 가게 앞에는 낡은 아이스크림용 냉동고, 그 냉동고 앞에는 등받이 없는 나무 의자가 놓여 있었다. 군데군데 녹슬여 있었는데 고풍스러운 분위가 물씬 풍겼다. 가게 이름은 "다케야"라고 적혀 있었다. 가게 안에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있었는데, 엄마와 아들 사이라고 하시면서 나쓰미와 싱고에게 엽차를 내주었다. 두 분다 따뜻한 분이었고, 싱고가 찍은 사진을 보더니 감탄과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싱고의 꿈은 사진 작가였다. 나쓰미와 같이 깊은 산속까지 들어 온 것도 이번 졸업 작품에 낼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였다. 할아버지께서 그 얘기를 들으시더니 다음 달에 이 곳에 다시 오면 "반딧불"을 볼 수 있을 거라는 말씀을 듣고, 나쓰미와 싱고는 한달 뒤 다시 "다케야"에 찾아오게 되었다. 할아버지께서 알려주신 장소에서 "반딧불"의 아름다움을 본 싱고는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허락으로 '다케야' 별채에서 나쓰미와 같이 여름 방학 동안 그곳에서 보내게 되었다. 사실 싱고는 좋은 작품을 찍지 못해 우울하기 그지 없는 하루 보내고 있었다. 급기야 사진을 보는 눈마저 애매해졌고, 자신의 작품은 모두 형편 없어 보이고, 사진 작가의 꿈도 신기루처럼 희미하게 멀어져가 있던 중 자그만한 '다케야' 가게 앞에 우연히 멈추게 되었고, 거기서 지상보살님 같은 인상을 하고 계신 착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다케야' 별채에서의 생활이 시작 되자마자 싱고는 할아버지가 가르쳐주신 '강놀이' 세계에 빠져 들어버렸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여름 방학 끝나기 하루 전날 잊을 수 없는 슬픔이 다가왔다.


"아무렴. 좋아하지. 민들레꽃은 죽으면서도 수많은 생명을 하늘에 둥실둥실 날려 주지 않니? 그래서 참 멋진 꽃이라는 생각이 들더구나" p57


"애초에 정답은 없다. 인생의 모든 분기점에서 조금이라도 나은 방향을 선택할 수 밖에... 그것이 성실한 삶을 사는 최선의 방식이 아닐까?" p166


"지장 할아버지도 어머니랑 단둘이 살면서 외로운 나날을 보냈는데, 어머니인 야스 할머니가 매일매일 말씀해 주셨다고 합니다. 엄마 아들로 태어나 줘서 정말 고마워, 라고요. 그 한마디가 마음의 버팀대였다고 해요. 지장 할아버지께서는 아내와 아들이 행복해지길 바랐기 때문에 이혼한 것 자체는 후회하지 않지만, 딱 한 가지 미련이 남는 게 있다고 하셨습니다."


"야스 할머니가 매일 들려주신 말을 아들에게도 해 주고 싶었다고요. 태어나 줘서 정말 고마워"


음운> 음절> 형태소 > 단어 그리고 문장들이 안성 맞춤으로 잘 모아져 있는 소설이었다. 그 덕분에 좀 더 음미해보고 싶은 부분도 있었고, 뭉클한 문장 부분에서는 나 자신에 대한 뿌리를 다시 점검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다만,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는 마음이 허해지고 말았다. 어쨌든간에 전체적으로 일본 특유의 차분함과 조곤함 그리고 아련함이 잘 녹아져있어 좋았다.


간직하고 싶은 따뜻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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