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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선 가루카야 기담집
오노 후유미 지음, 정경진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오노 후유미 저자의 이름은 많이 들었지만, 그녀의 작품을 읽은 적이 없었다. 오노 후유미가 쓴 작품 리스트를 보니 내가 알고 있는 책들이 많았다. "십이국기, 시귀, 흑사의 섬, 귀담백경, 잔예" 등 이렇게 많은 작품을 써냈는데도 불구하고 관심을 가진 적이 없었다. 이번에 이 책을 선택한 것은 신간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기담집을 읽고 싶어 선택했을 뿐이었다.
- 뒤뜰에서
쇼코는 유일한 혈육이라서 큰고모의 집을 유산 받았다. 그 집은 증조부대에 살았던 집으로 아주 오래된 낡은 주택이었다. 쇼코가 그 집에 살면서 신경쓰이는 것이 하나 있었다. 그것은 방 하나가 서랍장으로 막혀 있는데, 그 미닫이 방이 계속 열리는 것이었다. 쇼코가 매일 확인하고 닫아 놓아도 그 다음날 확인하면 열려 있는 것이었다. 쇼코는 오래된 집이라 여기저기 기울고 뒤틀려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그 방을 정리하려고 막아 놓은 서랍장을 치워버렸다. 그날 밤 그 방에서 뿌득뿌득, 뭔가를 긁는 듯한, 집어 뜯는 듯한 소리를 듣게 된 쇼코는 그 방에서 나올려고 하는 여자를 보게 된다.
- 천장위에
어머니가 "천장 위에 누군가 있다" 말했을 때 고지는 어머니가 치매 증상을 보이기 시작한 거라고 생각했다. 어머니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자 어머니는 슬픔에 빠져 들었고, 그런 어머니가 안타까워 고지는 오래된 집을 수리하면 어머니 병세가 나아지지 않을까 하고 집을 수리하면서 오래된 기와 지붕도 손보기로 한다. 집 수리를 하던 중 기와 지붕에서 다른 기왓장하고 다른 한 장이 나왔고 고지는 수리를 해주시는 구마다에게 같이 처분해 달라고 했지만, 구마다는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면서 그 기왓장을 있던 곳에 놔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고지에게 기왓장을 건네줬다. 고지는 받아 든 기왓장을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 우선 부엌에 놔두었는데, 그 날 밤 자고 있던 고지는 아이들의 비명소리를 듣게 된다.
- 방울 소리
유코는 비오는 어느 날 길을 걷던 중 방울 소리를 듣게 된다. 방울 소리가 울리는 곳을 보던 유코는 골목 끝에 상복을 입고 비를 맞으면서 고개를 숙이고 터벅터벅 걷고 있는 한 여자가 안쓰러워 말을 걸어볼려고 했지만, 어찌 된 것이 유코와 거리가 조금도 좁혀 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가 오는데도 전혀 젖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이후 유코는 비오는 날이면 그 여자를 보게 되었고, 비오는 날 그 여자를 계속 보게 되자 문득 유코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그 여자가 조금씩 자신의 집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 이형의 사람들
마나카는 아빠가 할아버지의 뒤를 이어 일해야해서 갑작스럽게 시골로 이사오게 되었다. 부모님과 남동생은 이사 오자마자 곧바로 적응을 하고 있었지만, 마나카는 적응을 할 수가 없었다. 가득이나 혼자만 적응을 못하고 있는데, 마나카 앞에 꾀죄죄한 작업복 바지에 때에 찌든 러닝 셔츠 한 장 달랑 걸친 뼈만 앙상한 할아버지가 나타난 것이다. 집에 몰래 들어와 간식을 훔쳐 먹고, 집을 이리저리 뒤지는 할아버지를 식구들에게 말하지만, 마나카가 말하는 어느 곳을 뒤져도 할아버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마나카는 계속 나타나는 할아버지가 식구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 만조의 우물
남편 가즈시가 오래된 사당을 없애고 한번도 사용하지 않는 우물을 개조해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찌 된 것이 나무, 꽃 모두 정성스럽게 가꾸어도 죽어 버리고 마는 것이다. 거기다 이상하게 섞은 냄새까지 풍겼다. 마리코는 남편과 상의해서 정원사를 불러 물어보기로 결정하고, 다음 날 정원사가 집을 방문하지만, 우물과 별채를 보더니 급하게 도망쳐 버렸다. 그날 밤 마리코는 욕조 창문 밖으로 찰파닥 찰파닥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마리코가 그 창문을 열자 코를 찌르는 비린 악취가 올라와 급하게 수건으로 코를 막고 밖을 살펴보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남편을 불러 밖을 살펴 보라고 시키고, 마리코는 다시 욕조에 몸을 담그는데, 그때 창틀에서 다섯 손가락이 창틀을 잡더니 안으로 들어오려고 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은 사람의 손이었지만, 손목 부근이 잘려 있었다.
- 우리 밖
마미는 딸과 아는 친척이 살았던 오래된 주택에 살고 있었다. 남편과 이혼하고 딸과 둘이 살게 되어 일을 시작하게 된 마미는 딸을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직장을 나가려면 차가 필요해 아는 동생으로 부터 중고차를 사게 된다. 그런데 이 차가 계속 고장이 나는 것이었다. 마미는 그 동생에게 화를 냈지만 아무리 검사를 해도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게 된다. 다음 날 퇴근하고 차를 차고에 주차를 하고 있는데 어린 남자가 차 뒤에 있는 것을 발견하고 급하게 브레이크 밟고 차에서 내려 아이를 찾아 보지만 보이지 않자 마미는 자신이 착각한 거라 생각했다. 다음 날 이번에는 딸을 내려다주고 차를 차고에 주차를 하고 있던 마미는 갑작스레 뒤에서 남자 아이가 엄마 엄마 부르는 소리 듣게 되어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각 이야기들은 작은 성 아래에 있는 마을의 집 배경으로 한 이야기이다. 오래된 집 일수록 많은 사연이 뭍어있고, 그 사연 속에는 당연히 죽음이 공존하는 집이 있다고 한다.
여섯 개의 단편 중 반은 처음에는 무섭지만 그 뒤에 이어지는 사연 때문에 약간 슬프다. 하지만, 그때 뿐이다. 아무리 슬픔이 묻어 있는 그것이라고 해도 나타나면 무섭다. 그것이 아무런 해를 입히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그럼에도 집을 떠날 수 없는 사람을 위해 젊은 남자 오바나가 나타나 문제를 해결해 준다. 그렇다고 그것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집주인이 신경쓰지 않게 해줄 뿐 그것과 같이 살게 된다. 재미있다. 글자와 글자 사이에 숨겨진 알 수 없는 공포로 인해 소름이 끼치는 부분도 재미있지만, 약간 특이한 결말 때문에 그 재미가 플러스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