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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나 ㅣ 서툴지만 나
박선정 글.그림 / 넥서스BOOKS / 2015년 11월
평점 :
사실 컬러링북에 질러 있었다. 너무 많은 컬러링북을 봐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도 나에게 선택 당할 부분에서 제외 되어 있었다.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했다. 책 소개에 "서툴지만, 자신 없지만 인생도 내가 만들어가듯이 이 책 역시 전문적인 기술보다 아마추어적이고 아날로그적으로 차근차근 내 마음을 소소하게 전시해 보자." 하는 문장이 내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펴자마자 저자가 던진 질문이 있다. "마음에 색깔이 있다면 내 마음은 어떤 색 일까?"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질문을 받고 당황했으나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지금의 내 마음 색깔은.... 도무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그래도 여러가지 색깔이 계속 덧칠해졌을 것 같은데.... 지금은 색깔을 덧칠 할 만큼의 기운이 회복이 된 상태가 아니라서... 현재 어떤 색깔이 내 마음에 남아 있는지 모르겠다. 페이지를 넘길 때 마다 질문과 글이 나 자신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계속 주고 있다.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난다면 주고 싶은 선물?", "나의 장점 적어 보기", "내가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 혹은 불쑥불쑥 느끼는 감정은?" 등등 잊고 있었던 일을 떠올리게 만들 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 내가 무슨 감정을 가지고 하루를 보내고 있었던 건지 하는 확인도 해주고 있다.
그뿐만아니라 색칠할 도구를 준비하고 책을 펼쳤는데, 어떤 색부터 손길을 뻗어야 할지 막막했다. 아마, 고등학교 졸업한 이후로 뭔가에 색을 칠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꾸미는 일도 어색해서 이걸 계속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막상 손을 대고 나니 쑤욱~ 잘나갔다.

이 책은 소소한 짤막한 글과 그림이 담겨져 있다. 무엇보다도 여백이 정말 많이 있다. 그 안에 내 마음대로 방금 떠오르는 생각, 아니면 쓰고 싶은 글이나 자신 없더라도 내 마음대로 그림도 남길 수가 있다. 또한, 색칠 할 수 있는 부분도 복잡하지도 않고, 어떤 색깔을 넣어도 어긋나 보이지 않아 나름 동화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저자 말대로 내가 원하는 색, 글씨를 이쁘게 못 쓰지만 나만의 글씨체로, 나만이 고이간직 했던 즉흥적, 도발적인 생각들을 적어 나가다 보니 조금이나마 마음이 깃털처럼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책 제목처럼 엉성하고 서툴지만 나만의 HISTORY 탄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