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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절규
하마나카 아키 지음, 김혜영 옮김 / 문학사상 / 2015년 9월
평점 :
절판
책 표지와 제목을 보고 여자가 나오고 그 여자의 이야기 이겠구나... 그리고 여자의 이야기가 순조롭지 않다는 것... 생각을 했다. 그래서인지 왠지 읽기가 꺼렸다. 여자의 이야기라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모르는 작가이기도 하고... 왠지 믿음이 안간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지인이 보내 준 것이고, 이 책을 나한테 보내줬을 때는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혼자 살던 자가 아무도 모르게 죽었다. 병사나 사고사, 아니면 자살, 어느 쪽이든 살인사건일 가능성은 낮다. 그런 '고독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인 가구용 맨션에서 문이 잠긴 체로 감감무소식, 그 후 주인이 발견, 전형적인 패턴이다. 이번에도 5층 건물의 1인 가구용 맨션에서 사람이 죽었다고 건물 주인의 신고가 들어온다. 바닥 전체에 썩어서 바짝 말라버린 동물 살점과 그것을 먹이로 번식했지만 겨울을 넘기지 못한 구더기와 파리 사체,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짐승 털이 뭉텅이로 뒤범벅되어 깔려 있다. 열 마리 전후의 고양이 사체와 그 가운데에 사람의 것으로 보이는 송장이 하나. 작년 10월 그즈음 사망한 것 같은 여자 시체...
고쿠분지 경찰서 형사과 오쿠누키 아야노는 변사체의 신분 확인과 연고자 연락을 알기 위해 호적 조회를 해서 찾아보기로 한다. 거기서 아야노는 그 여자의 신상을 캐내면 캐낼수록 복잡하고 야릇한 사실이 드러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즉 그녀는 다섯 번 결혼했고 첫 번째, 다섯 번째 결혼한 남자 빼고, 나머지 세 명은 1년 이내에 죽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 것이다. 위장결혼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아야노는 더 정교한 불온한 범죄와 연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맞추면서 그 여자가 고독사가 아니라 살행당한 것이 아닐까? 하는 부분까지 도달하게 된다.
한편, 작년 10월 중순에 에도가와에서 NPO 법인 '카인드 넷'의 대표이사 고지로 다케시가 스무 곳 이상을 칼에 찔린 채 죽어 있다는 익명의 여성 신고를 받고 출동하게 되나 현장에는 고지로 다케시 시체만 있을 뿐, 신고한 여성도 없었고, 또한 같이 동거를 했다는 여성도 사라진 사실이 밝혀진다. 경찰은 익명으로 신고한 여성이 같이 동거를 했다는 여성이라는 것 그리고 그 여성이 범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에 맞추고 수사를 계속 하게 된다.
시체의 이름은 스즈키 요코... 그녀의 어린 시절과 생활을 누군가 2인칭 시점으로 들려주고 있다. . "너는 그런" "너는 생각했다" "너의 머릿속에" 처음에 나는 요코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알았다. 그렇게 요코의 심정을 이해해가면서 읽어 내려가다보니 요코가 선택한 부분이 크게 잘못되었다고 생각이 들지 않게 되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왜? 그 길로 빠질 수 밖에 없었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었다. 요코와 나의 가정 환경은 틀리지만, 요코가 샛길로 빠져들기 전까지는 나와 비슷한 '평범'에 속했다. '특별'한 사람이 아닌.... 요코가 자신의 보금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자 내 마음에 통증이 생기는 것 같았다. 그래서 요코가 생각한 데로 마무리가 되길 바랬다. 아야노 형사가 더는 요코에 대해 캐질 않길 원했다. 요코가 무엇을 생각해 두었는지 대충 짐작이 갔기 때문이다. 결정적으로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라는 것만 빼고는 말이다. 뭐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똑같다. 아무튼 결국 그녀는 곧 찾을 것이다. 자신의 보금자리를... 나는 아직도 "여기라면 괜찮다" 하는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다. 그것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다. 나에게는 금붕어가 나타나지 않았으니깐 말이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참 애매하다.
결말 부분에 다다르면 2인칭 시점이 누구인지 알게 되고, 거기서 기다리고 있을 반전도 보게 된다. 그렇지만, 그게 그렇게 놀랄정도록 반전은 아니다. 다만, 2인칭 시점이 누구였다는 것이 더 놀라웠다.
" 결국은 그게 '평범'이란 것이겠지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그 나름대로 경험하며 대체로 평온한 일상 속에서 너는 여러 해를 보내고 있었다. 어느샌가 너는 네 생활에 대해, 그런 포기도 납득도 아닌 마음을 품게 되었다" P107
"실례로 소개된 독신녀들은 다들 옛날에 동경했떤 트렌디드라마 주인공 같은 사람들뿐이었다. 좋은 회사에 다니거나 직접 회사를 경영하거나 따기 힘든 자격증을 갖고 있거나, 너처럼 '평범'하지 않은 '특별'한 사람뿐이었다 "P197
"사람 마음이나 행동이란 게 원래 그런 거야. 아무 의미 없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거지.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할지 따위는 실제로는 본인도 모르는 거야" P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