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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미와 가나코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5년 5월
평점 :
이 책을 살까? 말까? 갈등하고 있었다. 먼저 읽으신 분들의 리뷰들을 보니 어떤 분은 재미있었다. 어떤 분은 작가에 대해 실망하게 된다 하고 적혀 있어서 갈등하고 있던 중 지인분의 블로그에서 이 책을 읽고 남기신 리뷰를 보고 댓글을 남겨 놓았더니 안 읽어 봤으면 보내주신다고 해서 감사히 이 책을 받았다.
오다 나오미는 미술 전시회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 아오이 백화점에 취직한다. 본점에 훌륭한 미술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입 사원은 매장 근무를 경험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어 보석 매장으로 배치되었고, 조금만 참자하고 근무한 것이 벌써 칠년이 지나있었다.
"고객안건"이란 외판부에 개인 고객이 의논해 오는 것을 말한다. 관계가 오래되면 외판부는 거의 집사나 다름없다. 즉 충성, 신뢰 관계, 그 고마움에 대한 보답. 이것이 백화점 외판부의 순환 구조다.
나오미와 가나코는 대학동창으로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이다. 가치관은 일치하나 성격은 반대이다. 가나코는 부드러운 데다가 조심스러운 편이고, 나오미는 당차고 딱 부러진 구석이 있었다. 그런 친구가 감기에 걸려 아프다고 약속을 취소해 걱정된 나오미는 연락도 없이 가나코의 집을 갑작스레 방문을 하게 됨으로써 가나코가 숨기고 있던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가나코는 핫토리 다쓰로라는 서른한 살의 은행원과 결혼을 했지만, 나오미는 왠지 다쓰로라는 사람한테서 친밀감을 느낄 수 없었다. 그런 와중에 가나코가 남편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가나코는 남편의 가차 없는 폭력에 부들부들 떨며 매일을 보냈고, 그런 모습을 지켜본 나오미는 가나코를 그대로 방치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잠을 제대로 못 이룬 나오미는 출근해서 곧바로 화교 모임 접대를 시작한다. 중국 사람이 목소리도 크고, 만져서는 안 될 상품을 손으로 마구 만지고, 예의가 없지만 상품 구입만은 시원스러워 백화점 매출액을 확실히 높여 주고 있었다. "도쿄에서 사면 진짜거든요. 중국은 보증서까지 위조 하잖아요" p37 그렇게 만족스럽게 화교 모임이 종료되나 싶었으나 상품 하나가 사라진 일이 발생하게 된다. 나오미는 의심가는 부인이 있어 우선 과장 나이토에게 말한 다음 경찰서에 가서 분실신고를 하게 된다. 결국 경찰로 인해 범인이 누구인지 판명됐지만, 백화점에서는 그 고객을 신고하기를 꺼려해 백화점 임원이 직접 경찰하고 얘기하기로 하고, 자신은 물건을 훔쳐간 아케미라는 여자를 만나서 물건을 회수하거나 사게 만들게 하라는 지시가 떨어지게 된다.
나오미는 가나코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하고 고민에 빠지고 있던 중 마침 과장 나이토가 자신의 담당이었던 고객을 맡으라고 한다. 나오미는 그 고객을 찾아가 인사를 드리고 대화를 나누던 중 부인이 치매에 걸린 상황을 파악하게 된다. 나오미는 이를 기회라고 생각해서 가나코 남편 다쓰로를 제거하기로 계획을 세우게 된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재미있었다. 나오미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는 계획이 잘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고, 가나코 이야기가 시작하면서부터는 페이지 넘길 때마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가야 했다. 너무 저지른 것이 엉성했기 때문에 그 둘에게 운이 따르기 빌었다. 친구를 위해서 공범이 되어주는 나오미의 용기와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빠져나오려고 하는 가나코의 용기에 계획이 잘 성공되길... 두 여자가 자유로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다. 역시 오쿠다 히데오네 하고 생각을 했지만, 마지막 결과는 살짝 아쉬웠다. 그다지 통쾌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케미는 잘 말하고 잘 먹었다. 어떤 악의도 보이지 않는 태도에 화나 있던 기분을 다 흡수당하고 나오미는 그냥 체념하는 수밖에 없었다. 요컨대 인간은 솔직해봤자 아무런 이익도 기대할 수 없는 사회에서 자라면 이렇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아케미 같은 인간 쪽이
훨씬 많다" p 83
"리아케미에 대한, 역설적이긴 하지만 경외의 마음도 어딘가에 있었다. 그만큼 두꺼운 낯짝이라면 얼마나 편히 살아갈 수 있을까. 작은 일에 머리를 썩이는 자신이 바보처럼 생각 된다" p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