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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 어느 여행자의 기억
변종모 글.사진 / 허밍버드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소설책만 읽다가 오랜만에 여행 에세이 좀 읽어볼까 하고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를 집어 들었다. 저자 소개 글을 읽고 나서 저자의 블로그 주소가 있길래 책을 읽기 전에 한번 들어가 보았다. 흠..쩝! 하는 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다. 에잇! 이건 아니지... 혼자 웅얼거렸다. 블로그 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기도 하고 변종모 작가에 대해서 검색해 보기도 했다. 작가님에 관련하여 여러 가지가 떠서 들어가 봤는데... 역시나... 에잇! 이건 아니지다. 인터넷에 떠 있는 변종모 작가와 책에 나와 있는 변종모 작가가 동일 인물이라니... 난 처음 알았다. 사진에는 예측할 수 없는 마법이 들어가 있다는 것을! 둔탁한 몽둥이로 살짝 “툭” 맞았다. 아무튼 그 부분에서는 받아들이기로 하고 책을 집어 들었다.
여행하면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와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음식에 관련된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할아버지가 타 주는 짜이 맛이 기가 막혀 몇 잔씩 먹던 그가 그것이 갠지스 강 강물로 끓여 낸 짜이라는 사실에 먹는 것을 주츰했던 이야기, 감기에 걸려 누워 있다가 어머니가 해주신 과일물김치가 생각나 직접 만들어 패트병에 담궈 먹은 이야기, 여행지에서 만난 친구가 카페에서 생일 축하 파티 해줬던 이야기, 할 일없이 빈둥빈둥 거리다가 게스트 하우스에서 같이 지내던 친구하고 게임하다가 져서 기차를 타고 피자를 사가지고 오던 이야기, 축제 구경 하러 가다가 급하게 중간에서 내려 버스에 타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용변을 보는 자신에게 박수를 힘껏 쳐 주었다는 이야기, 여행지에서 만난 여자가 이별의 아픔을 극복하려고 마지막 헤어지는 날 머리를 빡빡 밀었다는 이야기, 이란 입국장에서 배낭 검사를 받다가 소주가 나오는 바람에 소주를 감기약이라고 거짓말을 한 이야기 등 나긋나긋하게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여행 에세이를 보니 머릿속이 쏴악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군데군데 사진들이 많이 들어가 있는데 화려하지 않아 보기가 좋았다. 그리고 문장들이 자신의 내면 깊숙이 들어가 있는 것을 제대로 토해낸 듯 했다. 여행자의 이야기를 모두 담을 필요도 없고, 모두 이해 할 필요도 없고, 무엇을 말하는지에 대한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그저 즐겁게 읽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좋은 여행 에세이 책인 것 같다. “그래도 나는 당신이 달다” 이 책처럼 말이다. 여행 에세이는 역시나 눈이 행복해 지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