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시게마츠 기요시 지음, 이선희 옮김 / 예담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왕따” 많이 들어는 봤다. 내 가까운 주변에서 일어난 적이 없어 그냥 티비로 보거나 인터넷에서 보면 안타까운 마음만 들뿐 심각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내가 어렸을 때만 해도 “왕따”는 없었다. 그저 자기 친한 애들끼리 나누어서 논 것 말고는 한 사람만 괴롭히거나 소외된 적이 없었다. 흠...시골이어서 그랬던건지도...모르겠지만... 아무튼 한 사람 낙오자(?)가 생기면 어느 쪽에서든 데리고 가서 챙겨주고 같이 놀았다.

 

나이프의 말은 가슴에 박히지. 굉장히 아파 쉽게 일어나지 못하거나 그대로 치명상이 되는 일도 있어, 하지만..나이프의 말에서 가장 아플때는 찔린 순간이야. 십자가의 말은 평생 등에 져야 하는 말이지, 그 말을 등에 진 채 계속 걸어가야해. 아무리 무거워도 내려놓을 수 없고 발길을 멈출수도 없어 걷고 있는 한, 즉 살아있는 한 계속 그 말을 등에 지고 있어야 하는거야.

 

이 책은 “왕따”에 대해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솔직히 읽으면서 공감을 할 수가 없었다. 내 주위에서 생긴적이 없고, 내가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나하고는 멀게만 느껴졌다. 왜? 슌스케가 남긴 유언으로 인해 유와 사유리가 십자가의 말을 등에 얻고 가야하는지 그리고 슌스케를 도와주지 않았다고 사람들에게 상처되는 말을 들어야 하는지...읽으면서 너무하다는 생각만 들었다. 아들을 잃은 부모님 입장을 생각하면 그 아이들을 용서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나 그렇다고 주변 사람들까지 그 아이들에 대해 심하게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들 입장을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바보같이 왜? 선생님이나 부모님에게 말도 못하고 끙끙 앓다가 자살을 결정 했나? 그로인해 부모님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낼 거라는 생각을 못해 봤나? 물론 책에 나와 있는 것처럼 “믿음” 부모님이 자식을 믿는 마음, 자식은 부모님께 걱정을 끼쳐 드릴 수 없는 마음, 이해는 하지만 슌스케가 선택한 결과는 부모님에게 걱정보다는 큰 고통을 남겨주고 간 것이다.

 

이야기를 읽으면서 영상기가 계속 되돌아가면서 편집되고 돌리고 편집되고 돌리고 하는 느낌이 들었다. 20년간 슌스케 부모님과 유 그리고 사유리가 중학교 시절을 계속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느 부분에서는 반발이 일어나기도 했고, 또 어느 부분에서는 눈가에 눈시울이 맺히기도 했다. 이야기 전체적으로 봤을때는 쓰담쓰담 해주고 싶은 소설이다.

 

사람의 기억은 강물처럼 흐르는 것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하나의 사건이나 한 사람에 얽힌 추억이 강물에 떠내려가듯 조금씩 멀어지고 잊힌다면 이야기는 간단하다, 하지만 실제로 추억은 파도처럼 밀려왔다 밀려간다. 충분히 멀어졌다고 여겼던 추억이 갑자기 등골이 오싹할 만큼 생생하게 다가오고, 손에 들고 있던 것이 파도에 씻기듯 한꺼번에 먼 곳으로 떠나기도 한다. 바다는 잔잔할 때도 있고 거칠어질 때도 있다. 밀물일 때도 있고, 썰물일 때도 있다. 그것을 반복하면서 추억은 조금씩 바다로 떠내려가서 수평선 너머로 사라진다. 그때 우리는 겨우 하나의 추억을 잊어버릴 수 있지 않았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