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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 트라비아타
이부키 유키 지음, 김해용 옮김 / 예담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사람들을 쳐다보면 보기에는 다들 평온한 얼굴로 다니고 있지만 속은 안그렇다. 누구나 마음병은 다 가지고 있다. 그런데도 사람들이 겉보기에는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는것은 균형을 잘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어떤 계기의 슬픔으로 인해 그 균형이 깨지기도 한다. 한번 깨진 균형은 쉽게 자리 잡지 못하기 때문에 누군가 옆에서 도와줘야 한다.
이 책안에서 마음의 균형이 깨진 남녀가 있다. 이 두명의 남녀는 갑자기 자신에게 들이닥친 슬픔의 계기로 인해 자기 안에 고여 있던 마음샘이 흘러 넘치게 되면서 마음의 병을 앓게 된다. 39살의 테쓰지는 가정의 문제를 껴안고 돌아가신 어머니의 집 미와시에 내려온다. 거기서 참견하는 것 좋아하고, 말 많고, 붙침성 좋고, 열심히 일하는 39살의 키미코를 만난다. 키미코도 남편과 아들을 잃은 슬픔을 안고 있다.
테쓰지는 뭐든 의욕을 잃고, 자살까지 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으나, 키미코로 인해 서서히 나아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키미코도 테쓰지로 인해 돌아다니는 인생을 접고 한곳에 머무는 인생을 선택한다. 키미코, 테쓰지 서로 간의 관심과 보살핌으로 인해 흘러넘치는 마음샘을 멈추게 하고 뚜껑을 확 닫아버린다. 다시는 넘치지 못하게 하기 위한 것처럼...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테쓰지가 선택한 결과는 잘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절대적으로 옳은 선택인지는 잘 모른다. 다만 그 선택으로 인해 테쓰지의 마음병이 나았다면 괜찮은 선택이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반면 그 과정은 솔직히 마음에 안든다. 그것은 테쓰지는 가정을 가지고 있는 남자이기 때문이다. 읽어보면 완전 불륜이다. 불륜을 저질러서 가정을 버리는 한남자..라고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물론 테쓰지의 입장도 이해한다. 다행히 테쓰지의 딸 유카가 부모의 이혼에도 불구하고 서로 잘 지내고 있다는 문장을 보고..다행스러웠다. “부모가 이혼해서 불행한 아이도 많지만, 부모가 이혼 안해서 불행한 아이도 많다”는 말이 있다. 유카의 경우는 그 후자여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요즘에는 너무 막장이 많은 것 같다. 드라마도 그렇고 책도 그렇고 물론 이런 것들이 재미가 쏠쏠하기는 하지만 좋은 풍경은 되지 못한다. 이 책도 마찬가지다. 테쓰지,키미코가 서로의 마음병을 낫기 위한 그 과정들을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봐야만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좋은 풍경으로 보이지만 서서히 가까이 다가가면 모든 것들이 썩은 냄새를 풍기고 있다고 해야 할까? 그래도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