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가 도로에서 튕겨 나가는 장면을 목격한 쥘레만은 그 지점으로 다가갔다. 오토바이를 탄 남자는 죽어 있었다. 쥘레만은 남자의 크로스백을 집으로 가져가 내용물을 확인했다. 거기에는 아동 포르노 사진이 들어있었다.
안나가 갑자기 느닷없이 '헤를린데 쉐러'라는 이름을 들어봤냐고 물어왔다. 그녀는 여성 저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대모 같은 분이라고 한다. 일흔이 다 되어가고 필력은 대단하며, 그녀의 글을 읽기 시작하면 그것이 어떤 내용이든 멈출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안나의 스승님이라고 했다. 어젯밤 그녀는 안나에게 다음날 아침까지 자기와 연락이 닿지 않으면 마탈러 형사에게 알리라고 시켰다고 한다. 안나는 그녀가 두려워하고 있었다고, 뭔가 자기를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얘기를 했다고...
마탈러는 쉐러가 누군지 자세히 얘기하라고 했다. 안나의 이야기를 다 들은 마탈러는 그녀가 의식적으로 자신의 흔적을 지우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 말에 의하면 저널리스트 가운데 99퍼센트는 교양 없고, 비굴하고, 자기 생각이 없대요. 그래서 그녀는 저널리스트들은 무능한 '하두인'이라고 불렀어요. 쉽게 말해 '하수인' 같은 거죠. 저널리스트들은 권력을 쥔 자들에게 손이 아니라 머리를 내주기 때문이라고요."
마탈러는 안나와 같이 쉐러가 말했던 호텔로 찾아갔다. 들어서자마자 호텔 주인이 정말 빨리 왔네 하고 말했다. 마탈러는 무슨 말이냐고 물었고, 신고한 지 삼 분밖에 안 됐는데 벌써 왔잖아요하고 대답했다. 3층에 여자가 죽어있다고...
그녀의 얼굴은 형태를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오른쪽 눈이 있어야 할 자리는 짓뭉개졌고, 빵과 코와 입은 말라붙은 피로 덮여있었다. 안나가 말한 쉐러였다.
가끔 소설을 읽다 보면 연애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해할 수 없을 때가 간혹 있다. 지금처럼 테레사가 프라하에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고 떠난다. 그러고 나서 마탈러도 사랑한다고 그러니 셋이서 연애를 하자는 것이다. 아니 넷이서 마탈러에게는 세상을 떠난 아내가 있었고 아직도 마음속에 그녀를 사랑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테레사는 그때 자기하고 연애할 때 떠난 아내와 같이 셋이서 연애를 하지 않았냐고 하는데... 죽은 사람하고 산 사람하고 그것이 뭐가 같은지...? 말이 안 되었다. 그냥 테레사는 양다리를 걸치겠다는 말이었다. 둘 다 놓칠 수 없어서.... (근데, 마탈러 주변 사람들은 전부 테레사를 이해했다. 어이없음이다.) 갑자기 만난 도둑 남자와 성관계하고 사랑에 빠지질 않나... 나의 개념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스토리가 이도 저도 아니다. 쉐러 사건에 집중해서 흘러갔으면 좋겠는데 이건 뭐 마탈러가 맡고 있던 미제 사건의 범인과도 연결되니 그렇다고 번쩍이는 그런 게 아니라 어이 없는 협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이고, 정치 관련 이야기도 나오나 크게 집중할 필요 없는 굳이 넣어야 했나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쉐러 사건과 여성 미제 연쇄살인 사건의 연결 고리에 집중을 했다면 좋았을 것 같다. 흡입력이 별로이고, 스릴도 없고, 캐릭터들도.... 기대했는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