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인 시차
룬아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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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열심히 읽으려고 하는 것이 "에세이"이다. 에세이는 중에 포토가 들어간 것을 좋아한다. 글도 짧고, 여백도 많고, 거기에 좋은 문장들이 가득있어서 챙겨 읽을려고 노력한다. 특히 포토에서 주는 감성은 정말 좋다. 그래서 이 책도 서슴없이 선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영어에서는 정관사 'The'와 부정관사 'A(An)'으로 나뉜다. 이미 언급했거나 우리가 알고 있는 '특정한' 것을 가리킬 때는 정관사를, 그냥 '보통'의 것이나 그런 것들 중 하나를 가리킬 때는 부정관사를 사용한다. 쉽게 말해 The가 붙으면 특별하고 A가 붙으면 보편적인 것이다."

"모두가 다 참고 산다고, 어떻게 하고 싶은 것만 하느냐고, 그렇게 까다롭게 굴면 할 수 있는 건 할 수 없다고들 했다. 하지만 난 꾸역꾸역 참으며 살고 싶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난 싫으면 다른 길을 찾는다. 그게 내가 살고 싶고, 살아 온 방식이다."

-결정-
결정이란, 어떤 방향으로 가기 위한 화살표에 불과하니까. 너무 두려워하지 말자. 결정을 내리기 위해 필요한 건 자신이 세운 기준 같은 게 아니라 어떤 선택을 해도 스스로를 믿어주는 마음이다.

"우리는 언제나 바쁘고, 항상 나 자신보다 더 중용한 일들이 쌓여 있으니까, 어쩌면 <내 마음 인터뷰>는 일상의 속도를 맞춰주는 과속방지턱이 아닐까."
"고백하건대, 나는 내가 쓰는 글들과 전혀 닮지 않았다. 글은 조금이라도 그리 될까 하여 자신에게 새기는 기록일 뿐이다."

-온도-
난 그렇게 따뜻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고 했더니 자기에겐 충분히 뜨겁다고 말했다. 그것으로 되었다.

-계획-
계획은 오늘, 내년, 10년 뒤에 무엇을 할까 고민하는 게 아니라 나의 태도와 마음을 정하는 일이다.

-언어-
언어란 언제나 그것을 쓰는 사람만의 몫이라서, 그 인생을 직접 살아보지 않고서야 그 말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우리는 끊임없는 추측과 오해와 해명 안에 뒤섞여 산다.

-그래도 괜찮아-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은 그동안 포기하지 않고 잘 버텨왔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이런 말을 해도 될지 모르겠다. 이 저자분은 자기 자랑이 넘치신다. 그리고 복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자기가 하기 싫은 것은 안하고, 자기가 살고 싶은대로 살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그렇다고 하신다. 우선 부모님 복을 타고 나서 낯선 나라에 살면서 해외여행도 줄곧 다녔고, 학비도 내주시고, 비상식적인 해외 전시 비용도 지원해주시고, 30대가 됐는데도 대학원 등록금도 보태주시고, 해달라는 것은 전부 해주시는 부모님을 저자는 만나서 결혼 전과 후도 계속 도와주셔서 돈 걱정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살았으며, 남편 복도 타고 나서 연희동에 카페를 열겠다고 했더니 청약 통장을 해지해 주었고, 친구들과 함께 독립출판물을 냈을 때도 비용을 지원해주고 남편이 용돈 주고 그러니 돈 버는 재능은 없지만 자책하지 않으며, 돈을 많이 버는 대신 잘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찾으며 산다고 한다.

그리고 이 부분은 읽으면 기분이 상한다. 저자에 대해서 비꼬는 마음이 생기게 만들어준다. 부족함 없이 자란 것과 달리 절약이 몸에 배어버렸다. 친구들이 한남동에서 만나자고 하면 밥값부터 걱정되며, 백화점은 커녕 쇼핑 자체를 안 한 지 오래이며, 속옷은 다 늘어날 때까지 입고, 너무 아낀 달에는 카드 명세서를 보고 뿌듯하기보다는 처량해졌다고 한다.(난 뿌듯하다. 소소한 금액이지만 조금이라도 절약했다는 생각에) 또한, 두둑한 통장이 평화로운 마음과 삶을 보장해주진 않는다고 말까지 해주었다.

-아빠와 남편의 지원 덕에 꿈꾸는 삶이 가능하다는 걸 알아버렸다. 꿈을 맛본 나는 철들고 싶지 않아진다.- 고 말을 했으면서 말이다.

물론, 어렸을 때 해외에 살아서 인종차별도 받고, 많이 이사도 가고 했다고 한다. 나름 시련이 있었다고 알려준다.

저자의 이런 얘기가 사실 기분 나쁜 마음을 들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솔직해서 좋다는 생각이 들게 하기도 한다. 글들을 읽으면 솔직하게 털어놓는 부분이 많이 있어서 사람 자체는 나쁜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느낌을 받게 해준다. 그 사람의 타고난 복 가지고 뭐라 할 수가 없긴 하다.

글 부분에서는 공감도 되는 부분도 있고, 과거를 되돌아보게 하거나, 허탈감을 들게 해주기도 하는데, 전체적으로 괜찮았다. 다만, 포토 부분은 실망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포토가 아니어서 겨우 겨우 몇 장 뽑았다. 포토를 보면 뭔가를 느껴야 하는데, 그런게 없었다. 그냥 눈으로 쓰윽 보고 지나칠 뿐이었다. 이런 경우는 내가 원하는 포토에세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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