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곰 달고미 ㅣ 황금나무 언덕 그림책 1
이은 지음, 릴리아 그림 / 한솔수북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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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그림책을 고를 때, 제목과 표지만 보고도 괜히 눈길이 먼저 가는 책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반달곰 달고미》가 딱 그런 책이었어요. '반달곰'이라는 친근한 소재도 참 좋았고, '달고미'라는 이름도 왠지 정겹게 느껴졌거든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하는 기대를 안고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은 반달곰 달고미예요. 달고미는 초록빛 숲속에서 여러 동물 친구들과 어울려 하루하루 소박하게 살아갑니다. 큰 사건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하지만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달고미의 마음을 가만히 따라가게 됩니다. 그래서 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읽게 되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달고미가 다른 친구들을 대하는 태도가 참 마음에 남았습니다. 상대를 이해하려고 하고, 기다려 주고, 곁을 내어주는 모습이 참 따뜻했거든요. 아이들도 이 장면을 읽으며 등장인물의 마음을 한 번쯤 떠올려 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림이 주는 편안함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숲속의 분위기를 담아낸 부드러운 색감 덕분에 글보다 그림을 먼저 오래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펼치면 "선생님, 여기 보세요!", "어, 달고미 표정이 아까랑 조금 달라졌어요!" 하면서 그림 속 작은 변화들을 먼저 찾아내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모습이 떠오르더라고요.

 

실제 수업 시간에 이런 그림책을 읽으면 아이들은 등장인물의 마음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기 시작합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서로 다른 생각들이 오갑니다. 같은 책인데도 아이마다 들려주는 이야기가 모두 다르다는 게 늘 신기합니다.

 

독후활동으로는 '달고미에게 편지 쓰기'를 추천하고 싶어요. 달고미에게 응원의 말을 전해도 좋고, 내가 달고미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적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또 숲속 친구들에게 필요한 배려를 이야기해 보거나, 내가 받았던 따뜻한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는 활동으로 이어가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함께 살아간다는 건, 생각보다 거창한 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오래 남았습니다. 상대를 조금 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한 번 더 기다려 주고, 다정한 말 한마디를 건네는 일. 그런 작은 행동들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 준다는 걸 달고미를 보며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아이들은 책 속 달고미를 보며 친구를 떠올릴 테고, 어른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잊고 지냈던 마음을 돌아보게 될 것 같아요. 아이도, 어른도 함께 읽으면 오래도록 마음에 남을 그림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도 달고미의 다정한 눈빛과 고요한 숲의 풍경이 오래 마음 한구석에 머물렀습니다. 큰 감동을 내세우기보다 조용히 마음에 스며드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아이와 나란히 앉아 천천히 읽고 서로의 마음을 이야기해 보고 싶은 날, 이 책을 함께 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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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년별 사회정서학습 교육과정 설계 - 선도 교사 6인의 학급 맞춤형 수업 모델
김윤경 외 지음 / 다봄교육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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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수업을 하다 보면 자주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좋은 그림책은 정말 많은데, 그다음 수업은 어떻게 이어가면 좋을까?"

 

아이들과 책을 읽는 시간도 소중하지만, 그 경험이 아이들의 성장으로 이어지려면 어떤 활동이 필요할지 늘 고민하게 됩니다.

 

그래서 『학년별 사회정서학습 교육과정 설계』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관심이 갔습니다. 사회정서학습을 학년별 발달 단계에 맞게 어떻게 수업에 풀어낼 수 있을지 궁금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단정하고 깔끔한 표지는 교육서다운 믿음을 주었습니다. 특히 '학년별'이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같은 활동이라도 학년에 따라 아이들의 반응과 이해 수준이 다르다는 것을 현장에서 늘 느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평소 교실 수업 속에서 실천하는 사회정서학습(SEL)

 

이 책은 사회정서학습(SEL)을 학교 교육과 연결해 실제 수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서입니다. 사회정서학습이 무엇인지 쉽게 설명해 주고, 학년별 교육과정과 연계한 수업 설계 방법도 알기 쉽게 소개합니다. 이론만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사례와 활동 예시가 함께 담겨 있어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교실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사회정서학습이 특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교실 속 대화와 활동만으로도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친구를 이해하며, 갈등을 해결하는 힘을 조금씩 키워 갈 수 있다는 내용이 특히 공감되었습니다.

 

📖 그림책 수업과 사회정서학습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제가 평소 진행해 온 그림책 수업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림책을 함께 읽고 등장인물의 마음을 살펴보거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사회정서학습의 중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서교육과 인성교육을 따로 구분하기보다 함께 이어 갈 수 있다는 점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읽다 보니 수업 시간에 아이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친구와 생각이 다를 때는 어떻게 대화를 이어 가면 좋을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떤 태도가 필요한지 등 평소 교실에서 자주 만나는 주제들을 그림책과 연결해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대화가 차곡차곡 쌓일수록 아이들도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힘을 키워 갈 수 있을 것입니다.

 

🌱 교사에게도, 부모에게도 도움이 되는 책

 

이 책은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교사가 자신의 수업을 돌아보고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고민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사회정서학습을 실제 교육 현장에 맞게 풀어낸 점도 좋았습니다.

 

교사뿐 아니라 부모님이 함께 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일은 학교와 가정을 따로 나눌 수 있는 일이 아니니까요.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만 달라져도 대화는 달라지고 관계도 조금씩 변할 수 있다는 점이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이런 분들께 추천합니다.**

 

아이들의 공부뿐 아니라 마음의 성장까지 함께 고민하는 교사와 학부모라면, 수업과 일상에서 바로 실천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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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솔이의 비밀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34
하이진 지음 / 북극곰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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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것들의 마음은 어떨까? 그림책 『솔솔이의 비밀』

책을 펼치기 전, 표지 앞에서 잠깐 눈이 머물렀습니다.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칫솔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거든요. 아이들과 이 책을 처음 만난다면 아마 이런 반응이 제일 먼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어? 얘 칫솔이잖아!"

어른들은 무심코 지나치는 그림 속 힌트를 아이들은 잘 찾아냅니다. 글보다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림 속 표정 하나에도 금세 자기만의 이야기를 붙여 나가더군요. 그림책의 재미도 이런 순간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솔솔이의 비밀』의 주인공은 단 한 번 쓰인 뒤 버려진 칫솔 '솔솔이'입니다. "이제 난 필요 없는 존재가 된 걸까?" 하는 씁쓸한 마음을 안은 채 솔솔이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비누 '미끌이', 면도기 '까칠이'처럼 이름만 들어도 성격이 딱 떠오르는 친구들이 등장하는데요. 표정도 하나하나 살아 있어서 읽는 내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아이들은 벌써 "비누는 엄청 덤벙거릴 것 같아!", "면도기는 백퍼 성격이 까칠할걸?" 하며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느라 바빠질 것 같습니다.

솔솔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문득 우리 집 욕실도 한 번 둘러보게 됐습니다. 칫솔, 치실, 일회용 면봉, 화장솜처럼 너무 익숙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물건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쓰고 나면 금세 손에서 떠나는 것들도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일회용품은 잠깐 편리하게 쓰고 금방 손에서 떠나지만, 버려진 뒤에는 우리 곁에 훨씬 더 긴 시간 남아있습니다. 아이들은 종종 "쓰레기차가 가져가면 끝나는 거 아니에요?"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 뒤 이야기를 한 번쯤 떠올려 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건 환경 이야기를 어렵게 끌고 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환경을 지켜야 해!" 하고 앞에서 이야기하기보다 먼저 솔솔이 마음을 따라가게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쓰고 버리는 물건들은 어디로 갈까?"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신기하게도 물건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읽다 보면 사람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가끔은 내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으니까요.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이런 대목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툭 나올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 솔솔이는 버려져서 마음이 많이 속상했을 것 같아요."

짧은 한마디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훨씬 더 세심하게 바라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솔이의 비밀』은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앞세우기보다, 너무 익숙해서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물건 하나를 버릴 때도 잠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아이와 함께 읽으며 환경 이야기부터 물건의 가치, 그리고 내 마음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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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해 위험해 개인 정보를 지켜라! - 우리 아이 첫 디지털 안전 그림책 ㅣ 오늘도 내일도, 안전!
이시즈카 와카메 지음, 양지연 옮김, 다카하시 아키코 감수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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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가끔 이런 질문을 듣게 됩니다.

"게임할 때 제 진짜 이름 써도 괜찮아요?"

요즘 아이들에게 '개인정보'는 생각보다 훨씬 가까운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더 눈길이 갔던 책이 바로 《개인정보를 지켜라》였습니다.

처음 표지를 봤을 때는 왠지 비밀 작전이 시작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목도 마치 미션을 수행하는 이야기 같아서, 과연 '개인정보'라는 조금 어려운 주제를 아이들에게 어떻게 들려줄지 무척 궁금했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아이들이 읽으면서 "어? 나도 이런 적 있는데?" 하고 공감할 만한 상황들이 이어집니다. 덕분에 개인정보가 무엇인지, 왜 지켜야 하는지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됩니다.

특히 좋았던 점은 "이건 위험하니까 절대 하면 안 돼!" 하고 가르치듯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이야기 속 상황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여백이 있습니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도 떠오르게 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작은 선택 하나도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른들에게는 익숙한 단어지만 아이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는 개념인데,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어렵지 않게 잘 풀어냈더라고요.

사실 저도 읽으면서 잠깐 뜨끔했습니다. 새로운 사이트에 가입하거나 앱을 설치할 때 약관을 자세히 읽지 않고 습관처럼 '모두 동의'를 누른 적이 많았거든요. 아이들만 조심해야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속에는 "곤란한 일이 생기면 혼자 끙끙대지 말고 꼭 엄마, 아빠한테 이야기하기"라는 말도 나옵니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개인정보를 지키는 일이 단순히 조심하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혼자 해결하려 하지 말고 믿을 수 있는 어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까지 포함된다는 점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그림도 참 매력적입니다. 친근한 그림체라 부담 없이 읽히고, 인물들의 작은 표정이나 장면을 살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정보만 전달하는 책이라기보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따라가게 되는 그림책이라는 느낌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자연스럽게 인성교육과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정보를 지킨다는 건 단순히 규칙을 외우는 일이 아니라, 나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과도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읽은 뒤에는 이런 질문을 나눠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친한 친구가 비밀번호를 알려 달라고 하면 어떻게 말할까?"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우리가 조심해야 할 행동은 무엇이 있을까?"

《개인정보를 지켜라》는 어렵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주제를 부담 없이 꺼내 주는 그림책이었습니다. 정보를 지키는 일은 거창한 일이 아니라 아주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것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익숙한 요즘, 아이와 함께 읽으며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기 참 좋은 책이었습니다. 부담 없이 읽었지만 생각할 거리를 오래 남겨 주는 따뜻한 그림책입니다.

추천 이유 : 디지털 환경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내용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내어, 잔소리보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끌어 주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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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ㅣ 초등학생 질문 그림책
채인선 지음, 이석구 그림 / 미세기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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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그림책을 읽다 보면 가끔 예상치 못한 질문과 마주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른은 언제 되는 거예요?"

"키가 엄청 크면 어른이에요?"

"어른은 아무것도 안 무서워해요?"

아이들의 이런 순수한 질문을 들으면, 언뜻 쉬워 보여도 생각보다 깊은 울림이 있어서, 막상 제대로 대답해 주려고 하면 생각보다 말문이 턱 막히곤 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장 설명하기 어려우니까요.

이번에 만난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역시 그런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채인선 작가님은 제가 평소에도 참 좋아하는 분이라 펼치기 전부터 은근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늘 아이들의 마음을 참 따뜻하고 세심하게 바라봐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어른이 된다는 건 정말 뭘까?'

참 익숙한 말인데도 막상 정의를 내리려니 선뜻 좋은 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편안하면서도 생각할 여백을 남겨주는 표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야기는 철저히 아이의 시선에서 어른이라는 존재를 바라봅니다. 어른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늘 씩씩해야 하는지,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존재인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죠.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으로 품어봤을 법한 생각들이 조곤조곤 펼쳐집니다.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어른에 대한 정답을 억지로 쥐여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른은 이런 존재야." 하고 딱 잘라 결론을 내리기보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따라가며 스스로 마음속 답을 찾아가게 이끌어 줍니다. 그래서인지 책장을 넘길수록 아이들뿐 아니라 이미 어른이 된 저 역시 가만히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무서운 것도 하나 없고, 뭐든 척척 잘해내는 슈퍼맨 같은 사람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어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사소한 일에 밤새 고민하고 실수도 하며, 때로는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가 간절한 날도 있습니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건 완벽해지는 일이 아니라, 나의 부족한 모습까지 담담하게 인정하면서 조금씩 배우고 책임지는 마음을 키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림체도 참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과하게 화려하지 않고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그려져 있거든요. 인물들의 작은 표정 하나, 장면 하나를 들여다보다 보면 그 안에 담긴 미묘한 마음까지 자연스럽게 읽어내는 재미가 있습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가도 막상 어른이 되는 건 싫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그 복잡 미묘한 심리를 참 따뜻하게 잘 담아낸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아이들과 직접 수업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읽는 동안 여러 활동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은 어떤 사람일까?"

"나는 나중에 어떤 어른이 되고 싶어?"

"지금의 나와 어른이 된 나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뭘까?"

이런 열린 질문들만 가볍게 던져주어도 아이들에게서 정말 다양하고 반짝이는 생각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습니다.

독후활동으로는 보통 자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미래의 나에게 편지 쓰기'를 해봐도 좋을 것 같고, '내가 상상하는 어른의 모습 그려보기' 활동도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가끔 예상치 못한 말 한마디를 툭 던져서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하곤 하잖아요. 수업을 준비하면서 벌써부터 아이들이 들려줄 이야기가 무척 기대됩니다.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것만으로도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될 테니까요.

그림책은 짧지만 오래 남는 힘이 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는 정답을 뚝딱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속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책에 가까웠습니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한 가지 질문이 계속 마음에 잔잔하게 남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추천 이유 : 아이와 어른이 나란히 앉아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따뜻한 질문 같은 그림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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