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ㅣ 초등학생 질문 그림책
채인선 지음, 이석구 그림 / 미세기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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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그림책을 읽다 보면 가끔 예상치 못한 질문과 마주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른은 언제 되는 거예요?"

"키가 엄청 크면 어른이에요?"

"어른은 아무것도 안 무서워해요?"

아이들의 이런 순수한 질문을 들으면, 언뜻 쉬워 보여도 생각보다 깊은 울림이 있어서, 막상 제대로 대답해 주려고 하면 생각보다 말문이 턱 막히곤 합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가장 설명하기 어려우니까요.

이번에 만난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 역시 그런 호기심에서 시작되는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채인선 작가님은 제가 평소에도 참 좋아하는 분이라 펼치기 전부터 은근히 기대가 되었습니다. 늘 아이들의 마음을 참 따뜻하고 세심하게 바라봐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어른이 된다는 건 정말 뭘까?'

참 익숙한 말인데도 막상 정의를 내리려니 선뜻 좋은 답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편안하면서도 생각할 여백을 남겨주는 표지를 보며 자연스럽게 책장을 넘겼습니다.

이야기는 철저히 아이의 시선에서 어른이라는 존재를 바라봅니다. 어른은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사람인지, 늘 씩씩해야 하는지, 모든 걸 다 알고 있는 존재인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죠.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음속으로 품어봤을 법한 생각들이 조곤조곤 펼쳐집니다.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점은 어른에 대한 정답을 억지로 쥐여주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른은 이런 존재야." 하고 딱 잘라 결론을 내리기보다, 한 장면 한 장면을 따라가며 스스로 마음속 답을 찾아가게 이끌어 줍니다. 그래서인지 책장을 넘길수록 아이들뿐 아니라 이미 어른이 된 저 역시 가만히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도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무서운 것도 하나 없고, 뭐든 척척 잘해내는 슈퍼맨 같은 사람이 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어른이 되어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사소한 일에 밤새 고민하고 실수도 하며, 때로는 누군가의 따뜻한 위로가 간절한 날도 있습니다.

어쩌면 어른이 된다는 건 완벽해지는 일이 아니라, 나의 부족한 모습까지 담담하게 인정하면서 조금씩 배우고 책임지는 마음을 키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림체도 참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과하게 화려하지 않고 이야기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차분하게 그려져 있거든요. 인물들의 작은 표정 하나, 장면 하나를 들여다보다 보면 그 안에 담긴 미묘한 마음까지 자연스럽게 읽어내는 재미가 있습니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가도 막상 어른이 되는 건 싫다고 말하는 아이들의 그 복잡 미묘한 심리를 참 따뜻하게 잘 담아낸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아이들과 직접 수업을 해보지는 못했지만, 읽는 동안 여러 활동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스쳐 지나갔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은 어떤 사람일까?"

"나는 나중에 어떤 어른이 되고 싶어?"

"지금의 나와 어른이 된 나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뭘까?"

이런 열린 질문들만 가볍게 던져주어도 아이들에게서 정말 다양하고 반짝이는 생각들이 쏟아져 나올 것 같습니다.

독후활동으로는 보통 자주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미래의 나에게 편지 쓰기'를 해봐도 좋을 것 같고, '내가 상상하는 어른의 모습 그려보기' 활동도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가끔 예상치 못한 말 한마디를 툭 던져서 어른들을 깜짝 놀라게 하곤 하잖아요. 수업을 준비하면서 벌써부터 아이들이 들려줄 이야기가 무척 기대됩니다. 정답을 맞히는 것보다 서로의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는 것만으로도 정말 소중한 시간이 될 테니까요.

그림책은 짧지만 오래 남는 힘이 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뭘까?》는 정답을 뚝딱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각자의 마음속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책에 가까웠습니다.

책을 덮고 난 뒤에도 한 가지 질문이 계속 마음에 잔잔하게 남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추천 이유 : 아이와 어른이 나란히 앉아 서로의 생각과 마음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따뜻한 질문 같은 그림책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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