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솔이의 비밀 ㅣ 북극곰 꿈나무 그림책 134
하이진 지음 / 북극곰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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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것들의 마음은 어떨까? 그림책 『솔솔이의 비밀』

책을 펼치기 전, 표지 앞에서 잠깐 눈이 머물렀습니다. 동그란 눈을 반짝이며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는 칫솔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거든요. 아이들과 이 책을 처음 만난다면 아마 이런 반응이 제일 먼저 나오지 않을까 싶어요.

"어? 얘 칫솔이잖아!"

어른들은 무심코 지나치는 그림 속 힌트를 아이들은 잘 찾아냅니다. 글보다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림 속 표정 하나에도 금세 자기만의 이야기를 붙여 나가더군요. 그림책의 재미도 이런 순간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솔솔이의 비밀』의 주인공은 단 한 번 쓰인 뒤 버려진 칫솔 '솔솔이'입니다. "이제 난 필요 없는 존재가 된 걸까?" 하는 씁쓸한 마음을 안은 채 솔솔이는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비누 '미끌이', 면도기 '까칠이'처럼 이름만 들어도 성격이 딱 떠오르는 친구들이 등장하는데요. 표정도 하나하나 살아 있어서 읽는 내내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났습니다. 아이들은 벌써 "비누는 엄청 덤벙거릴 것 같아!", "면도기는 백퍼 성격이 까칠할걸?" 하며 자기들끼리 이야기하느라 바빠질 것 같습니다.

솔솔이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문득 우리 집 욕실도 한 번 둘러보게 됐습니다. 칫솔, 치실, 일회용 면봉, 화장솜처럼 너무 익숙해서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던 물건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고요. 쓰고 나면 금세 손에서 떠나는 것들도 꽤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일회용품은 잠깐 편리하게 쓰고 금방 손에서 떠나지만, 버려진 뒤에는 우리 곁에 훨씬 더 긴 시간 남아있습니다. 아이들은 종종 "쓰레기차가 가져가면 끝나는 거 아니에요?"라고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그 뒤 이야기를 한 번쯤 떠올려 보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이 좋았던 건 환경 이야기를 어렵게 끌고 가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환경을 지켜야 해!" 하고 앞에서 이야기하기보다 먼저 솔솔이 마음을 따라가게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우리가 쓰고 버리는 물건들은 어디로 갈까?"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하게 됩니다.

신기하게도 물건 이야기로 시작했는데, 읽다 보면 사람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순간도 있었습니다. 우리도 살다 보면 가끔은 내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처럼 느껴지는 날이 있으니까요.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이런 대목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툭 나올 것 같았습니다.

"선생님, 솔솔이는 버려져서 마음이 많이 속상했을 것 같아요."

짧은 한마디지만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훨씬 더 세심하게 바라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솔솔이의 비밀』은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를 앞세우기보다, 너무 익숙해서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물건 하나를 버릴 때도 잠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아이와 함께 읽으며 환경 이야기부터 물건의 가치, 그리고 내 마음 이야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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