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맞는 죽음
한스 팔라다 지음, 염정용 옮김 / 로그아웃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홀로 맞는 죽음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다.역사는 되풀이 되어지는 물레방아의 모습이다.지나간 과거는 전쟁의 얼룩으로 우리들의 뇌리에서 하나 둘 사라져간다.함펠 부부의 나치 저항 활동에 관한 소송 기록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독일 국내에서 나치체제를 비판한 최초의 책으로 기록되어 있다.한스 팔라다는 삶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압박감에서 오는 각 인물들의 갈등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당시와는 다른,그러나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이 시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도 어떤 삶을 선택하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암울하고 고통스런 나치 시대를 몸소 겪어온 한스 팔라다는 2차 세계대전 중의 베를린 시민들의 초상을 진정성 있고 생생하게, 집요한 열정을 가지고 그려나간다.
크방엘 부부의 외아들의 전사 통지서가 전달되면서 이 이야기는 시작된다.



개인적인 삶을 살아온 크방엘은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나치에 대한 목숨을 건 저항을 결심하고 히틀러를 타도하기 위한 엽서를 몰래 뿌리기 시작한다.흔들리는 가치관은 누구에게나 있다.그러나 전쟁이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위한 투쟁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본능이다.나치 체제에 순응하며 살아오던 그들에게 외아들의 죽음은 가치관을 바꾸는 놀라운 전환점이 되었다.



소설형식을 띤 실화를 저자 한스 팔라다는 내면의 깊은 감정을 숨김없이 잘 표현한다.삶과 죽음을 같이 공존하는 시대에 전쟁의 참상을 함께 보여주는 소설의 백미는 흥미를 더한다.출처를 알수없는 엽서가 떠돌면서 게쉐타포의 타도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이를 잡기위해 에셔리히 경감은 심한 압박을 상부로 부터 받는다. 베를린 시민들의 모습을 작가는 생생하게 인물들의 갈등을 자세하게 그려 나간다.



그이는 나를 항상 데리고 다니지는 않을 거야! 오늘 아침에 이미 눈치챘어. 내가 따라 나서는 것부터가 못마땅한 눈치였어.그이는 혼자 갈 것이고, 혼자 엽서를 몰래 놓아둘 것이고, 거기서 곧바로 공장으로 출근할 것이고 어쩌면 다시는 공장에 출근하지 못할지도 몰라!



그런데 나는 집에 가만히 앉아 불안해하며 기다리겠지. 이 불안은 끝이 없을 거라는 느낌이 들어. 결코 거기에 익숙해지지 못할 거야. 저기 남편이 오는군! 마침내! 아니, 그이가 아니야. 이번에도 아니야! 어서 뒤쫓아 가봐야겠어.그이가 아무리 화를 낸다 해도! 무슨 사단이 벌어진 것이 틀림없어. 떠난 지 분명 15분이나 지났고, 그 일은 절대 이토록 오래 걸리지는 않을 거야!



이제 그이를 찾아 나서야겠어! 인간성까지 망가뜨리는 정치체제와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통찰을 보여준다. 그는 또한 극악한 나치체제 아래서 각 인물들이 선택한 고위 정치가들의 행태, 게슈타포 내부의 암투, 당 간부들과 나치 친위대의 횡포,염탐,밀고,갈취,불신과 같은 소시민들의 일상적 삶에 관한 에피소드들이 얽히고 설켜 당시의 시대상을 생생하고도 흥미진진하게 전해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