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 열린 감옥
이선비 지음 / 아우룸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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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큰아이가 지나간 사진을 보며 하는 말이 ''아빠! 아빠도 이럴 때가 있었어?'' 사진속에는 직원들 여러명과 찍은 사진이 몇장 있었다.버린다고 했는데 아직 남아 있었던 모양이다.아이들은 모르지만 IMF를 겪으면서 공장이 문을 닫게되고 직원들은 뿔뿔이 흩어졌다.우리 아이들에게는 이런 아픔을 주지않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누구는 금수저니 은수저니 흙수저니 하지만 과거에 살지않는 이상 그런 말은 필요가 없다.자식들이 알아 달라고 한적은 결코 없다.이 책을 펴는 순간 이건 나의 이야기같은 동질감을 느끼는 것을 감출 수는 없다.아버지 진국은 정말 열심히 일했다.죽을 힘을 다해 가족을 부양했지만 돌아오는 건 원망뿐이다.물론 밖으로 돌다보면 아버지의 존재감은 상실되고 잊혀져가는 희미한 그림자처럼 느껴진다. 

 

엄마는 자식들을 다독이고 아들은 아버지가 원망스럽기까지한다.늘 짜증내는 딸,철없는 아이들의 아빠는 기댈 곳이 없다.그리고 찾아온 뇌경색 몸에 마비가 오고 불편한 몸은 식구들에게 짐이되고 설상가상 엄마 선심은 사기를 당하고 사채 빚에 서울로 돈을 벌로 떠난다.빚과 딸의 학원비를 충당하지만 여전히 불평이고 아들 찬은 역사 교사이나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숨기고 살아간다.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의 불편함 서로를 챙겨주지 못함의 미안함과 표현하지 못하는 감정의 골은 깊어지고 가족간의 화목한 사랑은 어디로 갔는지 이 책을 읽는내내 마음이 아려온다.어쩌다 괴로움에 술을 의지해보는 진국과 소 닭 쳐다 보듯 하는 아들,그들이 풀어가는 한 집에 살면서 서로를 이해 못하는 현실 가정을 보는듯 하다. 

 

이 소설같은 이야기가 실제라면 등이 휘어지도록 열심히 일을 했지만 결국 돌아오는 것은 무엇? 인지 울고싶지만 마음놓고 울지 못하는 가장의 무거운 어깨를 누가 토닥거려 주나! 반지하 방은 무슨 가난의 전유물인가! 낡고 찢어진 지갑, 부디 가족이 화목하기를 문이 열린 감옥속으로 들어가는 진국을 만나 소주잔을 함께 기울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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