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 푸른숲 징검다리 클래식 41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박형규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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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의 교과서'

안톤 체호프를 떠올리면 자동으로 따라오는 수식어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 주신게 대학시절 소설론 교수님이셨던 것 같은데 정확하지는 않네요 ㅎㅎㅎㅎㅎ

그렇게 수식어로만 들어오던 체호프지만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마침 청소년용으로 편집되어 나온 단편집이라 부담없이 잡아보았습니다

책 뒤의 해설에 먼저 눈이 가네요

"흔들리는 인간 군상을 통해 삶과 시대를 그려 내다"

체호프가 그려내던 시대는 어떤 시대였을까요

19세기 후반...

세계사적으로도 어마어마한 변화들이 몰아치던 시대지만 러시아 국내에서도 태풍의 조집이 일어나던 시기네요

변화의 작은 조짐들이 등장인물들의 대사에 묻어 있네요

책은 모두 일곱편의 단편을 담고 있어요

첫편 카멜레온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인간의 얼굴을 선명하게 보여주네요

해설에서는 이 작품을 <꺼삐딴 리>에 비견하더라구요

오추멜로프 경감은 우스운 동시에 슬픈(?) 생각을 몰고오게 하는 인물이기도 하네요

쓴웃음을 불러온달까요

두번째 작품 우수

왠지 이 작품을 읽으며 저는 <운수 좋은 날>을 떠올리게 되네요

내용은 다른 이야기지만 하층민의 비극을 보여주는 점에서 궤를 같이 한달까요

세번째 작품은 사랑에 대하여

몰락 지주인 주인공의 일상에 해일처럼 들이친 사랑

하지만 현실에 발목을 잡혀 그 사랑은 속절없이 떠나보내게 되네요

사랑이라고 이름붙이지만 다른 각도로는 불륜이기도 해요

네번재 작품 사랑스러운 여인에서도 이런 모습은 어김없이 보여요

사랑을 하지 않고는 살아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여인

그 사랑이 결혼이라는 제도 안으로 편입되기도 하지만 불륜으로 머물기도 하는 모습들

그 시대의 지식인들에게 사랑과 결혼은 동의어가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청소년 대상 도서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부분을 한번 더 짚어줄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는 해요 ^^;;

다섯번째 작품은 표제작이기도 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이네요

역시나 각자 가정이 있는 남녀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자신들의 처지를 돌아보고고민하게 되는

그들의 결론은 어디로 갈까요

작가는 답을 주지 않아요

여섯번째 작품은 개인적으로 가장 생각할 거리가 많았던 작품이네요

다락방이 있는 집

리디야와 제냐라는 두 자매 그리고 그들의 어머니

세 여인이 보여주는 삶의 다른 모습들이 저마다 해석의 여지를 남긴달까요

마지막 작품은 약혼녀

해설에서는 가장 '진취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는 주인공이네요

이광수의 <무정>마무리가 불현듯 오버랩되기도 하네요

시대가 왜 이런 군상들을 만들어 낼 수 밖에 없었는지, <약혼녀>에서 사샤가 비판하던 주인공의 가족들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는지

시대상과 연계해서 풀어보며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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