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릇노릇 딴생각을 구웠어 - 문학동네동시집 100 기념 동시집 문학동네 동시집 100
강기원 외 67인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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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동심이 동심에게 : 100이라는 마침표, 다시 시작될 너그러움

8살 딸아이는 아직도

100이 세상에서 가장 큰 숫자라고 믿는다.

"백 밤만 자면?", "백 개 모으면!",

"백 번 연습하면 안 되는 게 없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웃으면서도

가슴이 찌르르 해진다.

100번 해도 안 되는 게 있다는 걸

너무 잘 아는 어른이니까.

이준관 시인은 그랬다.

나비는 꽃밭을 날아다니기 위해

날개를 백 번 넘게 접었다 폈다 해보고서야

드디어 사뿐히 날게 된 것이라고.

때로는 너그러움도 필요하다.

변은경 시인의 시 속 아이들처럼,

목구멍까지 차오른 속상한 마음을

'꿀꺽' 삼키고 어색하게나마

웃어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

하지만 길을 잃었을 땐 어쩌나.

임희진 시인은 말끔하게 차려입은 사람 말고,

슬리퍼에 추리닝 차림인 사람에게

길을 물으라고 한다.

진짜 그 동네 사람은 그런 모습이니까.

'헤맬수록 그 동네에 빠삭해지는 법이다.'

수없이 길을 잃고 넘어져 본 사람만이,

지금 헤매고 있을 아이들에게

가장 다정한 길 안내자가 되어줄 수 있다.

시인들이 그렇듯.

산책길에 추리닝과 슬리퍼를 신은

나를 보며 딸이 말했다.

"엄마에게 물어보면 되겠네? 동.네.사.람!"

그랬다.

100번 넘어지고도 101번째를 위해

또 무릎을 털고 일어나는 것.

내가 먼저 헤매며 익혀온 이 동네의 길들,

나의 동심을 너에게 기꺼이 건네주는 것.

그것이 대를 이어 흐르는 동시의 마음이다.

문학동네 100번째 동시집

《노릇노릇 딴생각을 구웠어》는

어른이 오래도록 품어온

보드라운 마음을 아이에게 조용히 건네는 책.


그동안 동시집 시리즈를 함께 해 온

일흔한 분의 시인이 100권을 기념한

68편의 새 작품이 실려 있다.


할머니에서 엄마로,

다시 아이에게로 흐르는 이 시집은

길을 잃고 서성이는 어른에게도

와닿는 다정한 다독임이었다.

100바퀴를 굴러도 동심은 마모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노릇노릇하고 단단해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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