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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맨 - 뉴욕의 컨설턴트에서 시골 우체부로, 길 위에서 찾은 인생의 진짜 목적지
스티븐 스타링 그랜트 지음, 정혜윤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가제본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50대. 암 선고. 실직.
그리고 인생 2회차 시골 우체부.
진짜! 거짓말!
이게 다 실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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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예능 보듯 빠져들다가 어느 순간
후회와 깊은 감동이 조용히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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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으로 고군분투하는
남편의 모습이 겹쳐 보이고,
곳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가족들의 얼굴도 떠오른다.
매일 마주치는 택배기사님의
뒷모습이기도 하다.
먼 미국 시골 우체부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내 주변의 이야기이기에, 이 책은
더 깊이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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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도 병을 숨긴 채 시작한
시골 우체부 생활. 버텨내는 가장의 마음이
입 밖으로 툭툭 터져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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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게 못 해먹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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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쓰리잡이 일상이 된 시대.
쌓아온 타이틀이 한줌 모래처럼 사라질 때,
나는 무엇으로 나를 설명할 수 있을까.
그랜트의 이야기가 뼈를 때리는 건 너무나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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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최악의 상황에 가봐야
그 평범한 날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안다.
엘리트 코스에서 암환자인 채 시골 우체부로
추락한 자리에서 일이 서툰 사람을 짓밟던
자신과 마주하는 것.
그게 이 책이 주는 가장 뜨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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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길게 이어지는 동안
사람들은 SNS에 제빵과 뜨개질 등
고요한 혼자만의 시간을 올렸다.
고상한 취미에 이면을 감춘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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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매일 문 앞에 놓은 소포 안에는
고독을 달래줄 물건들과 감추고 싶었던
욕망들이 가득했다. 그 온도 차가 팬데믹 속
사람들의 진짜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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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용돌이 속에서 그는 사람과 사람을
잇는 통로가 됐다. 폭주하는 아마존 물량을
거부할 권리조차 없는 미국 우정국.
유쾌한 문체 뒤에 미국 사회를 향한 묵직한
비평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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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다는 둥. 조립까지 하라는 둥,
사람들은 그에게 거침없이 불쾌감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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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다 보면 다른 집으로 잘못 배달된 택배,
쏟아진 채 도착한 음식도 떠오른다.
타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은
이토록 어려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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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연결된 삶을 살고 있다.
인지하지 못한 채, 심지어 거부하면서.
그에게 함부로 굴었던 고객도 어딘가에서
누군가에게 서비스를 파는 생산자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다.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추락해
몸으로 체득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
소설보다 더 다이나믹한 실화 에세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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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이라 일부만 읽었지만,
그 너머에 담길 이야기들이 벌써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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