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하다 앤솔러지 1
김유담 외 지음 / 열린책들 / 2025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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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난 오래된 것들을 사랑해. 촌스럽지만 
따뜻한 순간들이 내겐 소중하거든 ❞


걷고, 묻고, 보고, 듣고, 안으며 동사 <하다>를 주제로 25명의
소설가가 함께한 단편소설집.

📚첫 번째 이야기 <걷다>

다섯 명의 작가가 '걷다'라는 공통된 주제로 한 이야기들 속에서,
무수한 산책길에서의 내 감정을 마주했다.

걷는다는 것은
주변의 소음을 음소거하는 일 같다.

특히 성해나 작가의 「후보(後步)」가
가슴을 쿵! 하고 내려앉게 했다.

📖38년간 한 자리를 지켜오며 철물점을 운영하는 근성. 🔧
퇴행성 관절염으로 뒤로 걷기를 권유 받는다.

다들 앞서 걷는데 홀로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
하지만 결국 그는 몸을 틀어 앞으로 걷기 시작한다.


❝ 
근성은 천천히 몸을 틀어 앞으로 걷는다.
처음에는 주춤대다 조금 속도를 낸다.
오랜 벗들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결코 
뒤돌아보지 않고.

여기까지면 족해.
되뇌며 근성은 뚜벅뚜벅 앞을 향해 걷는다.
잊고 싶지 않은 기억의 한 조각만 남긴 채.

  • 오래된 음악
  • 오래된 사람
  • 오래된 취향
  • 오래된 물건들


모든 시간이 늙음으로 흐르지만
걷기란 다시 살고 싶음이다.


맨발로 걷는 사람,
무덤가를 도는 사람,
유령개와 산책하는 사람...
모두 살아있음의 행위다.


어쩌면 걷기는 치유와 동의어가 아닐까.
자신의 우울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도 걷기니까.


단편 소설이 재미없다고 느끼던 나에게
그 편견을 깨준 고마운 책✨
몇 년째 산책하며 느꼈던 그 모든 감정들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 책을 통해 임선우 작가님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유령 개 산책하기>도 참 좋았다.
모든 이야기가 하나하나 버릴 것 없이 
가슴에 남는다.

🍁짧디 짧은 가을이야. 
밖으로 나와 마음도 걸어볼까.



📝 문장수집

다. 살려고. 기를 쓰고. 걷고. 뛰는 거예요.
죽으려고. 아니고. 살려고. 죽겠으니까. 
살려고. (P.111)

산책을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 알아요?
흩어질 산, 꾀 책.
산책이라는 게 흩어지는 거구나.
꾀를 내어 흩어지는 일.
흩어지기 위해 꾀를 내는 일.(P.178)


오랜 시간 햇볕을 쬐게 하자.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게 하고,
사랑이 담긴 눈길들과 마주치게 하자.
때로는 동네 길고양이들에게 쫓기게 하자.
공으로 변할 만큼 기쁘게 만들어 주자.
하지가 원하는 길을 하지가 계속해서
걸을 수 있도록.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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