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떠나는 수밖에 - 여행가 김남희가 길 위에서 알게 된 것들
김남희 지음 / 수오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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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름다운 건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었다❞


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이 책을 보고 비로소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마흔살이 넘도록 나를 위한 여행, 생각하는 
여행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억지로 끌려가는 여행의 불편함, 동행자와의 
트러블 등 나의 오래된 단정한 생각들을 깨부수며 
조금씩 여행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여행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내게 
김남희의 이야기가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는 
대단히 멋들어진 여행기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23년 차 김남희 여행작가의 4년 만의 신작
<일단 떠나는 수밖에>

코로나 시국에 여행길이 막힌 가운데서도 
에어비앤비 호스트, 방과 후 산책단의 리더, 
N잡러로 여행을 이어간다. 어머니를 여읜 
고통 속에서도 다시 길 위에서 서야만 했던 
자신에 대한 빼곡한 기록이 담겨 있다. 
 

낯선 이들과의 동행은 베테랑 여행가에게도
녹록지 않은 시간이었다. 타인을 이해하는
소중한 경험으로 꼽는다. 


그녀의 시선은 항상 가장 낮은 곳으로 향한다.
장애인, 어린이, 노인, 여성, 성소수자, 이주 노동자 등
 본능적으로 내 마음이 가닿는 존재들이다.


걷고 걸으며 자신을 발견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
끝없이 걸으며 마주하는 자신 안의 물음과 고통을 견디는 법, 
지구의 모든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한다.



나의 일상과 가장 먼 낯선 곳으로의 여행.
김남희가 만난 사람들은 밝은 웃음 뒤에 
감수해야 하는 고통과 인내를 간직하고 있다.

고통에 대응하는 능력이 강할수록 
행복의 절대치가 높다고 한다. 

보람 있는 노동을 하며 
이웃과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삶,
자연과 격리되지 않은 채 느리지만 
불편한 삶이 주는 행복
하지만, 그들은 행복하다고 말한다.



조금의 불편함도 허용하지 않는 편리한 삶 속에
더 낮은 곳을 발견할 때면 늘 숙연해지곤 한다. 
방구석 여행가는 독서를 통해 좀 더 다정해지려
한다.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지구에게도.

그리고 진짜 나를 만나는 여행을 꿈꾼다.



<문장 수집>

끝내 살아내는 모든 생명에게 측은지심이 생겨났다.
밖을 떠도는 삶이 내게 간절한 것이듯, 안에서 버티는 
삶도 어떤 이에게는 애달프도록 절실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어떤 길을 선택하든 모든 삶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도.
큰 꿈이 사라진 후에야 작고 사소한 것들을 끌어안고
견디는 삶에도 시선이 갔다.
(p.102)


나는 사회적 약자로 삶을 시작해서 사회적 약자의 삶을 마감하게 될 것이다.
(P.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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