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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 공원에서 만나 ㅣ 도넛문고 13
오미경 지음 / 다른 / 2025년 5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은 예쁜 표지에 반해 읽게 되었는데
내용까지도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문체에
반했다. 초여름 느낌이 물씬 느껴지는
소설이다.
사업에 실패한 수하네 가족은 허름한
빌라로 이사 오게 된다. 평수를 늘려
지은 집의 기다란 세모모양의 방은
수하의 방이다.
수하의 처지를 대변하는 듯
균열이 일 것처럼 방 안 가구들은
엉성하게 놓여있다. 답답한 수하는
세모 방을 나서서 집 앞 망 공원으로
향한다.
이 망 공원은 수하보다 훨씬 먼저 온
사람들을 위해 품을 내어주는 중이다.
망 공원의 진짜 이름은 희망 공원이다.
가려진 희망을 아직 수하는 보지 못했다.
주인공 수하를 비롯한 다양한 등장인물들은
가정불화와 친구문제, 편부모, 중년 우울증,
강박증, 거식증, 아토피 등
일상 속 우리가 하나쯤 안고 살아가는
저마다의 결핍을 이야기한다. 공원을
떠도는 하얀 고양이는 이들의 연결
다리가 되어주며 일상 속의 치유과
회복의 과정을 담고 있다.
소설 급류에 '휘파람새'가 있다면
망한 공원에는 '후투티'가 있다.
백수인 남자는 조부모 가족 남매에게
자연의 이모저모를 알려준다. 그중
하나가 귀여운 후투티라는 새다.
머리 깃털이 인디언 추장처럼 솟아올라
있어 '추장 새'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울 때 훗훗후하고 하고 울어 후투티라는
이름이 붙었다. 외모도 울음소리도
신비한 새를 알았다.
작가님의 경험담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는
시인이셨을까? 생각했을 정도로 비유법이
예쁘고 아프게 전해진다.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읽는 도중 청소년 소설인지 다시 확인해보기도
했다. 성인소설이라고 해도 너무나 손색없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공원을 소재로 이렇게 다양한 감정을
쓸 수 있다니, 공원 산책과 탐조를 즐기는
나에게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어린 시절의 시골의 기억을 책에 듬뿍
담아주시는 작가님의 다른 작품이
궁금해졌다.
돌아보니 자신의 삶은 자유를 잃은 삶이었다.
'나'라는 감옥 안에 자신을 가둔 채 살아왔다.
밖에서 절대로 열 수 없는 감옥.
열쇠를 쥔 사람은 자신뿐이야.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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