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시 수아레스, 기어를 바꾸다 - 2019년 뉴베리 대상 수상작 미래주니어노블 3
메그 메디나 지음, 이원경 옮김 / 밝은미래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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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정말 두툼한 책을 한권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볼 책이지만 사실 엄마가 궁금했던 책이에요.

미국 중학교에 입학한 라틴계 이민2세(라고 생각되는데요)인 주인공의

사춘기 이야기가 펼쳐지는 책이라는 설명도 흥미로웠지만

미국의 아이들은 사춘기에 어떨까하는 궁금증 또한 있었거든요.

아이가 이 책을 보면서 (아직은 사춘기가 오기 전이지만) 나만 그런게 아니라

내 나이의 아이들은 어느 나라건 어느 인종이건 비슷한 상황을 겪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읽어보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2019년 뉴베리 대상에 빛나는 책이에요.

뉴베리상은 해마다 미국 아동문학 발전에 가장 크게 이바지한 작가에게 주는 아동문학상이랍니다.

작가 메그 메디나는 2014년 CNN이 선정한 진취적인 미국 여성 10명에 뽑힌 쿠바계 미국 작가입니다.

작가의 이야기가 <머시 수아레스, 기어를 바꾸다>에 들어있지 않나 생각해보게 되네요.

 

 

 

주인공 머시는 미국 명문 사립학교에 입학한 아이랍니다.

전형적인 미국인들과 달리 머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에 조카들까지 삼 대가

한 데 모여서 살고 있어요.

이런 면은 한국의 전통문화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보았답니다.

사실 머시네 집은 풍족하지 않답니다. 머시가 명문 사립학교를 들어가게 된것도

아주 천운이었고 엄마는 머시가 주변의 일반 학교와 다른 사립학교에 가게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시지요. 하지만 머시는 자기와 다른 사립학교 아이들의 환경에

알게 모르게 기죽어 있답니다. 이 책을 읽으며 머시의 가정환경은 좋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머시가 열등감에 사로잡혀서 스스로의 자존감을 갉아먹거나

타인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밝고 긍정적인 아이라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물론 미국학교라고 해서 왕따같은 현상은 아예 없는것은 아니었어요.

머시도 그런 상황에 맞닦드리게 되었고 우울하고 속상해 했지만

그걸 잘 극복해나가는 과정과 모습을 보며 나라와 인종은 다르지만

상황은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답니다.

풍족하지 않은 오히려 다른 아이들과 확연히 다른 환경 속에서

기죽지 않고 당당하게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만든 책이었어요.

 

 

 

어쩌면 머시가 강단이 있는 성격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머시를 이해하고 지지했던

가족 덕분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그 중에서도 할아버지와의 유대관계는 상당히

머시에게 중요하답니다. 사실 머시가 학교 상황에서 빨리 헤어나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 하고 있던 할아버지의 병 때문이 아니었을까해요.

갑자기 자전거에서 떨어지고 머시의 이름을 헷갈려하는 등 종종 이상한 모습을

보였던 할아버지가 알츠하이머라는 기억을 잃어버리는 병에 걸린 것을 알고

머시는 정말 충격을 받습니다. 할아버지의 병도 충격적이지만 서로 비밀을 만들지 않는

머시네 가족들이 그 사실을 머시에게만 숨겼다는 것에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게 되지요.

할아버지의 부탁으로 머시에게 말하지 않은 가족들은 머시에게 사과하고

같이 위로하고 아파하며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가게 되면서

머시는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된답니다.

 

 

머시는 그토록 원하는 새 자전거를 받은 날 새벽 생각하게 된답니다.

지금 이대로 변하지 않을 순 없을까? 늘 그대로면 좋겠어.

하지만 늘 그대로라는 것은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이고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면 내가 원하는 것, 내 가족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사라져버린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늘 그대로라는' 것은 할아버지의 변화 만큼 슬픈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내년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그건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괜찮다. 무슨 일이든 헤쳐 나갈 수 있다.

조금 더 힘든 기어로 바뀔 뿐이다.

난 그저 크게 숨 한번 쉬고 힘차게 페달을 밟아 나가면 된다.

제목과 사진을 보고 처음에는 아이가 머시가 자전거 타는 내용이냐고

물었었는데, 머시가 인생이라는 삶이라는 자전거를 타고

다른 코스가 등장할때마다 거기에 맞추어 기어를 바꾸어 페달을

밟아가는 내용이네요.

이렇게 씩씩하게 기어를 힘차게 밟아 나갈 수 있는 것은

풍족하지는 않지만 서로에게 힘이되어 주는 가족들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사춘기가 다가오고 있는 아이에게 부모에게 권해보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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