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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 책읽기 두번째 이야기 - 읽고 정리하고 실천하기
안상헌 지음 / 북포스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 가을 독서관련 발표회장에 참석했을 때 독서에 대한 나름의 정의를 묻는 질문이 청중들에게까지 던져졌다. 그 질문에 대해서 그동안 나름 독서습관화에 몰입하고 있던 나의 정의는 이랬고, 답변의 기회가 주어져 마이크에 대고 이렇게 정의했다. “독서란 마음의 이력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라고 말이다. 내 정의에 대한 이유는 이랬다. 우리는 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사회의 경험은 시작되며, 그 경험들이 지나온 자취들은 소위 졸업 후 본격적인 사회진출을 위한 이력서에 남기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려서부터 읽었던 책을 통한 간접 경험들은 느낌과 감동을 통해서 마음속에 간직되고, 그러한 생각의 흔적은 마음의 이력으로 남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어린 시절 책읽기가 제대로 된 습관으로 굳어지지 않아 마음의 이력을 차곡차곡 쌓아가지 못했던 지난날의 반성과 새로운 자아의 발견을 위해 나는 지난 2년간 아마도 30여 년 동안의 미숙함을 덜어내려는 듯 독서에 몰입을 했다. 막연한 생각이었을지는 모르지만, 일단 독서를 통한 생산성은 계산에 넣지 않은 채 말이다. 그동안 읽은 책 중에는 물론 효과적인 독서를 위한 책들도 몇 권 들어있어, 독서를 통한 나의 작은 변화에 물고를 트는 조언자가 되어주기도 했다고 생각한다. 방안에 TV가 치워지고, 대중교통 이용을 의무화하기 위해 타고 다니던 자가용까지 처분하고, 술도 아닌데 숙성시키려는 듯 오래도록 처박아 두고는 때를 기다렸던 일기장에도 일상들과 느낌을 채워갔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런 나의 독서 열의를 주변사람들과도 나누고 싶은 생각에 오랜만에 친구를 만날 때나 생일파티 때는 읽으면서 큰 감동을 주거나,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선물하기도 한다. 왠지 처음엔 어색해 보일 수도 있지만, 평소에 책을 읽지 않던 사람이라도 책 선물에 대해서는 거부감보다는 오히려 다른 선물보다 의미 있게 받아들인다는 것 같았다.
이렇게 독서를 통한 생활의 작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책꽂이에 책이 늘어갈수록 때로는 책을 통해서 가장 궁극적으로 나를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은 계속되었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 또한 그저 머릿속에서 빙빙 돌고만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나름의 독서에 대한 허무감에 빠지고, 그러다보니 책을 한동안은 눈에서 멀리하게 되고, 그로인한 상실감은 더 마음의 부담으로까지 이어지는 듯한 감을 느꼈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모든 일에서 겪게 되는 성장통 이겠거니 하며 털어버리려 새롭게 마음을 가다듬지만, 뭔가 특별한 돌파구는 필요한 듯싶었다. 이러한 독서로 인한 불안감에서 오는 성장통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 또한 책속에 있음을 나는 발견한다. 바로 독서를 시작하며 계산에 넣지 않았던 생산성에 주목을 하는 것이다. 어떤 책이든 읽고 나면 그 흔적이 남았을 때 그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의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볼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철학책을 읽었다면 어떠한 사상이나 이론에 대해서 나름의 주관을 갖게 되었을 때, 이러한 주관을 자신의 일이든 생각에 투영시켜 보다 자아를 폭넓게 가꾸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보다 깊고 넓어진 자아를 발견하는 것이 역시 독서를 통한 생산성이라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생산적 책읽기 두 번째 이야기>을 통해서 전하는 저자가 경험한 독서에 대한 담론은 앞서 말한 미처 생산성을 고려하지 않고 시작된 독서로 인한 성장통을 털어버리고 보다 넓은 책안의 세상으로 이끌어 자아를 발견할 수 있게 만드는 마중물이 되어준다고 생각한다. 이번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특히 자신의 독서에 마스코트처럼 붙어있던 맹목적을 벗어 던지고, 세상에 넘쳐나는 책들 중에서 자신에 꼭 맞는 책을 고르는 안목과 더불어 보다 효과적인 독서방법을 통해 보다 독서가 우리의 인생에서 갖는 진정한 의미에 한걸음 다가설 수 있는 좌표를 그려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다.
두 번째 이야기는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 ‘오래 기억하고 정리하는 방법’, ‘실천하고 응용하는 방법’, ‘살아있는 지식을 위하여’ 라는 큰 제목 아래 말 그대로 독서의 가나다에서부터 직접 작가가 되어 볼 수 있는 과정까지 담고 있다 할 수 있다. 우리가 평소에 독서를 하면서 극복하지 못하고 머릿속으로 고민했던 것들에 대한 해결책뿐만 아니라 책을 통해 지식을 얻어 마음가짐을 바로 잡고, 크게는 세상을 바로 잡아가는 올바른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마인드를 담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 책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즐겼던 이들에게 보다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심미안을 마련해 준다고도 볼 수 있다.
이제는 앞으로 쏟아지는 수많은 책들에 주눅들 필요 없이 나름대로의 독서를 통해서 자신만의 안목을 키울 수 있겠다는 생산적 책읽기가 주는 자신감으로도 나의 독서는 또 한 걸음 발전했다는 생각이 든다. 모쪼록 저자의 바람대로 앞으로 많은 이들이 올바르게 지식을 다루고, 생산적 책읽기를 통해서 대한민국 안에서 책을 읽고 세상을 알고 사람과 소통하며 갈등을 생산적으로 만들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B(book)-Generation이 깊게 뿌리내려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다. 그 모습이 바로 독서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열매이자 선물이며, 희망의 열쇠가 될 거라 믿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