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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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정말 천사가 있을까? 때로는 내가 착한 일을 했거나 좋은 생각을 할 때면 혹시 내가 천사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볼 때도 있다. 하지만 결코 틀린 생각은 아니라는 것을 한비야 님 의 <그건 사랑이었네>를 읽으면서 깨달았다.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사람들은 누군가의 천사가 될 수도 있고, 때로는 악마도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이번 에세이 <그건 사랑이었네>에서 한비야 님 은 근 10년 동안 세계 곳곳의 구호현장을 누비며 사랑을 실천할 수 있었던 자신의 의지와 열정들의 원천이 되어 주는 것들에 대해 소소한 행복감을 담아 전해준다. 무엇보다 거대한 산을 움직이고, 바다를 가를듯한 기운은 작은 일들의 실천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듣다보며, 지금의 나는 남들에 비해서 너무도 뒤쳐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무기력을 훌렁 벗어 던질 수 있는 강한 모티브를 선물 받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지난 세월동안 자신을 지켜주었다 믿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보내준 관심과 격려에 이은 사랑이 담긴 기도들을 자신 안에만 두지 않고, 곧바로 자신이 받은 것의 두 배, 열 배, 백배로 키워 세상 속에 투영시켜가는 모습들은 이기주의로 어지럽고 혼란한 세상에 대한 밝은 희망의 빛을 볼 수 있게끔 해준다.

세계여행이나 한비야 님 처럼 어려운 나라들을 찾아다니며 구호활동을 하다보면 수없이 많은 문화적인 충돌도 경험하게 된다. 특히 끝없는 전쟁으로까지 치닫게 만드는 종교에 대한 선입견에 이은 갈등은 이미 그 도를 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모든 이념과 종교의 가장 커다란 실천의 뿌리는 사랑이 아니었던가! 그런 의미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와 종교를 좀 더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야말로 작은 사랑의 실천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더불어 해보게 된다. 특히 이러한 것들은 현재 한비야 님 이 추진하고 있는 세계시민을 키워가는 일의 튼튼한 밑바탕으로 자리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그건, 사랑이었네>를 통한 한비야 님 의 10년간의 행적을 통해서 변함없이 재해와 빈곤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그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며 마음으로라도 함께 하겠다는 사람들 역시 크게 늘고 있으며, 무엇보다 의식에 커다란 변화물결을 봤을 때,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끼게 된다.

지금 자신이 걷고 있는 길은 분명 자신만의 길이며, 오늘 행하는 모든 행동들은 자신의 과거라는 기록과 더불어 미래로의 연속선의 방향을 만들어 간다. 우리는 자신이 걸어갈 방향임에도 불구하고 타인의 생각이나 의견에 내맡길 때가 많다. 그것은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생각을 거친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나름의 방향을 구상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완성된 성공에 대한 조급한 생각이 집착을 낳기 때문이다. 모든 일에는 시작과 끝이 있기 마련이다. 강을 가로 지르는 수 백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다리도 흙 한줌과 시멘트 한 줌 그리고 물 한 바가지에서 비롯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비야 님께서 는 앞으로 보다 체계적이며 인도적인 세상 사람들로 하여금 지원을 이끌어 내서 활용하기 위한 공부를 시작하신다고 한다. 이 또한 나는 다시금 세상에 사랑과 희망이라는 거대한 다리를 놓기 위한 흙과 시멘트와 물을 한 줌씩 모으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공부가 마무리되어 볼 수 있을 어두운 세상의 그림자를 밝혀줄 사랑과 희망이 빛나는 다리를 생각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벅차오름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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