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를 일등으로 - 野神 김성근
김성근 지음, 박태옥 말꾸밈 / 자음과모음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어느 덧 올해의 프로야구도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과 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준우승이 가져 온 야구에 대한 관심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미 500만 명 관중을 돌파했다고 한다. 나 역시 취미생활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야구를 즐겨보는 편이다. 그래서 이제는 전문가 수준은 못되어도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에게 프로야구 8개 구단 각 팀의 플레이 색깔과 선수들의 면면에 대해서 설명해 줄 정도는 된다고 생각한다. 프로야구의 출범 때부터 프로야구 경기를 줄곧 지켜봤지만, 보는 야구에도 경륜이 더해지면 보다 재미있으면서 깊이 있게 관전하게 되는 것 같다. 플레이 하나하나를 예사롭게 보지 않게 된다. 가령 가끔 심판의 판정에 강하게 어필하기 위해서 감독이 직접 그라운드로 나오는 일도 경기에 크고 작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野神 김성근 감독의 야구정신이고 말할 수 있는 “一球二無” 즉, 손에서 한 번 떠난 공은 다시 불러들일 수 없다. 라는 의미를 가진 한 구절은 큰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동안은 나또한 야구를 스타플레이어의 화려한 플레이에 초점을 두고 관전했던 탓에 코칭스텝에 대한 관심도는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야구 중계화면에서 비추는 덕아웃의 풍경에서 달라진 것 중 하나는 바로 늘어난 코치들의 숫자다. 수석코치를 시작으로 투수, 타격, 수비, 주루코치, 여기에 전력 분석원 까지 그라운드의 선수들의 플레이 이전에 덕아웃에서의 두뇌플레이로부터 시작되는 전략싸움은 전쟁을 방불케 함이 사실이다. 물론 그 지략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감독이다. 언 듯 보아서는 그저 경기 내내 앉아서 조용히 경기를 조율하는 듯 보이지만, 감독의 성향에 따라서 차이는 있겠지만, 감독들끼리의 경기의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지략싸움에는 순간순간에 벌어지는 경기상황에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대처하는 순발력과 더불어 마치 바둑을 두는 듯한 신중함도 필요하다.

SK 김성근 감독, 프로야구 출범이후 여러 프로야구 팀의 감독을 역임하면서 눈과 귀에 익지만 소위 말하는 스타감독으로 거론되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김성근 감독은 소속팀 SK와이번스를 2년 연속 정규리그와 코리안 시리즈 정상에 올려놓으면 크게 주목받게 된다. 물론 그때부터 그가 펼치는 야구 스타일에 관심을 갖게 되고 호평과 혹평이 수없이 뒤따르게 된다. <野神 김성근, 꼴찌를 일등으로>은 주목받게 되면서 받게 된 호평과 혹평들에 대한 김성근 감독 자신이 내놓은 진솔한 답변이 아닐까 생각한다. 나 역시 사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 팀의 플레이스타일에 반목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는 김성근 감독과 작전에 이은 플레이 하나하나에 담겨있는 깊은 내면에 대한 객관적인 고찰보다는 기사화된 대중적인 생각도 크게 작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때부터는 어떠한 모습도 곱게 보일 리가 없다. 하지만 <野神 김성근, 꼴찌를 일등으로>을 통해서 김성근 감독의 지난 야구인생을 들여다봄으로써 무지함에서 비롯된 편견을 벗어던질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책의 말미에서 야구에 대한 철학과 사랑을 이렇게 얘기했다.
“언제든지 나는 야구를 할 것이다. 나는 완벽한 야구를 추구한다. 완벽한 야구는 무지개와 같다. 항상 손에 잡힐 듯만 할 뿐, 손에 잡히지 않는다. 완벽한 야구는 언제나 실패할 수밖에 없는 도전이다. 그래도 완벽한 야구를 추구하려고 도전한다. 실패하겠지만 또 도전한다, 죽을때까지. 그게 인생이다.” (p. 295)

이러한 야구 사랑과 도전정신이 오늘의 김성근 감독을 만들 수 있었고, 그를 통해서, 그와 함께 야구를 익히는 많은 선수들과 후배들에게 앞으로 크게 뻗어나갈 꿈과 희망을 향한 도전에 깊은 뿌리가 될 거라 생각된다. 더불어 그의 지난 야구인생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단지 운동선수를 발굴하고 키우는 지도자뿐만 아니라 어린 꿈나무들의 다양한 교육현장에서의 진정한 지도자의 역할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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