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 록밴드를 결성하다 - 사는 재미를 잃어버린 아저씨들의 문화 대반란
이현.홍은미 지음 / 글담출판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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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이 말은 꽤 오래된 SUV형 자동차 광고 카피의 문구이다. 나는 대한민국의 중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그동안 그저 앞만 보고 열심히 일하면 내달렸던 대한민국의 40,50대 중년남성들이여! 이제는 자신만의 삶의 멋을 찾아 떠나라!” 라고 말이다. 나 역시 어느덧 불과 몇 년 후면 40대로 접어든다. 부르기 좋은 말로 중년, 인생이란 마라톤 코스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반환점을 돈다는 것은 어쩌면 그동안 자신이 밟아온 길은 되돌아간다는 의미이도 하다. 왔던 길 돌아가는 것 그게 바로 인생이 아니던가. 하지만 돌아가는 길은 그래도 자신이 한 번쯤 밟고 지나 온 길이기에 처음 지나면서 겪었을 시행착오를 두 번, 세 번 반복하지 않게 되며, 그러면서 나름의 성숙된 자아와 더불어 인생의 의미 좀 더 완벽히 깨달아가는 게 아닐까? 그런데 왠지 돌아가는 발걸음이 처음 지날 때보다 무겁다. 반환점까지 무조건 앞만 보고 달린 탓에 돌아가는 길에 자신의 주변을 둘러봤을 때 선 듯 눈길이 머무는 것들이 그림의 떡처럼 느껴진다. ‘왕년의 혈기만 있다면 한 번 해보고 싶은데...’ 하는 마음은 있지만 20여 년 동안 자신을 가꾸는 일에 눈을 돌려 본 적이 드물었던 중년들은 그저 바라보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지난 날 가정과 직장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 던졌던 의지와 신념은 다 어디 갔던가? 무언가에 다시 빠져 그동안 접고만 살아왔던 자신의 삶과 인생에 대한 가치와 의미를 찾겠다고 도전한다면 가능할까? 이렇게 주저하는 사이에 또 머리 숱은 줄고 눈가와 이마에 주름은 늘어간다. 서룰러 삶의 무게로 축쳐져 진 채 돌고 있었던 체바퀴에서 나와 인생에 활기를 불어넣어 반환점을 돌아 삶의 종착역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향기로운 미소와 더불어 흥겨운 어깨춤을 만들어 보라. 특히 남성들에게 있어 나이를 불문하고 “도전”이란 단어는 큰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먿은 듯 잔잔했던 마음과 가슴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다.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다음주부터’ , ‘다음달부터’ 라며 미루고 있었던 남은 인생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취미에 도전을 해보자. 왕년에 한번쯤 악기를 만져봤거나, 노래에 소질이 있었다면 과감히 밴드에 도전장을 던져보고, 요즘 젊은이들과의 소통을 원한다면 관심있는 분야의 인터넷 카페에 가입하고, 개인 블로그를 꾸며보는 것도 좋다. 아니면 일단 굳어진 몸과 늘어진 뱃살을 줄여 볼 생각만으로 아침마다 배드민턴을 치는 것으로 변화의 물고를 터보는 것도 좋다.

그리고 책 <아저씨 록밴드를 결성하다>에서 전하는 여덟 명의 섹시한 아저씨들의 경험담에 귀를 기울여 본다면 더욱 자신감이 넘칠 거라 생각한다. 혹 책안에서는 비교적 성공한 중년의 인생의 권태탈출기를 다루고 있어, 취미활동도 시간과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 분명 시간도 필요하고 돈도 필요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투자된 시간과 돈의 가치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느낄 수 없는 인생의 색다른 성취감을 가져다 줄 수도 있고, 자신이 만들어가는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늘 빠져있던 주인공인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재발견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도 있기 때문에 시간과 금전적인 소비를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책의 두 번째 파트에서는 멋을 지닌 중년으로 가꾸는 옷과 음식과 화장품, 모발관리, 성형수술에 이르기까지 다루며 코치해 주고 있어 책 안에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 적어도 갖춰 입는 옷의 색깔과 헤어스타일에만 신경을 써도 남다른 멋을 발산시킬 수 있고, 멋을 지닌 중년으로 거듭날 수 있다.

세상이 변하면서 사람들이 생각하며 행동하는 문화와 가치 또한 변하기 마련이다. 물론 지나치게 외형적인 측면에 국한된 화려함으로 사람들 평가하는 것은 잘못된 풍조이긴 하지만, 작은 관심의 시작이 변화의 물고를 터줄 수 있듯이, 변화하는 세상의 다양한 문화와 트랜드에 부지런히 관심을 기울이고, 호기심을 키워간다면 결코 단절된 세대의 장벽에 가로막혀 초라하거나 쓸쓸한 중년을 보내진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인생의 궁핍과 풍요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요소는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과의 원활한 소통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소통을 열어가는 것은 물론 자기 자신의 말과 행동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때문에 끝없는 도전과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다양한 취미생활을 통해 자신을 가꿔나갈 때, 인생의 반환점을 돌아 황금기로 향하는 발걸음은 끝없이 가벼워 질 수 있다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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