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스타일 - 우리 시대 모든 프로페셔널의 롤모델
진희정 지음 / 토네이도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른 아침의 출근길, 조금은 덜 깬 정신을 추스르려 차창을 열어 들어오는 공기의 신선함 에 리듬을 심기 위해 라디오의 전원을 켠다. 경쾌한 음악과 함께 발랄하면서도 톡톡 튀는 DJ의 굿모닝 멘트는 지친 어제의 피곤함을 잊고 새 출발하듯 하루의 문을 상쾌하게 열어준다. 그리곤 돌려보는 또 다른 주파수, 언뜻 들으면 고요한 아침안개를 가르는 듯 한 낭랑한 기운이 느껴지지만 왠지 확신에 가득 찬 듯 하면서도 절제된 차분함의 아나운서 톤이 남아있는 목소리는 바로 손석희의 목소리다. 차를 갖고 출근하는 길엔 손석희의 목소리가 아침신문을 대신한다. 이렇게 어제오늘의 주요뉴스정리와 함께 이슈가 되는 뉴스에 관련된 인터뷰이와 나누는 인터뷰를 듣고 나면 아침에 만나는 이와 나눌 수 있는 화제거리를 머릿속에 담을 수 있다. 무엇보다 매일 매일의 새로운 인물들과 나누는 인터뷰 내용은 그동안 <100분토론>의 진행경험으로 축적된 패널들을 의견을 조절능력과 새로운 의견을 이끌어내는 그만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라디오를 듣고 있는 대중들로 하여금 돌아가는 세상사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과 시선 이끌어낸다..

그리고 목요일 늦은 밤 역시 최근 국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슈를 놓고 상반된 의견이 오고가는 토론이 열리는 이곳에서도 마치 포청천과 같은 판결자로서의 역할은 아니지만, 한 가지 견해를 가지고 갈라선 양 진영의 중심에서 서로의 의견 조율과 추가 질문을 통한 또 다른 문제제기, 때론 지나친 대립선상의 중재자 역할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보다 객관적인 사실판단을 위한 밑그림을 제시해 주는 이 또한 바로 손석희다. 한때는 토론을 지켜보며 지나치게 패널들을 몰아세우듯 한 인상과 더불어 의견 표현에 있어 다소 차갑게 느껴져, 파워풀한 진행은 좋지만 방송인이 줄 수 있는 친근감은 포기한 듯 느꼈다. 하지만, 그러한 느낌은 토론이 진행되는 100분을 지켜보며 나 스스로 나름의 어떠한 견해에 대한 가치적 판단 머릿속에 그림으로써 사라지게 되고, 오히려 손석희의 독특한 그 만의 스타일 속에 매료된다.

<손석희 스타일>에서 분석되고, 정리된 스타일은 분명 그동안 방송을 통해서 우리가 보고 듣고 느꼈던 손석희에 대한 객관화된 모습들의 정리라고 볼 숭 있다. 책속에서 필자가 말했듯 많은 대중들이 주시하고 있는 한 인물의 스타일 분석이 우리에게 필요한 이유는 그동안 단지 피상적으로 좋아했던 인물에 대한 객관화된 스타일을 통해서 그 인물의 존재적인 가치를 도출하고, 이를 또 나름 자신의 스타일을 구축하는데 벤치마킹의 기회로 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한다.

필자는 방송작가다운 글터치로 손석희 하면 떠올릴 수 있는 27가지의 키워드로 일단 정리하고, 각각의 키워드에 추가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인물들의 예시를 통해서 보다 쉬운 접근을 유도한다. 이러한 접근은 바로 한 사회의 대중으로서, 한 조직의 구성원이자 때로는 리더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기 위해 필요한 덕목들에도 한 발짝 다가서게 한다. 대중들의 눈과 귀에서 손석희를 빛나게 하는 27가지의 스타일 분석 키워드 중 내가 가장 무게중심에 둔 것은 “변화하는 패러다임”이다. 지금은 방송인으로서의 신분뿐만 아니라, 대학의 강단에서 또한 지성인의 양성을 위한 지식 전달자로서의 손석희가, 손석희의 스타일이 시청취자로 하여금 주목하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시대의 변화에 역행하지 않으려 끊임없이 새로움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새로움을 추구하는 열정과 변화의 노력들은 그 누구도 흉내 내기 힘든 그만의 스타일을 완성시켜가고, 우리는 그를 주목하며, 또 그의 말과 행동을 따라함으로써, 이 시대의 성공 롤모델로써까지 마음속에 자리하게 하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서는 영웅을 절실히 원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이끌어왔던 리더들은 수없이 많았지만, 우리들의 마음에 보편적인 세상의 아름다움을 심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쉬운 생각 같지만, 그 보편적인 세상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고, 보여주기 위해서 그 누군가는 먼저 깨어있는 삶을 살아가야한다. 먼저 행동하는 삶을 살아가야한다. 먼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하고, 등을 두드리며 가슴으로 소통을 이끌어 가야한다. 이렇듯 맘속에서 꺼져가는 작은 희망의 불씨에 신선한 입김을 불어넣어 줄 가슴 따뜻한 영웅을 우리는 찾고 있다. <손석희 스타일>은 바로 이러한 영웅을 자신의 마음속에 키울 수 있는 작은 공간을 열어주며, 그 공간은 또한 자신의 존재적인 가치를 키우고 넓혀 갈 수 있는 스타일의 장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