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경영학 부키 경제.경영 라이브러리 2
제프 앵거스 지음, 황희창 옮김 / 부키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스포츠 중 가장 복잡한 룰을 갖고 있는 것을 선택하라면 단연 야구이다. 그라운드 안에서 경기에 임하는 선수는 투수를 포함한 수비수 8명과 공격하는 팀이 만루상황이라면 4명 모두 합쳐서 12명이다. 하지만 경기는 그라운드 내에서 벌어지지만 벤치에서의 작전싸움도 그라운드 안의 경기만큼이나 치열하게 전개되는 게 야구다. 그래서 단지 그라운드 내에서 경기만으로 그 팀을 전력과 전략을 속단하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도 이때문인지도 모른다.

 봄과 함께 우리나라의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어 가을축제를 향한 기나긴 장정에 돌입했다. 올시즌 프로야구는 개막과 함께 구름관중들로 구단과 선수등 야구관계자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이유는 3월초부터 20여일간 벌어졌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대회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지난 1회 대회 때 4강이라는 쾌거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는 결승에서 일본에게 져 우승컵은 넘겨줬지만,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높이 평가하는 것은 이번 대표팀 구성을 살펴보면 메이저리그나 일본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 불과 2명밖에 없는 국내리그 선수들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선과 본선과정에서 대표팀 선수들은 연봉차이가 수십 배에 달하는 메이저리그 군단을 거침없는 한 방을 선사했다.

 흔히들 야구를 변화무쌍한 인생에 비견하곤 한다. 그리고, 우리는 야구경기 진행규칙과 전략, 구단운영 등을 통해서 수많은 경영학의 기법과 법칙들이 녹아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마치 경영의 변화적인 발전상과도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거라 생각한다. 특히 1872년부터 시작된 메이저리그 137년을 이어가고 있는 오랜 발전상 속에 경영학의 틀도 함께 녹아 있음을, 야구를 지극히 사랑하는 야구칼럼니스트이면서 공공기관과 대기업 등의 경영일선에서 다양한 경영을 체험한 저자 제프 앵거스의 책 <메이저리그 경영학>을 통해 우리는 야구경기만큼이나 흥미로운 경영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야구 경기의 시작은 타석, 즉 홈에서 시작하여 1루,2루,3루를 거쳐 다시 홈으로 돌아와야 점수를 얻을 수 있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단지 운영기술만으로 인력만으로, 아이디어가 뛰어난 한 사람의 능력만으로는 좋은 결과나 수익을 얻어낼 수 없고, 얻어낼 수 있다하더라도 그것의 지속은 장담할 수 없다. 메이저리그, 일본과 한국리그는 리그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한 팀이 한해 120~160경기 정도씩을 치른다고 한다. 그렇다면 무엇보다 팀 전력의 지속성은 그 팀의 성적을 좌지우지하는 것이다. 국가와 기업의 경영이라는 것도 며칠 잘 운영해서 이익나면 계속하고 이익이 줄면 그만두는 식이 아닌 나름의 창업이념을 바탕으로 이 사회에서 일단 굳건한 지속성을 갖고 운영해 나갈 때 큰 미래를 일궈갈 수 있는 초석이 마련된다. 이러한 지속성의 유지 비결은 다음과 같다. 자전거가 바퀴만으로는 굴러갈 수 없듯이 타석에서의 멋진 타격 후 각 루를 거쳐야 점수를 인정해 주는 것처럼, 제대로 댄 경영을 통한 수익에 도달하기 위해서 운영관리,인력관리,자기관리,마지막으로 변화관리까지 튼튼한 뼈대와 더불어 살을 붙여가는 데 있다. 이 네 가지 관리원칙들을 우리는 <메이저리그 경영학>이라는 그라운드 안에서 한 루씩 베이스를 밟아가듯 익힐 수 있게 된다. 때론 경영 경험에서 야구의 전략을 키워가고, 반대로 야구의 실험적인 전략적 기법을 경영 속에 투영시켜보기도 한다.

 <메이저리그 경영학>이 다른 경영학과 비교할 때 어떠한 큰 수익을 위한 큰 비법을 전수하고 있지는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새롭게 경영을 준비하고 있는 분이나, 그동안 기업을 운영해 오는 과정에서 풀지 못한 기업운영상 여러 가지 딜레마를 경험한 분들에게 나름의 정리하는 시간을 할애해 준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야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더더욱 그 느낌을 크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책속에서 저명한 야구칼럼니스트 레너드 코펫이 어느 감독의 마운드 통찰력에 대한 말속에서 다음과 같은 교훈을 전한다 “모든 결정의 목적은 다음 번 일어날 일의 성공 확률을 최대화하는 것이다.”(p.95) 이 말이 마음속에 깊이 들어오는 이유는 야구도 경영도 잘 되었든,잘못 되었든 과거의 지나친 집착에서 벗어나 새로운 변화에 대한 진취적인 의지를 늘 마음속에 품고 성공의 확률에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어떠한 일이든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스포츠 야구 안에 살아 숨 쉬는 뛰어난 경영의 진수들에 대한 간접경험을 통해 앞으로 야구경기와 정부와 많은 기업들의 돌아가는 모습을 더욱 흥미롭게 지켜보고 나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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