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잉 - Knowing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지난 역사를 거슬러 들여다볼 때면 가끔 시시때때마다 등장하는 인물들에 의해서 역사의 큰 흐름은 어떠한 절대자의 힘에 의해서 좌지우지되거나, 운명적인 일로 받아들여야하는 걸까?하는 나약한 생각을 가질 때가 있다. 분명 나약한 비관적인 생각이다. 역사적인 인물들 또한 이렇게 나약한 비관론에 빠져 있었더라면 역사의 흐름에 큰 줄기로 자라지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생각의 크기를 확장시켜 태양계안의 작은 행성 지구의 운명 역시도 우주의 결정된 흐름속에서 생성되고 언젠가 사라질 운명을 갖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단지 가능성만을 품고 있는 것일까?

영화<노잉>에서는 인류의 종말이 마치 짜여 진 각본대로 진행되고 있다. 그 절대적인 힘은 예측할 뿐이지 막을 길도 없다. 단지 인간보다 훨씬 우등한 행성의 우주인 즉 외계인에 의해서 고맙게도 새로운 지구를 만들어 갈 씨앗만을 남겨두게 된다.

인류의 최후는 그동안 인류의 탐욕이 낳은 파괴적인 본능이 극에 달해서 자연적인 치유가 불가능한 상태로 지구가 내몰려 종말에 이르거나, 마치 하늘에서 메시아의 등장으로 속되게 죄지은 모든 자들을 벌하고, 선한 자들만을 구원한다는 환경적인 문제와 종교적인 철학으로의 예언이었다.

<노잉>에서의 인류종말은 환경파괴 등 내재된 인류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도 아니고 , 종교적인 메시아의 등장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를 더욱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이게 만든다. 그것은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다가오는 종말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에 동감하면서 부터이다.

분명 영화는 인류의 지난 과거의 재앙들의 책임을 인간에 없고 단지 운명일 뿐 이라고 말하는 듯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더욱 역설적인 표현처럼 느꼈다. 왜냐하면 자연이 벌하지 않는다면 인류는 스스로도 자멸할 수 있으며, 종말을 접하는 인류의 모습을 처참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불어 인류라는 공통적인 소명의식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듯도 보였다. 막은 수 없는 예언도 있지만 분명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개선함으로써 벗어날 수 있는 예언적인 재앙도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시시각각 세계적으로 일어나는 수많은 재앙들을 보며 새로운 소명의식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재앙이 의도하지 않은 우연한 결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인류가 자초한 이미 예언된 재앙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침대 밑에 적힌 "Everyone Else"라는 단어를 생각하면 여전히 소름이 돋는다. 영화속에서도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남겨주었듯 여전히 인류의 희망은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노잉>은 인류의 종말을 통해서 현재를 살고 있는 인류의 구성원들에게 날로 쇠약해지는 지구의 모습에 대한 새로운 소명의식을 함께 공감하고 나누는 영화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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