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후의 삶
디팩 초프라 지음, 정경란 옮김 / 행복우물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처럼 전반적인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서민들과 경제적 빈곤층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단연 “세상은 너무나 불공평하다.” 가 아닐까 생각된다. 이러한 불공평한 세상이 자연과 인간을 만든 우주의 진정한 진리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었음이 분명함에도 세상은 그저 불공평하게만 느껴진다. 우주를 관장하는 힘은 인간에게 분명 공평하다. 그것은 인간이면 누구나 태어나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돈이 많아서 보다 풍요로운 의료혜택으로 그 시간을 좀 더 연장할 수 있을 뿐이지, 밤이면 지하철의 차가운 벤치에 몸을 뉘어는 노숙자들과 마찬가지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래서 자신이 이 땅에 태어난 의미와 더불어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궁금증 역시도 똑같이 갖게 된다.

누구나 그런 것처럼 나도 가끔 의기소침한 일을 겪거나,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상념에 빠질 때 죽음에 대한 생각을 갖는다. 죽으면 그저 깊은 잠을 자는 것처럼 그렇게 아무런 생각없이 잠들어버리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죽음과 동시에 영혼은 몸과 분리되어 또 다른 세상으로 가게 되는 것인지, 또 육신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모습을 달리하는데 이러한 변화와는 별개로 영혼엔 나이가 없이 존재하는 것인지 등이 대표적인 궁금증이다.

탄생과 마찬가지로 죽음 역시 여러 번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궁금함보다는 두려움에 가까운 느낌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반감시켜주는 것은 바로 종교이다. 세상에 여러 종교에서 내놓는 죽음에 대한 철학은 모두 조금씩 다르다. 그렇지만, 공통된 생각이 있다면 인간은 결코 죽음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여전히 죽음 이후의 삶에 대해 누구나 속 시원히 이해시켜주는 종교 또한 내 생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러한 종교가 존재했다면 이 작은 지구에 이렇게 수많은 종교가 있을 이유도 없지 않은가!

하버드 의학박사 출신인 저자 디팩 초프라는 <죽음이후의 삶>을 통해서 ‘아르유베다’ 라는 고대 인도의 전통치유과학과 현대의학의 접목으로 개척한 ‘정신-신체의학’ 중 큰 중심이 될 수 있는 죽음에 관련한 우리가 평소 갖고 있는 생각과 들어왔던 종교적인 철학에 대한 정리와 더불어 나름의 해답을 내놓는다.
책을 통해 전하는 죽음이후의 일들에 대한 철학은 한편으로는 종교적인 관점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갖고 있던 자신의 종교적인 관점에서 갖고 있던 죽음에 대한 생각의 허와 실에 대한 설명을 통해 보다 보편적인 생각을 이끌어 간다. 디팩 초프라가 말하는 죽음이후에 대한 철학은 인식에서부터 시작한다. 죽음에 대한 궁금증과 두려움은 현재의 물리적인 세계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않는 이상 풀 수 없으며, 더욱 광대한 우주의 진리에 접근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훗날 자신을 천국 또는 지옥으로 인도할 영혼의 연속성에 대한 이해, 즉 끊임없이 움직이는 행동이기도, 마치 등에 지고 있는 짐처럼 자신을 구속하기도 하는 ‘카르마(Karma)’에 대한 이해를 통한 영적인 성숙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무엇보다 중요하며 주장하는 것은 죽음의 의미를 우주의 영적인 장에서 찾았다는 점이다. 이는 대개 죽음이 신도세계와 연결이라고 말하는 종교와 다르게 느껴졌다.

그 무엇도 정답이 될 수도 오답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찾는 유일한 해답은 또한 영속성이다. 마치 인간의 부족함은 새 생명의 탄생과 죽음을 통해서 끊임없는 순환 가운데 채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죽음이란 단어에 새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위대한 우주의 힘을 빌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죽음은 나에게 여전히 두려움일 때가 많다. 아마도 물질에 대한 집착이 여전히 강한 탓일게다. 하지만 이러한 두려움도 책의 말미에 실린 타고르(Tagore)의 시가 담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삶의 이치를 마음으로 받아들어 자신이 이끄는 의식의 장(場)속에 품고 있다면 사라질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우주의 화려하고 신비한 무도회장에서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태어나 빛을 본 순간,
나는 이 세계의 이방인이 아니었다.
알 수도 없고, 형체도 없고, 말도 없는 그 무언가가
내 어머니의 형상으로 나타났다.

내가 죽으면 알 수 없었던 그 무언가가 다시 나타나겠지.
지금까지 내게 알려졌던 것처럼
그리고 내가 삶을 사랑했듯이
나는 죽음까지도 사랑할 수 있으리라.” (p.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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