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가족이 함께 읽는 중국 역사이야기 1 - 춘추시대
박덕규 지음 / 일송북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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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른 아침이나 일과를 마친 후 나지막하게 흐르는 피아노 선율 속에서 즐기는 명상은 그야말로 몸과 마음을 맑게 정화시켜줄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운도 솟게 한다. 문득 길을 지나다가 귓가에 스친 처음 들은 멜로디를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흥얼거릴 때가 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똑같이 같은 그 멜로디에 친숙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되고, 공감대가 만들어진다. 히트곡의 시작인 셈이다. 요즘은 공격적인 홍보와 마케팅의 힘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시대이긴 하지만, 우리가 소위 말하는 히트곡은 그저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귀와 입을 통해서 만들어진다. 이렇듯 사람들의 귀와 입을 통해 도미노처럼 퍼져 간 히트곡의 멜로디는 신드롬까지 낳으며 오래토록 울려 우리의 감성 깊은 곳에 자리 잡게 된다.

 음악은 리듬(rhythm), 선율(melody), 화성(harmony)이라는 3요소의 결합으로 창조성을 발휘한다. 들었을 때 리듬만 좋은 음악이 있고, 선율이 훌륭한 음악이 있으며, 화성만 완벽게 들리는 음악도 있다. 이렇듯 각 한 요소만 도드라진 음악도 개성이 넘치는 음악으로서의 가치는 있다. 하지만, 3요소의 완벽한 조화로 빗어진 음악은 그저 개성 강한 음악에 보다 깊이 있는 감성을 우리의 가슴속에 전하여 오래토록 기억속에 남게 된다. 

 이제 역사를 이야기 해보자. 우리가 역사를 배울 때나 이해할 때 필요한 중요한 역사의 3요소를 꼽는다면 연대(시간), 인물, 사건이 아닌가 싶다. 이 3요소가 잘 어우러진 역사를 접했을 때 우리는 역사에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역사도 공부를 해나가는 방법에 따라서 연대와 인물과 사건을 따로 떼어내서 구분하고, 어느 한 측면을 중심적으로 이해해 나가기도 한다. 가령 요즘 우리가 TV나 영화 속 사극들은 주로 어떠한 핵심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통해서 시대와 사건까지 이해하고 해석한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연대와 인물, 사건의 3요소가 잘 조화된 역사를 만났을 때 우리는 보다 깊이 사려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의 역사는 이제 중국인들만의 역사가 아닌 동양의 역사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지금은 한족의 뿌리가 그 정통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 수 천년동안 역사 속 중국은 본토의 중심을 둘러 싼 수많은 민족들의 각축장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그 각축장에 용맹스런 우리 선조들의 깃발도 나부꼈을 뿐 만 아니라, 그렇게 우리의 6000년의 역사도 중국의 역사에 늘 맞물려 돌아갔다. 하지만 중국 역사를 통해서 우리의 역사의 전반적인 이해를 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특히 책<중국 역사이야기>을 통해서 만나는 중국의 역사는 또 다른 맥락으로 이해하게 된다.

 <중국 역사이야기> 1편 춘추시대에서는 제나라의 환공으로부터 진문공, 송양공, 진목공, 초장왕에 이르는 ‘다섯 패주’중심의 패권 다툼을 연대기적 에피소드를 통해 전한다. 각 편의 이야기들은 마치 겨울밤 방안에서 할아버지가 손자에게 들려주는 옛이야기의 따스함과 포근함으로 다가온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한다. 이야기속에서 우리는 중요한 국사를 두고 임금과 신하가 때로는 아버지와 자식, 친구 간에 주고 받는 선문답과 만나게 된다. 이 물음과 답을 통해서 전해지는 도의적이며 지혜로운 충언과 충고들은 듣고 있는동안 우리는 그들과의 대화 속에 끼어들 듯 역사의 흐름 속으로 빠져들고 만다. 또 익히 알고 있었지만, 대략적인 느낌의 “순망치한(脣亡齒寒)”, “송양지인(宋襄之仁)”등의 고사성어들에 대한 깊은 유래를 다시금 이야기로 들음으로써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

 제대로 만들어진 한 곡의 음악은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깊은 울림으로 자리잡아 시간이 흘러 다시 들어도 그 때의 감흥을 끊임없이 되살리곤 한다. <중국 역사이야기>를 읽으면서‘늘 어럽게 느꼈던 역사도 이야기를 통해서 이렇듯 히트곡이나 유행가의 가사처럼 쉽고 즐길 수 있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마치 그 시대의 인물들과 사건들이 음악처럼 피아노 건반위에서 손가락의 선율을 타고 가슴속에 깊은 선율로 다가 오듯 말이다. 이렇듯 가슴을 울린 역사는 음악의 깊은 선율로 남아 오래토록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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