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구석 찾아낸 서울의 숨은 역사 이야기 2 - 학의 깃털로 군함을 만들어? - 망원정 맛있는 역사 2
권영택 지음, 김건 그림 / 책먹는아이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개인 블로그 안에 담겨있던 특별한 심경의 글이 떠오른다. 그는 자신의 글에서 1년 전 귀향길에 접한 남대문 화재현장을 보며 마치 자신의 고향집이 불타는 듯 한 심정을 느꼈다고 말한다. 그의 나이는 이제 50대 중반 고등학교의 졸업과 동시 상경하여 서울의 이곳저곳을 전전하다가 자리를 잡고 가정을 일구고 살아가는 평범한 서울 시민이다. 어느덧 서울생활을 30년이 넘어갔다. 그에겐 이제는 태어나 성장한 아련한 추억속의 시골 고향보다는 생활터전을 이룬 서울이 더욱 정겹게도 느껴진다고 한다. 어느덧 나의 서울생활도 3년이 넘었다. 탁한 공기와 복잡한 도심 서울에서는 오늘도 10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꿈틀거리듯 살아가고 있다. 그들 중 절반이상은 앞서 말한 이처럼 서울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며 사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세대가 이어져 그들이 아이들은 이제 서울을 고향으로 태어나 자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고향으로 재탄생하는 서울에는 숨은 역사들이 곳곳에 서려있다. 하지만 늘 무심결에 그냥 흘려버린다. 내가 거주하는 동네의 지명이며, 주변에 남아있는 옛 건물들에는 숨은 역사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에도 모르고 살아간다. 자신이 모르고 살아왔으니 아이들의 물음에도 당연히 할 말은 없다.


 전편에 이어 우리가 만나는 <구석구석 찾아낸 서울의 숨은 역사이야기 2>는 자신이 모르고 살아온 서울의 곳곳에 숨어 있는 역사를 재미있게 자녀들과 즐기듯 배울 수 있는 이야기책이다. 고래가 잡혔다는 양화진, 대원군의 쇄국정책의 흔적 망원정, 우애있는 형제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허준의 마을로 유명한 양천고을, 인조반정으로 서러운 사연을 씻었다는 홍제천, 호랑이가 살았던 100년 전 모악과 무악재, 임진왜란과 임오군란으로 생겨 난 중국 무사 관우의 사당인 동관묘와 북묘, 충신목이 자랐다던 한강 밤섬, 대원군의 통곡이 여전히 들릴 듯한 아소정터, 정월대보름 패싸움으로 비상훈련을 대신 했다던 만리동 고개 등이 이 책을 통해서 알아볼 수 있는 그동안 무심결에 지나보낸 숨은 역사가 서린 곳들이다. 책의 구성은 일반 역사이야기책과 민지라는 소녀와 정호라는 과거에서 온 소년이 서울의 곳곳을 여행하듯 나누는 대화을 통해서 역사적인 사실들을 풀어놓는다. 처음과 중간의 위트가 가미된 만화는 어른들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에게 역사의 흥미를 유발하기에 충분하다. 역사적인 기록들과 생생한 예전과 오늘의 모습이 담겨진 사진자료들 또한 이야기의 이해를 돕는다. 더욱이 ‘알쏭달쏭 역사 확대경’을 통해서는 역사적인 사건을 보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다시금 설명해 주기 때문에 머릿속에 오래 간직할 수 있게 한다.


  

 1편에 이어진 이번 책을 통해서 서울에 얽힌 역사에 한 발자국 다가선 느낌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를 모르고 살아가고 누가 욕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결국 자신의 고향이 어디며, 부모가 누군지도 모른 체 살아가는 것과 같다. 서울의 역사는 이제 1000만인의 고향으로서의 역사이다. 고향도 부모님도 우리가 조금씩 다가가서 알려고 노력하고 관심을 가질 때 의미가 있고,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유대적인 관심이 필요하며 그 흐름을 끊임없이 이어갈 수 생각한다. 이 책을 만난 덕에 이제는 그동안 서울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를 오고가며 무심결에 물음표만 맘속에 그렸던 곳들이 마치 어릴 적 뛰어놀던 고향의 따스함과 조상들이 남긴 수많은 역사의 파편들로 다가올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