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심리상자
스리쿠마 S. 라오 지음, 이은주 옮김 / 명진출판사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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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전히 경기불황은 가실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러한 상황을 직간접적으로 대변하는 신조어들은 또다시 멍든 가슴을 후벼 판다. 20대에 퇴직해서 백수가 된다는 '이퇴백', 그리고 30대 초반에 나간다는 '삼초땡' 그리고 사람의 체온과 같은 36.5세에 퇴직한다는 '체온퇴직', 그리고 40대가 반드시 정년이 될 것이라는 '사필귀정' 과 같은 말들이 그것이다. 신조어로 직감할 수 있는 요즘의 사정은 취업의 나이는 늦어졌는데도 불구하고, 퇴직의 나이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일찌감치 직장을 나와서 자영업을 시작해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다. 오히려 근검생활하며 백수로 지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우울한 경제현실에 자포자기의 넋두리만 늘어놓는 다고 세상이 내 뜻대로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모든 현실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에 따라서 앞으로의 미래는 분명 크게 달라지고 바뀔 수는 있다.

 책<직장인의 심리상자>는 이러한 경기불황 속에서 크던 작던 현재 회사라는 조직에 몸을 담고 답답한 미래의 심리 상자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일하는 직장인들과 앞으로 그 대열에 합류를 준비하는 예비 직장인들의 복잡한 심리 상자에 우주라는 커다란 희망과 행복의 세상을 담아준다. 누구나 갖고 있는, 어떠한 행동과 결과의 원인이 되는 변화무쌍한 심리상자에 ‘우주를 담는다’ 는 것이 왠지 거창하게 보일 수 있다. 저자 스피쿠마S. 라오는 우선 과거의 집착이나 물욕으로 가득 차 복잡해진 자신이 심리상자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실마리를 풀어간다. 그리고 생각과 행동의 좌충우돌을 가져오는 ‘마음속 떠버리’를 ‘마음속 파수꾼’을 이끌어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의 의미를 깨닫게 한다. 그러면 욕망과 이기심으로부터 자유로워져 결국 ‘우주는 자비롭다’ 원리로 심리상자를 채울 수 있게 한다. 이것은 어떠면 마치 종교나 독재정권의 이념의 세뇌처럼도 느껴진다. 그러나, 몸과 마음은 한없이 커다란 짐을 벗어던진 듯 가벼워지며, 비로소 우주와 하나가 됨이 느껴진다.

 책<직장인의 심리상자>는 “창조성과 자기완성” 이라는 컬럼비아 대학의 MBA과정의 강의내용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그래서 활자와 눈을 통해서 내용을 받아들이고 있음에도 마치 강의실에서의 강의처럼 마음의 울림을 다가온다. 강의의 전반적인 내용과 분위기는 MBA과정의 강의인 만큼 보다 사실과 합리주의에 입각한 자기계발이 주가 되겠거니 했는데, 예상과 달리 동양철학강의에서나 느낄 수 있을 법한 끊임없는 삶의 연결고리 속에서 찾아가는 심오한 내면세계의 완성으로 유도한다. 지금도 시시각각 선택의 갈림길들은 다가와 우리 앞에 판단을 기다린다. 그 길 위에서 우리는 그동안 담아 온 심리상자의 색깔에 따른 판단과 행동에 따라 자신의 인생을 끊임없이 자유로운 행복으로도, 끝없는 불행의 늪으로도 이끌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마지막까지 이런 당부를 덧붙인다. “‘나는 심리상자를 사용하고 있으며, 떠버리는 쉴새없이 떠들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으로는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없습니다.”(p.161) 이것은 결국 자신의 심리상자속에 자유로운 우주를 담기 위해서는 이해한 우주의 원리를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서 체험하고, 그 경험치들이 바로 자신의 심리상자에 담겨졌을 때, 앞으로 다가올 선택의 갈림길에서 자유를 만끽하듯 미래를 창조하고 자기를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당연한 이치를 이해하고도 내 몸과 마음을 통해서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실천하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불과해질 뿐이다. 무엇보다 심리상자를 고쳐가든 우주를 담든 모두 자신의 몫이라는 것이다. 나 역시 얼른 나의 심리상자를 열고 그 안에서 판도라의 상자 안에서 꺼내보지 못했던 희망을 찾고 싶다. 그 희망이 나를 자유롭게 이끌며 자비로운 우주와도 연결시켜 줄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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