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계 - 삶의 경계로 삼아야 할 83가지 이야기
자오유얼 지음, 조용숙 옮김 / 달과소 / 2008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도 어머니와의 통화 말미에는 여지없이 “아침 거르지 마라.”, “술 많이 마시지 마라” 등의 마치 일명 “마라시리즈” 를 연발하신다. 이런 마라시리즈를 들을 때마다 속으로 ‘어머니 제가 무슨 어린애도 아니고, 저도 몇 년 있으면 마흔이에요!’ 하면 반문해보지만, 결코 내색하지 않으려 그저 퉁명스럽지 않을 정도로 “네” “네” 로만 대답하며 통화를 마무리 한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어머니의 잔소리에도 나름의 효과는 있다. 오늘 어머니의 걱정스러운 사랑이 담긴 마라시리즈는 적어도 일주일동안 추첨을 기다리는 로또복권처럼 내 마음속의 든든한 아침식사가 되고, 술자리에선 영양가 있는 안주가 되어준다. 

 책<인생사계>의 83편의 마라시리즈 역시 어머니의 세심한 잔소리가 되어 잘하고 있는 것들은 잘하는 대로 한 번 더 되새김하고, 부족한 것들은 심기일전할 수 있는 마음의 다짐을 만들게 한다. <인생사계>에서 필자는 내가 마라시리즈라 명명한 것처럼 83편의 삶의 경계(警戒)로 삼아야 하는 지침들에 모두 ‘~마라’라는 어미의 마무리로 때로는 부모님의 걱정 섞인 잔소리처럼 때로는 직장상사의 가르침으로 때로는 친구의 충고처럼 적어도 경계심을 풀고 자연스럽고 다정하게 받아드릴 수 있게끔 이야기를 하나씩 전한다. 먼저 <인생사계>라는 제목에서 추측하길 ‘생노병사의 맥락으로 인간의 삶을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비유하여 풀이했겠지!’ 했다. 전혀 다른 것은 아니지만 필자가 전하는 사계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봄에는 꿈과 포부와 의지를 키워감에 있어 간과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여름에는 적어도 그 꿈을 이끌어 감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방법 등을 담은 이야기를, 가을에는 직장생활과 결부된 전반적인 사회생활의 처세에 관한 이야기를, 겨울에는 나무가 낙엽 떨구고 눈 내린 가운데에 앙상한 듯 보이지만 꿋꿋이 자신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처럼 내일의 미래에 대한 꿈을 다시금 가꿀 수 있는 지혜에 이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 편 한 편 마음으로 받아들이기 수월하게 각 편에 걸맞은 여러 일화와 더불어 격언들을 담고 있어서 전혀 잔소리가 아닌 어머니의 사랑스러움으로 전해진다.

 우리는 1년 동안 사계를 보내 또 맞이하며 별 변화 없는 듯 살고 있는 것 같아도 숱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서, 그리고 내면의 끊임없는 생각의 연속성속에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만남과 생각의 연속성이 한결같이 사랑을 통한 행복을 지향했으면 하는 바람은 모두가 같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잘 달리는 말도 가끔씩 채찍질을 가해야 하듯,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애정 어린 관심으로 객관적으로 봐주고, 충고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 라면, 그 행복을 향한 삶은 보다 무난히 지속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미 알고 있어 귀에 따갑고 귀찮게 느껴지는 어머니의 잔소리 같은 <인생사계>에 담긴 83가지 마라시리즈는 적어도 자신을 아끼고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법을 알려 준다. 그리고 그 인생에서 마주할 봄, 여름, 가을, 겨울에 해야할 것과 이겨내야 하는 것들을 알려 준다. 그래서일까 오늘 전화기를 통해서 전해오는 어머니의 잔소리에 담긴 마음이 여느 때보다 포근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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