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맨
대니 월러스 지음, 오득주 옮김 / 민음사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하루의 시작과 함께 핸드폰의 문자함과 메일의 스팸메일함과 일반메일함에는 익명의 광고성문자와 메일들은 또다시 삭제한 자리를 채워간다. 게다가 이러한 문자와 메일에 조금의 호의를 보일라치면 그 집요하고도 관심어린 반응은 더욱 증폭되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선택의 기로에 서게 만든다. 하지만 가뜩이나 바쁜 현대인에게 이러한 것들은 이제 또 다른 공해가 되고, 가뜩이나 삭막한 세상을 살면서 더욱 냉소적인 NO!를 연호하게 만든다.

  오래전부터 동고동락하고 있는 친구 녀석은 다른 친구와의 약속과, 집에서 온라인 게임 즐기기를 두고 저울질하며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선뜻 시원한 답변을 던지지 못하는 모습에 나는 ‘오늘도 십중팔구 온라인 게임에 무게를 두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체념해버린다. 이미 그러한 행태는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왔고, 나 외의 다른 친구나 사람들까지도 짐작할만한 수준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이랬던 친구가 요즘은 달라졌다. 시답지 않은 핑계로 일관하던 그였는데, 구차한 핑계가 줄고 언제 만날 수 있지 하며, 오히려 먼저 선수치려는 생각을 내비친다. 그리고, 3개월이 지나고, 친구는 정말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제발 좀 읽으라고 애원했던 책도 솔선수범해 읽기시작하고, 뭔가 맘속에서 큰 깨달음을 발견한 것일까?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죽을 수도 있다던데, 이제는 불안한 마음까지. 친구 녀석은 술자리에서 말한 변화의 원인은 이성 친구를 만들기 위한 자신만의 프로젝트라며 늘어놓았다. 그 프로젝트에는 헬스를 통한 몸 가꾸기도 들어있었다. 그래서 요즘은 주변에 괜찮은 헬스장을 찾아다닌다. 나는 그런 친구의 변화 속에서 YES(예스)의 POWER(힘)를 느낄 수 있었다.

 책<예스맨>의 주인공 대니 역시 마치 대인기피증 환자처럼 친구들과 주변사람들과 보이지 않는 벽을 쌓아가며 살아가다가 우연히 마주친 신사의 한마디에 그동안 가졌던 생각을 송두리째 접고 모든 자신의 반응은 YES(예스)로 통일시킨다. 하지만, 모든 일에 YES로 일관하기란 쉽지 않은 법, 그렇지만 대니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YES수위 규칙의 5단계까지도 서슴지 않고 도전한다. 지나친 YES로 생길 수 있는 일들의 경험을 스스로 체험하고 그때의 느낌들을 일기에 고스란히 담아 새로운 답을 찾아간다. 좌충우돌 연속적 YES로 야기되는 상황에 대처하는 대니의 모습에서 우리는 진정한 긍정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예스맨>은 단지 긍정의 메시지만을 전하는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YES와 긍정의 힘을 통해서 파생적으로 바꿀 수 있는 삶의 모습과 인생의 기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했던 것이다. 책속에서 “너에게 기회가 없을 때란 오직 네가 기회를 잡지 않을 때뿐이다” (p.229) 라며 주인공 대니는 무엇보다 자신의 소극적인 행동으로 그동안 잃어버린 인생의 수많은 기회에 대해서 깨닫고, 기회를 만들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시도를 YES로 삼은 것이다. 로또 복권을 사는 사람들을 환상에 젖어 산다고 욕하는 사람들이 있다. 복권을 사는 게 마치 마약이나 도박중독과 같은 듯 말이다. 하지만 난 다르게 생각하고 싶다. 기회와 가능성은 머릿속에서는 절대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단돈 1000원을 지불하고, 복권을 구입해야 뜻하지 않는 행운의 주인공으로서의 기회와 가능성을 모두 갖게 되는 것이다. 모든 긍정의 효과도 이러한 시도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 아닌가?

 <예스맨>은 많은 실천을 바라지 않는다. 그저 “더 자주 YES라고 말하세요.” 할 뿐이다. 그 YES에는 어떠한 허황된 욕심도 욕망도 담겨 있지 않다. 그저 자신이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윤활유를 자주 칠해주길 유도할 뿐이다.
“당신이 과거에 무엇인가에 YES라고 말할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던 때들을 모두 기록해 보길. 그리고 그 YES가 당신의 삶을 어디로 이끌었을지 생각해 보길” (p.11) 이 주문은 또한 지난 YES부재에 대한 반성과 더불어 새로운 삶을 부활시켜준다. 그럼에 인생을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하게 만들어줄 YES의 마법같은 POWER(힘)로 앞으로 나의 일기 속 인생을 채워가고 싶은 마음으로 마지막 책장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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