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Love & Free 러브 앤 프리 (New York Edition) - 개정판
다카하시 아유무 지음, 양윤옥 옮김 / 에이지21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LOVE & FREE, 사랑과 자유를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아마도 저자는 여행을 통해서 그 해답을 찾았던 것 같다. 저자 다카하시 아유무와 그 아내 사야카는 지루한 일상의 탈출로서의 짧은 여행이 아닌 여행을 마치 자신들의 인생중의 단편으로 삼고 즐겼다. 그렇기에 짧은 여행의 흥분과 기대가 담긴 느낌보다는 마치 생활속에서 얻을 수 있는 자신과 인생에 대한 작은 깨달음에 이르게 했던 것 같다. 이들에게는 촉박한 일정도, 마치 같은 교과서로 똑같은 내용을 공부하는 듯 한 유명관광지의 유람도 아닌 그저 발길 닫는 곳을 유랑하듯 일주일 단위로 새로운 환경과 음식과 문화를 체험하며 그때그때 이전에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느낌들을 서술적이 아닌 고독한 시어로 전하고 있다.
이들은 때로는 낯선 길가에 서서 힘껏 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인생의 스타트라인에서 여전히 온갖 근심걱정으로 머뭇거리는 삶에 대한 스스로의 반성과 더불어 작은 깨달음을 전하기도 하고, 인도의 차마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처참한 광경들을 보면서 애초에 갖고 있었던 보이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전부는 아니라는 편견을 떨쳐내 버리면서 그런 모습 속에 숨겨진 행복의 그림자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히피가 말한 어느 섬의 일생’에서는 도식화된 인간들의 물질문명과 상업성으로 병들어가는 대자연의 순수성에 대한 고발도 담고 있다.
책속의 사진들의 풍경들과 보통사람들과 아이들의 모습은 그저 평범하기만 하다. 물론 이것을 담아낸 디지털 카메라 역시 예술로서 담기 위한 것이 아니고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정도의 광학도로 담아서 그 느낌이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아마도 한 나라에서 수년을 살아보지 않고, 일주일 남짓한 기간을 머물며, 그 나라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서 그 나라와 사람들이 일구어 놓은 문화를 한순간에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저자 역시 그런 점은 이미 간파하고 세계각지의 여행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과 광경들을 통해서 인종간의, 국가간의, 문화간의 다양성이나 독특함 보다는 그저 인간이 갖고 있는 보편적으로 희구하는 것들(사랑과 자유, 행복 등)에 대한 발견에 기울였던 것 같다.
저자는 결혼과 더불어 아내와 커다란 배낭에 의지한 채 호흡하며 세계를 떠돌았다. 이 시간들은 어쩌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대면하게 될 시간보다도 많을지도 모른다. 그 시간들이야말로 서로의 내면에 있는 ‘결코 변하지 않는 부분’을 사랑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이 아닌가 싶다. 그 부분을 사랑스럽게 생각하지 않고 남녀가 하나가 된다는 느낌의 사랑은 그리 오래 지속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인생의 진정한 반려자를 원한다면 서로에 대한 느낌으로서의 판단도 중요하지만, 긴 여행을 통해서 전혀 생각지 못한 상황에 직면해서의 대처하는 상대방의 면면을 보고, 때로는 충고도 하고 받아들이면서 하나 될 수 없는 성숙한 둘을 만들어 봄도 옳은 생각일 것 같다.
아프리카 여행 편에 담겨 있는 시를 담아 봤다.
‘핵심’
많이 먹을 필요가 없어.
한 마리의 생선을 뼈째로 모두 먹어봐.
그러면 참된 ‘맛’을 알게 될 테니.
많이 읽을 필요는 없어. 한 권의 책을
글자가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으라고.
그러면 참된 ‘재미’를 알게 될 테니.
많이 사랑할 필요는 없어.
단 한 사람을 마음껏 실컷 사랑해봐.
그러면 참된 ‘사랑’을 알게 될 테니.
가난한 나라의 넉넉한 사람들이
내게 그렇게 웃음을 건넸다.
제목 그대로 사랑과 자유에 대한 희구의 핵심, 무엇이든 한 가지 대한 참된 의미를 찾겠다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됐다. 우리는 물질만능시대에 편승하여 지나치게 넘치는 삶을 추구하기에 자신이 갖고 있는 많은 행복들을 불행으로 만들어 버릴 때가 많다. 인생도 사랑도 자유도 작은 행복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에서 비롯됨을 또 한 번 <LOVE & FREE>을 통해서 곱씹어 가슴속에 바로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