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심리학 - 마음을 읽어내는 관계의 기술
이철우 지음 / 경향미디어 / 2008년 10월
평점 :
품절



매일 아침 대하는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 어제와 얼마나 달라졌을까...?
어제 늦도록 술을 먹고 자서 눈동자 주위에 실핏줄이 여전히 남아있고, 막판에 허전함을 라면 한 그릇까지 추가해서 달랬다면, 저게 정말 내 얼굴이 맞나 싶을 정도로 후회막급의 심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건 단지 하루 폭식하고 폭음으로 잠시 달라진 모습이다. 폭식, 폭음이 없었던 날에도 우리의 모습은 조금씩 변한다. 사람 몸의 세포는 3년을 주기로 생성과 사멸을 반복한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도 3년 만에 만난 친구는 생물학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전혀 딴 친구를 만나게 되는 셈이다. 어떤 사진작가는 식물과 꽃의 사진을 365일동안 관찰하여 매일매일 미세하게 변화한 모습을 사진기에 담는다고 한다. 하루사이의 미세함까지 찾아보려는 프로정신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나 라는 사람은 지난 세월 수없이 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어떻게 비춰지며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그저 크게 무리없다고 생각만해도 다행스러운데, 혹시 내가 미쳐 생각하지도, 느끼지 못하는 단점이 행동이든 말을 통해서 남들의 뒷담화꺼리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은 아무리 완벽은 추구했다해도 뒤안에 남기 마련이다. 자의든 타의든 수없이 많은 사람들과 거미줄처럼 관계에 관계를 더해가고, 연결되어 한 평생 살아간다. 그래서 대인관계에 대한 나름의 자신감만 갖고 있어도 ‘그래도 한 평생 행복하게 살았구나!’ 하고 편하게 눈을 감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관계의 심리학>은 자신이 주위와 연결되어 있는 관계에 대한 자성과 반성을 통해서 자신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테스트를 통한 자각하고, 내일의 작은 변화를 모색해 봄으로써, 행복한 내일의 태양에 대한 기대를 갖게 한다.
요즘의 심리학 책의 주류는 과학적인 입증을 통해서 가설의 정의화를 설명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관계의 심리학>에서도 Chapter마다 한 개의 테마를 중심으로 대부분 실험을 통해서 일반적인 사람들의 심리를 통계학적으로 전달하며, 보편적인 정보로 독자들이 쉽게 호흡할 수 있도록 이끈다. 더욱이 Chapter끝에서는 간단한 테마에 관련해서 스스로 자신의 심리를 진단해 볼 수 있는 테스트가 마련되어 있어, 자가진단을 통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자신의 심리상태를 점쳐보고, 극복내지는 개선 노력의 실마리를 던져 준다. 테마는 인상, 시선으로부터 시작해서 수용과 가치관까지 심리학의 전반적인 이론보다 우리가 일상중에 접하는 인간관계에 있어 소홀하기 쉽고, 잘하고 있는 것은 잘하고 있는대로, 고쳐나간다면 좀 더 원할한 인간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는 원할한 인간관계를 위한 심리학의 접목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접목들을 읽어 가다 보니 나 역시 내생각과는 달리 모라토리엄형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고, 내가 얼마만큼 자기중심주의가 강한지, 대인지향성은 높은지, 21세기의 페스트라는 우울증에 원인이 되는 고독감의 지수는 어느 정도나 되는지 스스로 결과를 통해서 반문하고 반성하게 된다. 그리고, 책에 담긴 엘리노어 루즈벨트가 전하는 짧은 명언은 자각한 문제점에 대한 극복과 개선에 힘을 실어준다. ‘수용’편에서 엘리노어에 대한 일화에 담긴 얘기가 어쩌면 관계의 심리학을 읽고 나서 마지막으로 우리가 맘속으로 새겨야 할 부분인지도 모른다. 어린 시절의 불행한 경험으로 담고 살았다는 3가지 교훈!

“나는 매력적이지 않다”
“나에 대한 누구의 애정도 지속되지 않는다”
“내가 가장 의지하는 사람들조차도 나를 실망시킬 수 있다”

(p.244)

이 3가지의 교훈은 아마도 책으로 자각한 자신의 잘못된 관계로 몰고 갈 수 있는 성격이며, 심리상태로부터 자치 방치하고 회피하고 싶은 생각들을 날려줄 만한 교훈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자그마한 변화를 추구하고 싶다면 스스로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하기 때문이다. 또, 그것이 진정 지금의 자신을 사랑하고, 앞으로의 자신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보호 할 수도 있게 만드는 것이다.

수년 수십년의 세월의 때라 묻어서 형성된 자신의 관계, 부족함을 자각해도 한순간에 바꾼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부족하고 잘못된 점에 대한 인정을 시작으로, 주위의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전보다 깊이 돌아봄으로서 조금씩 조금씩 바꿔나가야 할 긴 인생의 숙제인 것이다. 앞으로 매일 저녁 일과에서 돌아와 하루를 정리하면서 자신의 맘속에 디지털 카메라도 셀카를 찍어보듯 미세하게 변화한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화상을 연사로 기록해보라. 아마도 1년 후 10년 후, 이전의 디지털 카메라에 셀카속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자신의 얼굴과 마음속에서 사람들의 관계(=人情)를 먹고 자란 행복의 꽃을 찾아볼 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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