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션 - 고단한 삶을 자유롭게 하는
조신영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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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같은 이름을 가진 두 개의 다른 쿠션이 있다. 이 두 개의 쿠션은 나의 몸과 마음의 완충제 역할을 한다. 하나의 쿠션은 책읽기를 취미로 나의 생활에 자리를 굳혀가는 습관에 묻어난 산물이다.
침대에 누워서 책을 읽을 때는 가슴을 받쳐주고, 의자에 앉아서 책을 볼 때도 책상과 내 무릎사이에서 책을 받쳐주고 손목에 푹신함을 주어서 편안한 책읽기에 완충역할을 해주는 쿠션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의 쿠션은 이 책 <쿠션>이다. 책표지에서부터 파스텔 톤의 따뜻함이 묻어나는 일러스트가 읽기전의 마음부터 진정시켜준다. 표지의 책 속 주인공인 한바로의 모습은 책을 읽기전의 느낌과 읽고 나서의 느낌은 전혀 다르게 다가 온다. 짧은 머리와 넥타이는 한껏 바람에 휘날린다. 이것은 아마도 밖으로부터 우리가 늘상 받는 자극들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런 세찬 돌풍과 같은 자극 앞에서 한바로는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가슴속에는 한가로이 떠가는 희망의 조각배를 띄운다. 바로 이것이 쿠션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마음의 완충이다.

소설일까...? 아니면 책표지와는 조금은 다른 심오한 의미를 전하는 자기 계발서일까...? 궁금증에 책을 열었다. 정제된 ‘스토리텔링’ 이다. 아무리 좋은 교훈도 이야기에 달려있지 않으면 금새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스토리텔링’을 통한 글들이 주는 매력은 이야기와 더불어 전하려는 메시지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머릿속에 박혀 잊어버리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이야기가 주는 마법을 갖게 된다.  주인공 한바로를 통해서 그려지는 어찌보면 냉엄하게도 느껴지는 일상생활들, 수많은 사람들과 만남과 일이 가져다주는 삶의 걱정과 고민들은 한편의 드라마처럼 펼쳐져서 오감을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삶의 고락 끝에 희망의 빛처럼 등장한 생면부지의 할아버지가 남기신 유산을 둘러싼 이야기는 스릴러물 이상의 긴장감으로 더욱더 몸과 마음을 졸이게 만든다. 진정 이야기를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의 뚜렷한 각인을 위해서 저자는 책의 중간 중간에 네 번의 지혜를 따로 담아, TV프로그램의 마디마디에 광고로 인한 휴식시간을 주듯 좀 더 차분하게 이야기와 더불어 전달하고 푼 메시지들을 다시금 곱씹어 보게 한다.

<쿠션>을 통해서 우리는 삶의 10%인 객관적인 사실에 더해지는 90%의 자신이 갖는 반응에 대한 선택의 자유를 찾게 되며, 괴롭게 느껴졌던 자신을 향한 자극들과 반응사이에 존재하는 불순물과 같은 상처와 분노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독서와 기도,묵상)에 자연스럽게 다가가게 하며, 좌지우지 통제할 수 없었던 감정에 대해서 독립적인 생각의 선택으로 진정한 자유로운 삶에 대한 용기를 찾을 수 있으며, 끝으로 보이지 않는 가치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책속의 수많은 메시지들과 더불어 가슴 깊이 담고 생각하게 하는 단어가 하나 있었다.
“온유(meekness)”이다.
뜻은 ‘자신보다 훨씬 더 크고 위대한 존재 앞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차분히 내려놓고 잠잠히 그분의 뜻에 따르는 반응을 선택하는 힘’ ‘온유는 결코 약함이 아니며, 진정한 자유는 온유함에서 비롯되는 긍정을 선택하는 반응 능력으로부터 오게 되지’(P.172) 라며 한바로에게 전해지는 할아버지의 메시지는 마음의 쿠션을 통해서 가질 수 있는 내면의 진정한 자유로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한다.
오늘의 평화로움이 내일의 고통으로 어느새 바뀔지 모르는 쉴 새없고 변화무쌍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아마도 이러한 마음의 쿠션만 가슴속에 간직할 수 있다면, 책표지의 한바로의 모습처럼 아무리 휘몰아치는 풍파에서도 품고 있는 마음속 완충지대 안에 한가로이 떠가는 조각배를 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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